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 들어앉은 촌부가 삼강오륜(三綱五倫)을..,???하시겠지만, 삼강은 논외로 하고... 오늘의 화제는 오륜 중에도 군신유의(君臣有義)와 부부유별(夫婦有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먼저 군신유의(君臣有義)에 대해 한 자락 고사를 들어야겠다.
한글로만 표기하면 군신유의(君臣有義)와 글자가 비슷한 군신유희(君臣遊戱)라는 말이 있다. 군신유희라는 것은 한마디로 임금과 신하가 상하관계나 체면과 체통을 무시하고 탱자탱자 또는 니나노 부르며 서로 희롱하는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얼핏 민주적이고 도량 넓은듯하지만 군신(君臣)관계가 무너진 상태로 심하면 ‘계급장 떼고 맞장 한번 붙어보자’는 막말이 나오는 단계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군신의 계율을 깨고 수평관계의 한 단면을 향수처럼 그리워하는 최면에 빠져있는 것이다. 각설하고....
춘추시대 때 宋나라에 남궁장만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항우가 역발산의 기개세라면 남궁장만은 원조 역발산기개세하는 장수였다. 송나라 임금인 송민공(宋民公)과 남궁장만(南宮長萬)은 궁궐을 무시로 드나들며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고 어깨동무를 할 정도로 허물이 없는 사이였다. 제나라와 노나라가 전쟁이 났을 때 제나라의 원조 요청으로 송민공은 제일가는 장수인 남국장만을 파병했지만 운수가 사나웠던지 남궁장만은 노나라에 포로가 되고 말았다. 그 후 제나라와 노나라는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남궁장만 역시 자신의 나라인 송나라로 송환이 된 것이다.
남궁장만이 송환 된 다음 송민공은 남궁장만을 놀려대기 시작했다. 말끝마다‘포로 된 자가 부끄럽지도 않느냐?’는 식으로....사실 송민공의 이 놀림은 악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매번 듣는 남궁장만은 부끄럽고 쪽팔리며 몸 둘 바를 몰라 했는데, 송민공은 이런 남궁장만의 모습이 더 재미있었던 것이다. 군(君)이 신(臣)을 가지고 체통도 없이 놀려 먹었으니 군신유의(君臣有義)가 아니라 군신유희(君臣遊戱)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송민공은 박포장기 급에 속할 만치 장기에 일가견이 있었다. 남궁장만 역시 장기라면 누구에게 지지 않을 실력의 소유자였지만 송민공의 그것에는 한 수 아래였다. 두 사람이 하루는 대궐에서 지는 사람이 벌주를 큰 말술로 한잔씩 하는 조건을 달고 장기시합을 벌이기로 했다. 내리 세 판을 송민공이 이겼고 남궁장만은 약속에 따라 벌주를 세말이나 마신 터이다. 이미 취기도 오르고 몸도 가누기 힘들었지만 오기가 발동하여 한판만 더 두자고 송민공에게 졸랐다. 그러자 송민공은‘포로 되었던 자가 감히 또 덤비겠느뇨?’라며 놀려대기 시작한다. 술도 취하고 이성도 잃어버린 남국장만은 일순간 분기탱천하며 수십 근 나가는 장기판을 들어 송민공의 면상을 향해 집어던짐과 동시 송민공의 얼굴에 무쇠 같은 주먹을 두어 차례 날리자 송민공은 허연 뇌수를 쏟아내며 뻗고 말았던 것이다.
위의 고사를 볼라치면 군(君)과 신(臣)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원칙(?)이 지켜져야 할 것이다. 그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종래 군신유의(君臣有義)가 군신유희(君臣遊戱)로 변질되고 저런 극악무도한 참사가 발생하는 것이다.
아내(사실 아내는TV를 즐기지 않는다. 또 우리 부부는 그 많은TV연속극을 하나도 안 본다. 가끔 주말연속극을 보긴 하지만, 그것도 연속해서 보는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줄거리의 연속성이 없다. 그냥 지난 것들을 유추하거나 건성으로 본다.)가 소파에 앉아TV를 본다. 어떤 종편의 프로다. 건강 프로인지? 농촌 프로인지 모르겠다. '이것 좀 보라'는 아내의 권유로 다른 일을 하다말고 아내의 옆 자리에 앉아 함께 시청을 했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97세 되신 분의 일상이다. 얼핏 보기에도 정말 대단하셨다. 허리도 꼿꼿하고 아직도 힘은 장사이시고 무엇보다 정갈하고 활력이 넘치고 건강하셨다.
아무튼 노익장을 과시하는 97세 되신 분의 일상은 그 분의 생활 하나하나가 건강에 관한 바이블 같은 것이었다. 무엇을 잘 드시고 또 장복 하고 어떤 것은 피하고 금기로 여기시고. 아내와 함께 보던 그 장면에서 노익장께서는 마른새우와 멸치를 한 끼니도 빼지 않고 드신다는 것이었다. 그 장면을 보고 나는 TV화면을 바라보며‘해 줘야 먹지!’라며, 정말(하늘에 맹세 한다)농담으로 혼잣말을 했다. 그러자 아내가 발끈하며‘먹어야 해 주지!’라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아내의 억양 속에 화(분노)가 한 덩어리가 아닌 두세 덩어리 내포되어 있음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사실 나는 비린 것을 먹지 않기 때문에‘새우나 멸치’는 그림의 떡이다)그 말 속에는 당신 때문에 나도 못 먹잖아! 하는 가시가 박혀 있음을 직감했다.
솔직히 성질이 발바닥에서부터 스멀거리며 꼭지 쪽으로 기어오름을 느꼈지만 참아야지...(내가 믿음은 없지만‘야고보서 1장12절’쯤에 나오는 ‘참는 자에 복이 있나니...’정도는 안다.)그렇게 허락도 없이 기어오르는 성질머리를 눌러 앉히며 2-3초 아내를 째려주고 내 할 일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지혜롭게 전투를 피해 나갔던 것이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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