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이야 어디 천등산뿐이겠는가? 천산만학(千山萬壑), 천산만홍(千山萬紅)이라 하지않던가. 겹겹이 쌓인 골짜기 마다 단풍으로 붉게 물들지 않은 곳이 없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앞뒤의 산들에 단풍이 곱게 물드는 걸 못 느꼈는데 올 가을은 유독 단풍이 짙다. 생각건대 산골 생활에 제대로 적응이 되가는 모양이다.
단풍 소식이 며칠 늦었다 .월 전 근처수목원에서 정원수를 좀 구입했다. 다행히 그것들이 안착을 하여 가을의 풍미를 맛보게 해준다. 내년 봄에 잘 살아 주어야 할 텐데….
<사진>
겨울난방을위하여건축할때의폐목을보일러실앞공간에쌓아두었다.
이놈은작년에때다가남은것으로창고에쌓여있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가을인가 했는데,,,조석으로 이제 천등산자락이 제법 쌀쌀한 게 겨울의 초입으로 들어가고 있다. 붉은 가을을 만끽하며 산골의 월동준비를 해야지 하면서도 미루어 오다가 지난 달 중순께 중국출장을 가면서, 출장을 다녀와서 진짜 해야지…그런데 중국 현지에서 뉴스를 보니 갑자기 한반도에 반짝 추위가 밀어닥쳤단다. 더구나 그 추위 때 천등산 일대가 전국에서 가장 추운 곳이 되었고 영하2도 였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듣고 제일 염려스러운 것은 바깥에 둔 화분들이다. 제발 무사하기를 기도했지만,,,,
월동준비 불량으로 얼어 죽은 화분을 빼고 그런대로 성한 놈들은 집안으로 모셨다. 어! 맨마지막 사진은 노래방기계가 찍혔네.-.-;;;난 저놈을 가끔 유용하게 쓴다. 마누라도 없고 앞집 이PD부부도 없으면 정말 적막강산이다. 그땐 저 노래방기계가 유일한 벗이 된다. 열 곡이고 스무 곡이고 혼자 소리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다 지겨우면 잔다.
일을 마치고 귀국한 후 불이나케 달려와 보니 역시 염려한대로 열대성 화초분10여 개가 얼어 죽고 말았다. 성질이 나고 뚜껑이 열려 괜히 죄 없는 마누라에게(사실 나까지 중국에 가지 않아도 될 출장이었는데…)분풀이를 하며 죽은 화분대신 꽃을 채우라고 강짜를 부렸지만 엄밀히 따지면 하루하루 미루고 준비 하지 않은 내 탓이 더 크다.
며칠 전 이곳에 내려 온 아내와 면소재지에 있는 중국관으로 청요리(짜장면)를 먹으러 가는데 노인회장님 댁의 무를 뽑는다. 우리를 발견한’최 회장님’께서 무청(시레기)좋아 하면 가져 가랜다. 아! 마누라의 욕심과 억척은…개울건너 이 반장의 화물차를 빌려서 한 차 가득 싣고와서 삶고 데치고 하더니만 아래 채 처마에 거는 것도 모자라 건조실까지 집어 넣는다. 아따! 참말로….겨우내 시래기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
어릴 적 기억으로 월동준비라는 게 추수가 끝나면 머슴들을 시켜 앞 산 잡목의 삭정이나 떨어진 솔잎(이것을 우리 고향에선‘갈비’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게 왜‘갈비’였는지는 모르겠다.)등을 뒷마당에 잔뜩 쌓고 겨우내 먹을 쌀가마를 사랑방에 들여놓고 김장을 담그면 월동준비완료 였던 것 같다. 뭐, 부수적으로 마당의 텃밭에 구덩이를 파고 배추나 무를 묻어 두는 것도 잊지 않은 것 같다. 516이 나던 그해 아버지의 복직으로 다시 서울 땅을 밟았을 때도 월동준비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겨우내 땔 난방의 재료가 삭정이나 솔잎 대신 연탄으로 바뀐 것밖에.
집의 현관이 무척 느른 편이다. 호박도 고구마도 먹다 남은 감자도 심지어 며칠 전 상주 친구로부터 얻어온 쌀도 한 가마(?)겨우살이를 위한 준비가 거의 완벽하다.
살아보겠다고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 그동안 월동준비가 무언지 어떻게 했는지 도통 기억이 없는 걸 보면 아마 그 수많은 겨울을 아내가 홀로 꾸려왔을 것을 생각하면 괜히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이제 이순을 훨씬 넘어 남은여생을 여유롭게 보내겠다며 이곳 천등산으로 내려와 본즉 지난 날 선대 때의 월동준비가 새삼 느껴진다.
뭐니 뭐니 해도 월동준비의 백미는 난방용 화목이다. 작년까지는 통나무를 사다가 직접 자르고 패고 했는데, 참 죄스럽고 외람되지만, 한 해가 다르고 자신이 없어진다. 저렇게 자르고 쌓아 주는데t/160,000이다. 그제10t을 들여 놓았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이제 가을내 키운 배추를 뽑고 때 맞추어 김장만 하면 완벽한 월동준비다.
나름 월동준비를 완벽(?)하게 하고나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그래서 크게 외쳐보고 싶은 게 있다. 이명박이고 이건희고 하다못해 대선 주자 朴,文,安다나와! 나! 당신들 한 개도 안 부러워!!!!
아! 한 가지 잊어먹었다. 요건 월동용(?)고구마 깍두기다. 어느 날TV를 보는데, 사과깍두기도 만들고 뭐 별의 별 깍두기를 다 만들기에 우리도 고구마깍두기를 맹걸어 보았다. 근데 아직 맛은 모르겠다. 우선은 맛을 보니 고구마 맛이다.
BY SS8000 ON 11. 1, 2012 씀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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