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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대통령의 결단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작성자:

오대산

조회: 7398 등록일: 2014-05-19

오늘날 국민들이 정치인에게 탄식하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원칙과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정치인은 툭하면 우리사회의 정의를 팔면서 표를 산다. 그렇지만 그 때 뿐이었다. 정치가 국민을 움직일 수 있으려면 정치인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먼저 받아야 한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으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도덕성을 갖춘 사람들이여야 한다. 정치인이 도덕성 결여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그 결과 정치가 국민을 움질일 수 없다면, 불량정치로 인해 국가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그런 정치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힘없는 정의는 무기력하다”고 했지만 도덕성 없는 정치는 국민위에 군림하는 힘만 있는 권력일 뿐이다.   

우리의 바람대로 정치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이 되려면 정치가 국민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정치인의 자질이다. 정치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현실 정치를 중심으로 접근하느냐, 인간 중심으로 관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위기나 격동기는 최선의 지도자와 최악의 지도자를 동시에 잉태하게 되는데, 지도자의 정치 철학에 따라 국가와 국민의 운명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 정치지도자의 리더십 부재로 인해 안개정국을 조성하기도 하고 불가측의 정치 불안을 증폭시켜 국민을 불안하게 한 경우도 없지 않다. 언급했다시피 정치가 국민을 움질일수 없다면, 정치가 국가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정치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정치 지도자의 정치철학과 그 방향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런데 비정상의 정상화 개혁 방안의 연장선에서 예상보다 강한 개혁안이 나왔다. 요지는 국가안전처를 설립해 국가적인 재난이 발생할 때 컨트롤 타워를 통합해 상황이 발생되면 일사분란하게 대처하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내는 책임행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였다. '해경 해체'라는 결단에서도 국가 안전시스템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결의를 엿볼 수 있다. 어쨌튼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이번 참사를 반면교사해 대한민국 시스템 구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지만 시스템은 하루 아침에 이루워지지 않는다. 반복 훈련으로 인식을 기억시킬 때 가능해진다. 착근되어 있는 기존의 틀을 한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대국민 담화에 따라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 갔다. '혁명보다 더 어려운 것이 개혁이다‘라는 말도 있다. 대통령도 '관피아‘라고 언급했듯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착근된 부정부패의 척결 등 관료조직에 대한 개혁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더 힘든 일이다. 이런 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것이 법적인 명분이다. 특히 국회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가안전처 설립은 국가시스템 개조와 연결되어 있는 중차대한 일이다. 수레가 가지 않을 때 수레를 때려야 옳겠는가? 소를 때려야 옳겠는가? 정부의 조직개편과 예산 문제 뿐만 아니라 세월호와 관련된 법적 절차가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국회의 협조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국회는 대통령의 결단에 적극 협조하고, 관련 법안들이 제출되면 조속히 통과시켜야 마땅하다. 

정치는 결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일찍이 의상대사는 “하나 속에 모든 것이 있고, 그 모든 것 속에 하나가 있다”라고 설파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국민 속에 모든 것이 있고 그 모든 것 속에 국민이 있는 것이다. 국민은 각자 제 모양대로, 제멋대로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인 것이다. 국가재난의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후속조치로 국가안전처 설치 등 일부 정부조직 개혁방안을 내 놓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길이 있는 곳에는 방향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개혁 방안도 실행이 안되면 말짱 도루묵이다. 차제에 정부는 간판만 바꾸기 보다는 전문성 있는 인적시스템화로 비정상의 정상화 취지에 맞게 개편시켜야 한다. 법안을 처리하는 국회도 대통령의 결단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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