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 천등산 자락으로 귀촌 할 때는 농사라는 것에 염두를 두지 않았다. 언필칭 현대에는 농사도 과학적으로 짓는 다지만, 그래도 육신이 고단함을 모를 리 없다. 말이 좋아 과학영농이지 그래도 역7뇌3으로 사람의 힘이 7분이고 머리를 쓰는 게 3분일 것이다. 먹고살기 위해 온 몸으로 부딪혀 60여 성상을 살아왔는데 또 다시 머리 보다는 몸을 쓰는 농사를 짓기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고 그러기에는 몸의 균형 잡기에는 너무 나이가 든 탓이기 때문이다.
그저 텃밭이나 가꾸며 약간의 남새 그리고 과일을 수확하는 재미로 남은여생을 꾸려 보겠다는 아주 순수하고 욕심 없는 생각으로 터전을 잡은 지가 햇수로 3년이다. 그런데 의도하고 생각 했던 것과는 달리 방향이 약간은 다른 쪽으로 흐르고 있다. 어쩌면 이러는 게 정답일 수도 있고.
사실 처음부터 땅에 대한 욕심이 과했다. 적당한 크기의 전원주택을 짓고 그기에 알맞은 텃밭만 있으면 될 것을 너무 큰 덩어리를 물어버렸고 그것도 모자라 또 다른 곳을 충동구매(?)해 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감당하지도 못할 땅 삼천 평은 일부는 원주민에게 무상으로 대토를 해 주고 일부는 손을 쓰지 않아 황무지로 방치 하게 된 것이다. 또 그 중 얼마를 나름 텃밭으로 가꾸었는데 이 텃밭마저도 내 힘으로 일군 게 아니고 봄이면 밭을 갈고 거름을 주고 비닐을 씌우고 하는 기초적인(힘이 드는...)작업은 개울 건너 이 반장 형님에게 부탁을 하여 지어 왔던 것이다.
그랬던 영농(?)과정을 올해부터 변화를 주려고 봄이 되면서부터 서둘렀던 것이다. 운동을 해도 그렇고 무엇을 하던 간에 눈치를 보고 웜업을 하는 등의 전초전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귀촌 3년 차에 들어서니 농촌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는 이웃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눈에 들어오고 하는 식의 답이 보인다.
이 썰을 이어나가기 전, 귀촌(농)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 가지 참고(충고)를 드리고 싶다. 귀촌(농)의 성공여부는 3년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 3년을 어떻게 보내고 버티는가에 그 성공여부가 결정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귀촌을 하며(특히 무연고 지방으로의...)너무 서둘거나 너무 소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정착을 못하고 다시 대처로 나가는 것이다.(어디까지나 나의 단견이다.)내 이야기는 이제 귀촌3년차에 접어드니 산골생활에 얼마간 이력이 붙고 요령이 생긴다는 뜻이다.
또 좀 거시기한 얘기지만, 이런 산골에 와서도 손자병법 한 구절 정도는 대입시켜 볼만 한 것이다. 즉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식의 병법 하나는 적용 시킴직 하다는 얘기다. 가령 이웃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또 정착하고자하는 산골의 오랜 관습은 어떤 것인지 등등... 3년 정도... 좀 긴가? 그럼 최소한 2년 정도라도 고개 숙이고 정찰(?)을 하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