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의 고장에도 한 가지 고민은 있다. 그 사이 잘 몰랐는데 여름이 짙어지며 유독 파리가 많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치우고 주위를 깨끗이 해도 도시와 달리 산골의 한계는 있는 법. 도대체 원인이 뭘까? “개 때문일까? 아니야, 개는 서울서도 길렀잖아. 그럼, 음식물 찌꺼기를 밭에 파묻어서...???, 그렇지만 흙으로 잘 덮고, 근처에 가보지만 파리가 이토록 많은 것은 아니잖아!?” 혼자서 문답을 해보지만 그 원이이 불명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앞집‘이 PD'네도, ’이 반장 형‘네도, 저 아래’지씨 형님‘네도 파리가 많기는 마찬가지였다. 하루는 그런 사실을 물어 봤다. “이 동네 웬 파리가 이리도 많으냐?”고...한결같이 계곡 상류에 위치한 ‘우사’ 때문이란다. “우사? 으~음”하며 원인을 알았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다. 처방책이라고는 끈끈이를 처마와 현관 입구 쪽에 마치 성황당에 천 조각 매달듯 주렁주렁 매다는 것과 스프레이를 마구 뿌리는 방법밖엔.
사실 그‘우사’를 없애는 것은 동리 분들의 오랜 숙원이었단다. 청정마을에 그런 ‘우사’가 생긴 동기를 이곳에 다 피력할 수는 없지만, 한 때의 실수(?)로 그런‘혐오시설(?)'이 생긴 후 그냥 떠먹어도 괜찮은 계곡물을 더 이상은 음용할 수 없는 것은 차치 하고라도 오늘날과 같이 벼라 별 해충이 마을을 오염 시킬 줄이야....
나중에 안 일이지만,,,,,물론 ‘우사’의 주인은 원주민이고, 그 원주민은 동네의 실력자(?조폭이나 다름없는...)로 주민의 반대를 짓누르고 그‘우사(젖소)’를 운영할 정도였으니 주민들의 원성과 숙원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다. 그랬든‘우사’가 이런저런 빚에 쪼들리고 갑자기 이사를 간다고 소문이 난 것은 두어 달 전이었다. 사실 그 때까지만 해도 파리가 이토록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었고, 따라서 지금 내가 일을 저질 것이라는 것 또한 상상도 못했던 것인데....
동네 주민 특히 이 반장은 이 일로 우리 집을 꼴방구리 쥐 드나들듯 한다. 한 마디로 이 우사를 나더러 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불가한 일이다. 지금 차지하고 있는 땅도 1500여 평으로 그 쓰임새를 고민 중인데 우사 역시 약 1500평이라니..... 내가 무슨 투기꾼이나 땅 사재기 하는 것도 아니고....얼마간은 상상도 하지 못할 얘기를 이 반장 형과 몇몇 주민들은 내게 충동질을 한다.
주민들의 바람과 목적은 첫째, 이 땅을 살 사람은 오 사장 당신밖에 없고 아울러 또 우사를 경영할 사람이 오기 전에 그곳을 사서 동네를 정화 시키자는 것이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우선 나부터 파리 등쌀 때문에 생활이 곤란할 지경이다. 그래서 얼핏 ‘사 볼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요구하는 가격이 터무니없다. 내 땅 투기꾼은 아니로되 부르는 값은...원래 보따리장사꾼인 나의 생각(?)과는 너무 차이가 난다.
그랬던 가격이 두어 달 지나며 조금씩 시나브로 내려가 대충 적정선으로 맞추어 진 것은 약 보름 전이었다. 그 정도면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사는 것보다는 늘 귀촌을 꿈꾸고 계시는 사돈께 소개를 하면 어떨까? 그 기 까지 생각이 미치고 사돈 내외분을 초청했던 것인데, 그곳을 구경하신 사돈께서는 의외로 시큰둥한 반응이시다.
그러고 까맣게 잊어먹었던 우사의 일을 며칠 전 다시 상기시킨 주인공은 역시‘이 반장 형’이다. 나름의 가격을 제시하며 강매를 하다시피 동네 주민을 위해 꼭 사달라며 거의 애원 조로 조르는 것이었다. 동네 분들의 의향이 그렇다면, 마을을 위해 한 번 나서 보겠다는 의지가 생겼지만 그래도 그 가격은 탐탁치가 않다. 하여 ‘이 반장’을 거간꾼으로 삼아 두어 번의 절충을 거친 끝에 그제 그‘우사’를 사버렸다.

소들은 모두 이사 가고 텅빈 우사. 우사는 송아지와 어미 소를 키우는 3동으로 나뉘었으나 1동은 이런저런 자재용으로 전 주인이 직접 해체 하여 지금은 2동과 30여 평의 무허가 가옥만 남았다.

