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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지난 얘기지만, 그날 아내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몹시 화를 내며 식식거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얘기 하는데, 남대문시장에서 2만원이 좀 넘는 쉐타 하나를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어깬지 겨드랑 쪽이 터졌더라는 것이다. 그 다음날 그것을 교환할 심산으로 그 상점에 찾아가 이러이러하니 교환을 좀 해주십사고 정중히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주인은 교환이 안 된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고 입을 비죽거리며....그것으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주인이라는 계집‘집에서 입다가 터진 것을 교환해 달란다.’고 덤터기까지 씌우며. 하도 기가 막혀‘내가 돈2만 몇 천원에 환장한 사람 같이 보느냐?’고 하니까‘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한 술 더 뜨더라는 것이다. ‘그래! 이년아! 시장 모퉁이에서 평생 이런 장사나 해 처먹어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기어 올라왔지만 그 물건을 그 여편네에게 집어 던지고 왔다며 아무 죄 없는 내게 성질(?)을 부리는 것이었다. 아내와 나는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 값을 잘 깎지 않는다. 같은 장사꾼으로서 그들의 애환(?)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점을 악용하는 장사꾼 때문에 다른 많은 장사꾼들이 욕을 먹는 것이다. 이런 게 오히려 장사치들의 역甲질인 것이다.


전부 여섯 마리가 들어 있다. 도합1.2k다. 수분까지 포함한 무게가.... 가격은 6만원 이란다.
비린 해산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정말 좋아하는 해산물이 몇 가지는 된다. 즉 덜 비린 문어, 오징어, 대하, 대게와 랍스타다. 사람은 고급이 아닌데 입은 고급으로 태났는지....설날 며칠 전이다. 몇몇 군데 꼭 인사치레를 해야 할 데가 있어 고심 중인데, 마침 마을 부녀회에 은퇴한 집배원 김씨가‘대게’를 소개하더란다. 이를테면 우체국택배 경험을 살려 잘 아는 상점과 연결 시켜 주겠다는 김씨의 제안에 아내가 전화를 한 것이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라 구두로 결재를 내리며, 아예 하나 둘...셋 넷,,,다섯.. 숫자를 세며 한꺼번에 주문을 하라고 했다. 그러나 아내도 김씨도 권유하기를 일단 한 세트를 먼저 받아보고 그럴 사하면 나머지를 택배하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친절하게도 여러 세트 살 것이니 좋은 걸 보내 달라거나 값도 저렴하게(결재는 후불)해 달라며 전화까지 직접 하더란다. 흐뭇한 마음으로 기다리니 과연 다음다음날 오후 택배가 왔다.

집게 발이 내 엄지 보다 훨씬 작다.

게 맛의 백미인 둘째 셋째 다리가 내 검지 만도 못하다. 참고로 내 손과 손가락은 정말 작은 편이다. 그러나 무엇 보다도 이미 상했다는 사실이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대게라 반갑기도 하고.... 즐겁게 택배 된 상자를 뜯으려고 하는데 별로 향기롭지 못한 악취가 풍긴다. 그러나 게 고유의 냄새려니....그리고 단단히 쌓인 스치로폼 상자의 뚜껑을 열자마자 나는 그만 뒷머리의 뚜껑이 열리면 분노를 하고 만다. 해산물을 보내며 아이스팩 하나 안 집어넣고 보낸 것이다. 설령 넣었어도 발송지와 집하장에서 시간이 지체 됐을 텐데....더구나 대목 때에...결국 악취가 풍기는 것도 당연 했을 것이다. 더 놀란 것은 명색 대게라는 게 꽃게 보다 작은 놈들이다. 집게발은 내 엄지만도 못하고 나머지 발도 검지 굵기만도 못하다. 한마디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품이다. 미리 밝혔지만 나와 아내는 좀처럼 가격을 깎거나 흥정을 하지 않는다. 비싸거나 말거나 먹을 만한 것을 보내주었다면 얼마가 되었던 그냥 참았을 것이다. 택배에 붙어 있는 발송지로 전화를 해서“이거 좀 심한 거 아닙니까? 이거 먹을 수 있는 거예요?”,“다 그렇게 배달됩니다.”,“다 그렇게요? 얼음도 하나 없이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도 다들 그렇게 받아먹어요? 이거 사기 아니예요?”,“우린 시세대로 파는 거지 다른 거 없습니다.”나도 근본이 경상도 놈이지만, 자배기 깨지는 경상도 여편네의 사투리가 영 거시기하다. 결국‘장사 그 따위로 하는 게 아니다’라는 좀 거친 얘기가 오가자‘c팔! 전화 끊어!’라는 호통과 함께 그녀가 먼저 끊는다. 물론 내가 좀 과격한 발언을 했으니 그 쪽도 그 정도의 대응을 했을 것이다.

어디서 봤는데 게의 뚜껑이 13CM 미만이면 어획불가 라는데...겨우 8CM 밖에 안 된다. 침소봉대 하거나 엄살 떠는 게 아니라 시골 논바닥에서 잡혔던 참게 크기밖에 안 했다.
어쨌든 내 입장에는 거친 말이 오갔어도 반 분풀이는 한 셈이라 나머지 물량은 주문 않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냄새나는 대게를 바라보니 다시 화가 치민다. “저거 갔다 버려! 저거 먹었다간 틀림없이 식중독 걸린다.”대게를 처음 주문한 아내에게 성질을 있는 대로 부리자“그나마 다행이지 뭐... 자기 말대로 한꺼번에 다 시켰으면 어쩔 뻔 했을까?”란다. 버리라는 둥 그냥 먹어 보자는 둥 부부싸움으로 비화될 때쯤 전화기가 요란히 방정을 떤다. 대게 장사 여편네다. 전화를 받자마자“그거 소개한 김씨한테 주거레이~! 그라고 야이! C발노마! 주디 고 따우로 놀리지 말거레이~!”딸깍! 뒤통수 해머로 얻어맞은 만큼 충격이 크다. 이미 끊긴 전화기에 대고“뭐시라!? 이 개 가튼 년!”그리고 몇 가지 쌍욕을 더 널어놓으며 전화기를 눌렀으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 뒤 꼭지에는 분노를 못 이겨 김이 마구 피어오른다. 그 광경을 목격한 아내는 전화기를 뺐으면“그만해!”라며 내게 악을 쓴다.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 그깟 대게 몇 마리가지고 죽일 듯 싸운다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덤빈다.

정말 화가나서 관계기관에 고발이라도 하고 싶었다. 조근조근한 아내의 회유로 참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