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하게 보면‘산골일기’도 아니고‘망중한’도 아니다. 어제 새벽 천등산 자락을 포함한 전국적으로 내리는 빗속을 달려 서울 집에 와서‘쌍둥이’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냈고, 오늘 아침 급한 일로 잠시 중국을 다녀와야 하니 한가한 게 아니다. 즉 이 시각 서울 집에서 자판을 두드리니‘산골일기’가 아니요, 요즘 천등산 자락(전국의 농촌이 다 그러하지만)은 고양이 손도 빌릴 만큼 일손도 모자라고 바쁜 농번기에 접어들었고, 나 역시 이런저런 영농(?)준비와 비닐하우스를 주문해 놓고 갑자기 중국을 다녀와야 하는 만큼 한가한 게 아니니‘망중한’또한 아닌 것이다.
작년 여름 10년 대한 탓에 서울 집 마당의 연산홍과 여러 꽃들이 몽땅 타 죽어 속상해 한 적이 있었다.
그제 밤부터 시작된 봄비가 어제 오후 그쳤으니 봄 농사를 짓는 농사꾼들은 물론이려니와 메마른 대지를 흡족하게 적셨으니 봄의 싱그러움이 가일층 하여 신록이 짙어 질 것이다. 늘 얘기 하는 거지만, 확실히 서울은 천등산자락보다 계절이 한 템포 앞서 가는 게 틀림없다. 천등산자락은 목련과 개나리는 이제야 만개 했는데 서울의 그것들은 낙화는 물론이고 벌써 녹음이 짙은 나무로 변했다.
지난 3월 하순경 연산홍과 몇 그루의 화초를 식목 했더니 이렇게 다시 앞 마당이 화려해 졌다.
뿐만 아니라 천등산자락의 댓돌에 숨어 있는 연산홍이나 여타의 꽃들은 이제야 수줍은 망울을 터트리려 하는데, 작년 가뭄에 관리를 하지 않아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한 서울 집 마당의 연산홍이 빗속에 글자그대로 흐드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내 눈에만 그런지 모르지만, 눈이 부시다. 중국을 다녀오면 아마도 천등산 자락도 이토록 화려해 질 것이다.
그나저나 장관이면 뭘하나 이제 며칠 후면 나의'쌍둥이'들이 멀고 먼 캐나다로 떠나고 이 집은 당분간 텅 빌 것이다. 여름은 다가오고...누가 저 화단과 앞 마당에 물을 주며 꽃을 가꿀 것인지...걱정부터 앞 선다.
'주아'는 뭔가에 한 번 필이 꽂히면 대답도 않는다. 벌써 쿠션을 등에 받치고 이불을 끌어당겨 덮고TV보기를 즐겨한다. '뽀로로'에 빠진'주아' 이 귀여운 것과 당분간 이별이라니.... 봄이 아무리 화려하고 흐드러져도 마음이 즐겁지가 않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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