우사가 폭이 좁은 대신 약 150m 이상 길 게 누워 있다. 맨 아래 쪽으로 무허가 가옥이 보인다.


동네 주민들의 얘기로는 가뭄이 닥쳐도 이곳은 1년 내내 흐른단다. 원내엔 사과 나무가 100여 주있고 기타 유실수가 꽤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우사' 위로는 민가도 그 어떤 시설물도 없는 내 혼자만의 계곡이라는 점이다. 기왕 샀으니 이곳을 어떻게 활용할까? 벌써 고민이 된다. 노후에 소 일거리로...오토캠핑장? 방갈로? 그냥 농사? 목하 고민 중이다.

집과 우사 사이에 큰 자두나무 한 그루가 있다. 어찌나 많이 달렸는지 가지가 찢어질 것 같다. 이 또한 덤이다. 뿐만 아니라 사진엔 없지만 전 주인은 소나무 묘목을 수 백 그루 심어 두었다.
사실 이쯤 하면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는 금액이지만, 어떤 분들은‘그냥 주웠다고...’하실는지 모르겠다. 중요한 뒷 담화가 아직 남아 있다. 어쨌든 이러저러한 사정을 뒤로 하고 계약을 하기위해 전 주인을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확실히 하기 위해 지금 살고 있는 땅을 중계한 부동산을 이용하기로 했다. 전 주인은 수수료를 아끼자고 했지만 수수료는 내가 전담하는 조건으로 시간을 맞추어 부동산으로 모이기로 했다. 모든 서류나 여타의 절차를 확실히 하기 위함이다. 돈 몇 푼 아끼려다 더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으니....뒤에 나오겠지만, 나의 판단은 정확했다. 정말 큰 일을 치를 뻔 했기 때문이다.
전 주인의 첫 대면은 소 장사를 해서 그런지, 아니면 선입견인지...한 마디로 진짜 소도둑놈처럼 험상궂게 생겨먹었다(추측컨데 이러하니 동네 사람들이 꼼짝못하고 놈이 청정지역에다 우사를 운영해도 찍소리 못했을 것 같다). 함께한 이 반장 형에게 처음 보는 내 앞에서‘c팔! 좆팔’을 마구 지껄인다. 속으로‘어라! 이늠 봐라!’하는데...이 반장이 내게 상대(소도둑놈)의 의사를 전달한다. 어처구니 없게도 계약하기 앞서 5백만 원을 더 달란다.
‘500만원이 뉘 집 개 이름이요?’는 내 입에서 나온 소리다. ‘이미 절충한 가격이 있는 것이고 계약을 하러 와서 그런 멍청한 소리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는 게 나의 지론이다. 그러자 이번엔‘오늘 계약이고 뭐고 없이 잔금까지 다 치루어 달라!’라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안 팔겠다는 공갈을 섞어서.
속으로‘이런 c부럴 늠, 호박에 이빨도 안 들어 갈 소리 하고 자빠졌네.’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소도둑 늠이 한참이나 연장인 나를 첫 대면 하는 자리에서(한 동네 살앗지만 일면식 없었음. 그냥 소 키우는 사람이 있나 보다 하는...)‘c팔! 좆팔’을 마구 휘날렸으니 내 기분이 좋을 게 없다. 나도 한 성질 하는 데.....
안 팔겠다는 놈의 협박에 나도 그만 성질이 나고 말았다. 딱 한마디“우리 이번 계약이고 지랄이고 없는 걸로 합시다!!”그리곤 나의 애마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이 때만 하더라도 정말 계약을 하고 싶지 않았다)이 반장이 앞을 가로 막는다. “오 사장! 오 사장까지 아! 또 왜그랴!?”, “형님! 생각해 보우. 일면식도 없는 젊은 사람이 거래를 하기 위해 왔으면 고분고분하게 해야지 생판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육두를 날리는 것도 모자라 돈을 더 달라지를 않나, 뭐 일시불로 하자고...? 땅값 카드로 긁어 줘? 이런 c부럴 무례하기 짝이 없지....악수도 나누고 통성명이나 하고 난 뒤 에라면 또 몰라도,,,안 팔아~!?, 나도 안사!!! 그 딴 소똥 소굴...” 이반장과 놈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는 게 역력했다.


