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곳(조블)의 절친 중 한 분이신‘좋은날’님께서 혼자되신 모양이다. 뭐, 그렇다고 그 분의 안해 되시는 분께서 우째 됐다는 얘기가 아니고, 그 분이 통 크게 열흘 간 안해 되시는 분에게 휴가들 드리고 혼자 지내는 열흘의 애틋한(?)심정을 노래로 시로 글로 표현 하신다.

마누라가 없으면 제일 아쉬운 게 술 안주다. 저녁마다 약으로 마시는 포도주 안주 말이다. 내 경우 안주로 빼 놓지 아는 게 호박씨와 해바라기씨다. 3(호박):2(해바라기) 비율로 볶아 놓으면 위에 부담도 가지 않고 안주로 그만이다. 마누라가 가자마자 볶아 두었다.
언젠가 이런 얘기를 이곳에 올린 적이 있는 것 같다. 어떤 신문의 기사를 보니, 부부가 해로를 하다가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뜨면 남은 할아버지의 평균 수명이 3년 내외라는 통계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정부분 수긍이 간다.

그 다음 자주 활용하는 게 마른 김과 슬라이스 치즈다. 마른 김은 쌀짝 굽는다.(물론 선호도에 따라 날 김도 관계 없다.) 나는 늘 살짝 굽는다.
평생을 할망구가 해 주는 밥상만 받아왔으니, 밥을 할 줄 아나, 빨래를 할 줄 아나(오죽했으면 홀아비3년에 이가 서 말이라고 했을까), 땀이 나도 등목을 할 수 있나, 등이 가려워도 긁을 수가 있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결국 제대로 먹지 못하고 씻지 못하니 수명이 오래 갈 턱이 없다.

그리고 치즈를 김에 그냥 딱지 접듯 접는다. 역시 김이 너무 많다고 생각이들면 앞뒤로 치즈 크기만큼 잘라서 붙이면 된다. 아주 가끔은 오징어를 가운데 함께 접어 치즈삼합을 하는 경우도 있다.(치즈삼합일 경우는 주방용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오려서 먹을 것.)
내 말이....현대에 이르러 혹시라도 마누라 없이 오래 살려면 전기밥솥 이용법, 세탁기 돌리는 법, 최소한 일식삼찬 정도의 반찬 만드는 법에 보너스로 라면 끓이는 방법정도는 익혀 두어야 할 것이다. 북괴의 위협이 있고 나라가 좀 시끄러워 그렇지 세상은 살만 하지 않든가?

내가 또 선호하는 안주거리로는 '미역귀'다. 덕용으로 포장된 것을 사다가 조금씩 먹는다. 미역귀를 먹으면 배변이 잘 되는 것 같다. 또 포만감이 생겨 다른 안주를 별로 안 먹어도 되고...연구된 바는 없지만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분이 계시면 한 번쯤 활용하십사 권하고 싶다.
쌍둥이를 저희 어미아비에게 데려다 주자 당장 그 여파에 내게 닥친다. 쌍둥이들이 다닐 유아원이 오늘부터 신학기가 시작된단다. 그런데 신학기이니만치 열흘 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며 그 기간 동안 학부형과 함께 등원을 한단다. 쌍둥이 어미아비 출근하면....결국 또 할머니가... 그래서 마누라는 서울 집으로 떠났다. 한 열흘 홀아비 신세가 된 것이다.

미역귀를 오래 보관하면 딱딱하고 부서져 먹기가 곤란하다. 바짝 마른 미역귀는 주방의 수도에 3초만 적셔서 물기를 털어내면 1-2분 후에는 먹기 좋게 부드러워 진다. 다만 해조류 고유의 끈적임이 있으니 이 또한 가위로 오리거나 아니면 손으로 뜯어 먹으며 손가락을 쪽쪽 빨거나...아! 위의 사진 중 계란은 찐 계란이다. 찐 계란 하나가 올라오는 날은 난 그것이 곧 저녁이다. 좀 거시기 하면 두 개도 좋고...미역이 간이 들어 소금은 따로 필요 없음.
내가 본시 아들딸 중국에 유학을 시키고 그것들 졸업 때(6년을)까지 숙식을 내가 지켜왔다. 즉 조선족 가정부 아주머니를 몇 사람 들여 봤지만 아무래도 내 입맛(즉 마누라 고유의 손맛인 우리 집만의 맛)이 아니다. 결국 가정부를 포기한 채 마누라 어깨너머로 배운 주방내의 기술을 발휘해 온 터이니 마누라가 없다고 굶어 죽을 이유는 없다.

약(藥) 구매시 한 번에 1상자(6병들이...) 씩 사온다. 1.5L 짜리다. 캘리포니아산으로 마실만 하다. 가격도 저렴하고...
어제는 마누라 떠나기 전 충주의 대형마트에 들려 한동안 먹을거리를 함께 시장을 봤다. 당장 이아침부터 손수 해결을 해야 한다. 그리고 좀 전에 쌀을 씻어 밥통에 안쳐 놓았다. 6시 좀 넘어 취사 스위치만 누르면 된다. 이러니 뭐 애틋한 심정으로 시도 쓰고 노래하고 글을 올리신‘좋은날’님 같지는 않다. 내겐 가끔은 이런 경우가 있어 왔으니.... 이 썰 올리고 ‘좋은날’님 댁에 가봐야겠다. 그분의 안해 되시는 분이 휴가를 끝내셨는지.....

나는 술 안주로 견과류를 많이 먹는 편이다. 혼자 마시는 술상 이정도면...
이래저래 말이 길었지만, 할배들!!!! 내 말이....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그래도 살만한 세상 오래 사시려면....“혹시라도 마누라 없이 오래 살려면 전기밥솥 이용법, 세탁기 돌리는 법, 최소한 일식삼찬 정도의 반찬 만드는 법에 보너스로 라면 끓이는 방법정도는 익혀 두어야 할 것이요.”

그리고 TV 켜 놓고 채널 이리저리 돌리며 약을 먹으면 솔직히 마누라 없어도 불편 할 거 없다. 이제 머잖아 '프로야구'개막이라도 한다면 금상첨화다. 혹자는 그런다'혼자서 무슨 술을 마시냐고...' 이석기 말마따나 그 토끼 뿔같은 소리 하지마라! 혼자 마시면 어떤 놈이랑 시비걸 일도 없고, 양을 조정할 수 있고, 취하면 디비지면 되고,,,,

그래도 외로우면 구석에 처박혀 있는 노래방기기 끌어내어 실토록 고함 질러도 아래위 층에서 시끄럽다고 뛰어 올 사람 없으니 이 어찌 아니 좋은가.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지 않을까?
이게 내가 혼자 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