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 당번병, 즉 따까리를 했었습니다. 군대 생활이 너무 편했었나 봅니다. 영외 숙소↔ CP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단조로운 군 생활이 지겨울 쯤 6주간의 교육프로그램이 떨어졌습니다. 과감히 지원했습니다. 그 교육은 다름 아닌, 요즘 가끔 북쪽으로 전단 살포 때문에 좌빨들과 충돌을 빚기도 합니다마는 제가 군대 생활할 때는 그것을 다루는 정식부대가 있었습니다. 6주 교육 후 그 부대에 파견 되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늘 긴장되어 있었습니다. 또 작전은 항상 오밤중에 이루어집니다. 여기까지는 어차피 군대 생활이니 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신분이 정식 그 부대원이 아닌 파견된 신분이다 보니 좀 어정쩡했습니다. 제가 속해 있던 팀장(특전사 상사로 월남전에서 미국의 은성무공훈장을 받은...)이 한 마디로 성질이 足같았습니다. 그리 구박을 하더군요.
한 번은 아무리 군대지만 정말 하기 어려운 과제를 제게 넘겼습니다. 저 자신도 모르게 욕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너무 빨리 나와 버렸습니다. 그가 돌아서는 뒤 꼭지에다 했으니 당연히 들을 수밖에. “너 이 새끼! 지금 뭐라고 했어!? C팔?”
대답이고 변명이고 할 뜸도 주지 않고 워커발이며 주먹이며 마구 날아오기 시작했고 아니한 말로 사정없이 얻어맞았습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제가 자랄 때부터 부모님께 하도 많이 맞고 자라서 그런지 그렇게 얻어맞으면서도 아프다는 느낌보다 그동안 그 팀장에게 쌓였던 감정이 녹아내리는 겁니다.(혹자는 저더러 혹시 사디스트가 아닌가? 의심 하겠습니다마는 그건 절대 아니고요....^^*) 물론 그 팀장과는 화해를 했고, 그들과 3개월을 함께하고 본대로 귀대한 경험이 있습니다.
의학용어로 외상 후 격분장애(post-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라는 게 있답니다. 일반적으로 정신적 고통이나 충격 이후에 부당함, 모멸감, 좌절감, 무력감 등이 지속적으로 빈번히 나타나는 부적응 반응의 한 형태로서, 격분 또는 울분 등 인간이 가진 독특한 감정 중 하나이며 즉,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믿음에 근거한 증오와 분노의 감정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장애를 말한답니다.
그런데 이러한 감정상태가 장기간 노출되거나 가슴 속에 화가 과도하게 쌓여 있으면 이것이 잠재되어 있다가 감정을 자극하는 상황이 생기면 화가 폭발하게 되는 현상을 분노라고 한답니다. 분노는 표현하는 방식에 따라 드러내거나, 품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병적으로 분노가 표출될 때 분노조절장애 라고 한답니다. 옛날엔 지나친 분노 억압으로 인한 울화병이 많았지만 이 시대엔 지나친 분노 폭발로 인해 분노조절장애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분노조절장애는 충동적인 분노 폭발 형과 습관적 분노 폭발 형 크게 두 가지 양상을 보입니다. 충동 형 분노조절장애는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어 분노가 폭발하는 것으로 이 사람들을 흔히 다혈질이라고 합니다. 습관적 분노조절장애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분노 표현 자체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학습한 사람들로 목소리 크면 이긴다는 식의 경험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분노 표출 빈도가 커진다는 것이지요.
제가 저 자신을 자가진단 한다면 감정의 기복이 심한 놈입니다. 화가나면 눈에 보이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돌아서서 금방 후회하고... 위의‘분노조절장애’정의에 의하면 누구를 이기겠다는 목소리 큰놈보다는 다혈질인 탓인가 봅니다.
지난 며칠 제 집에서 벌어진 일들 때문에 제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습니다. 활화산만큼의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그 분노를 삭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썰이 “산골일기: 검은머리짐승”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아무리 못났지만(?) 제 육친이고 제 형님이시더군요. 분노의 끝은 없습니다. 그러나 멈추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삭제를 했습니다. 그 끝을 보여 드리지 못하고 벗님 여러분께서 함께 해 주신 충고와 충언 또한 삭제해야 함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사죄의 절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