아주 굵은 오디다. 산골이 좋은 것은 이런 자연산의 주전부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는 것이다. 흔해 빠진 나머지 누구도 건드리지 않은 무공해 오디.
성질을 이기지 못해 내 지르는 나의 일갈에 두 사람 뿐 아니라 부동산 중개인까지 멋쩍은 표정을 짓고, 이 반장은 애써 나를 달래며 ‘소도둑 놈’을 향해 사과를 하라며 타 이른다. 사실이 그랬다. 오래 전부터 전원생활을 꿈꾸며 이곳저곳을 섭렵(?)하며 다녔는데 막상 마음에 든 곳을 계약 하려면 갑자기 값을 올려 달라거나 팔지 않겠다는 엉뚱한 소리에 피해(?)를 입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우리 집만 해도 아무도 손을 안 댄 앵두가 지금끝 탐스럽게 매달려 있다. 손자손녀가 내려오면 스스로 따 먹을 수 있을 텐데....
물론 이해가 아니 가는 바는 아니다. 기실 그 우사는 동종업을 하는 사람이 매입을 한다면 여러모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 하지만, 그 우사를 해체하고 이런저런 폐기물을 처리하자면 내 경우는 수 천만 원이 들어야 모양이 나올 것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이 있었기에 썩 내키지 않았지만, 동네 분들의 권고도 있고 계곡 좋아하는 내 습성도 있고 하여 후일이라도 손자손녀들이 그곳에서 망중한을 즐길 것을 상상하고 사 두려 했던 것인데...소도둑놈의 무례함에 성질이 돋았든 것이다. 그 자 역시 동네 분들의 반대로 더 이상은 동종 업을 하는 사람에게 그곳을 양도 할 수 없는 딱한 사정은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안하무인격으로 c팔을 입에 달고 이 중 늙은이에게 기선을 제압하려고???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개수작을 하고 있어....
내가 또 내키지 않았든 사유는 따로 있었다. 우사 1500여 평 중 등기가 된 자신의 소유는 겨우 500여 평밖에 없다는 점이다. 결국 나머지는 시유지나 하천부지를 대부받고 점용하고 있으며 우사를 경영했던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혹 아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나머지는 점용했던 자가 포기를 하면 다시 점용을 원하는 자가 소유주인 시청이나 여타의 지방정부로부터 허가를 득하고 그곳을 점용해야 하는 것이었다.

이런 앵두나무가 10여 그루 있다. 너무 많으니 손을 안 댄다. 동네 사람도... 우리 아이들도....이런 부분은 넘치는 자의 여유 랄까?
그런데 문제는 이 자가 내 앞에서 그토록 서둘고 공갈협박을 한 사연이 나중에 밝혀진 것은....2003년 이후(거의 매년 갱신을 하며 점용료를 납부해야 함에도...)점용료 즉 시청재산의 사용료를 전혀 내지 않은 무단점용을 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제 땅500여평을 제외한 나머지는 내게 넘겨주고 말고 할 자격도 없는 놈이 주인행세를 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뾰록 날 것이 두려워 그런 행패(?)에 가까운 짓을 한 것이었다. 어찌하다 보니 한 젊은(40대 중반)친구를 매도하는 결과가 되었지만, 더 이상의 매도는 그만 해야겠다.(그 일로 시청과 면사무소를 3회 왕복 하며 진이 다 빠진 연후에야 수속을 밟을 수 있었다)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우여곡절 끝에 위의'우사'는 어제부로 완전히 내 수중으로 들어 왔다. 오늘은 농지원부를 신청했고...


어제 아침 사과밭엘 가 보았더니 손을 보지 않아 폐허다. 가지가 찢어질 정도로 사과가 열렸다. 사람을 사서 손을 볼까 고래해 보았으나 과수전문가들의 조언은 금년은 이미 늦었단다. 그런 즉 금년은 그냥 방치해야 겠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친구에게“누가 뭐래도 당신이 그 우사의 실제 주인이고 그곳을 점용하고 있었으니 그것을 인정해 주겠다. 첨부터 자초지종을 얘기 했으면 좋았을 것을 좀은 거칠 게 대하는 태도가 나는 마음에 안 들었다.”며 조근조근 얘기를 해주고 무단점용에 대한 범칙(?점용료5년 치)금과 새로운 점용허가를 내가 직접 다시 했으며 그에 따른 현황측량을 근 백만 원 가까이 들여 신청해 두었고 오는14일 지적공사의 측량이 있을 것이며 본인이 원하는 원만한 금액의 계약금과 중도금(너무 돈이 급하다기에...)을 지불했다. 무엇보다 발길을 돌리며 그 친구의‘어르신 죄송했습니다.’라는 사과의 말에 하루의 피로가 가시는 듯 했다. 속으로‘이런! 개뿔! 어르신(제일 듣기 싫은 소리임)은 무슨...’하며

우사 뒤로 밤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개량종은 아니나 밤이 무척 달단다. 이것을 보시는 회원님들 중 의향이 있으신 분께서는 가을에 밥 줏어러 오시면 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