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보니 어제가 우수(雨水)다. 영동지방 폭설만 아니라면 금년은 맹추위가 있을 것이라는 기상예보와는 달리 예년에 비해 많이 푹했던 것 같다. 같았던 게 아니라 확실히 그랬다. 작년(정확하게는 재작년2012년) 이곳 최저 온도가 영하28도 까지 내려갔었는데 그것도 제천시내의 날씨였으니 천등산 밑인 이곳은 그보다 2-3도 더 낮았을 것이다.


화목15톤을 전기톱, 엔진톱,그라이더톱을 동원하여 자르고, 도끼와 오함마로 뽀개고, 나르고..몸에 어찌 무리가 안 오겠는가? 그래도 운동삼아 한다고 했는데...체력이 작년 같지 않다.
기상청의 으름장에 놀라 월동준비에 만반을 기하느라 화목15톤(원목)을 혼자 자르고 뽀개고 나르고...사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바깥출입을 별로 하지 않는 관계로 뼈마디에 곰이 쓸 지경이지만 그래도 월동준비 하는 것으로 운동을 대체한다고 즐거이 했는데...뭔가 잘못 된 모양이다. 양쪽 팔 알통 쪽과 팔의 관절이 몹시 통증이 온다. 병원을 가 봐야지...해 보지만 며칠 지나면 통증이 약간 숙어드는 것 같아 자꾸 미루게 된다. 속병이 아니고 겉으로 드러나는 통증이라‘내 병(?) 내가 알지..’하며 미루는 건지 미련을 떠는 건지.

영동지방 만큼은 아니지만 이곳도 며칠 전 금년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지만, 날씨가 따뜻한 관계로 지금은 거의 녹았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아내는 올 봄 난방기(화목보일러)를 팰릿보일러로 바꾸잔다. 이게 약 500만원 드는데 30% 자비부담이고 나머지70%는 국비 보조란다. 팰릿 보일러의 장점은 연료인 폐목을 압축해서 마치 캡슐처럼 만든 것이라 가볍고, 깨끗하고, 재가 별로 없고, 한 번에 며칠 분량의 연료를 주입시킬 수 있고, 화력조절이 가능하고...등등. 단 화목보다 화력이 덜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좀 모자라는 화력은 기름보일러가 있으니 아주 추운 날은(사실은 지금도 그렇게 난방을 하고 있다.)그놈을 1시간씩 돌려주는 것으로 지난해의 엄동도 무사히 버텨왔던 것이다. 아무튼 낭군님의 육체적 고통을 익히 아는 마나님의 마음 씀씀이에 고통은 물론 추위마저도 달아난다. 눈물겹도록 고마운 우리 마누라....아무튼 아내의 애틋한 권고대로 올 봄엔 난방기를 바꿀 계획이다.

폭설이 내리거나 말거나 쌍둥이는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누가 그랬지? 자는 아이처럼 귀여운 건 없다고.. 그런데 이것들이 며칠 후면 이곳을 떠난단다. 벌써 한 쪽이 무너지고 아려온다. 저 놈들 없으면 또 무엇으로 허전함을 달래지???
엄한 얘기를 했다. 며칠 전 벗님이신‘좋은날’님 댁에 놀러 갔더니 그곳엔 이미 봄이 온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 올리셨다. 벌써 농기계 소리가 들리신다는...하기 이곳도 얼마 전부터 뻥팔이 아버지 딸딸이 소리가 골짜기를 요란히 울린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울 건너 만식이 형님은 고추모종을 한다고 얘기를 들었고 안골 지씨 형님네는 모종이 벌써 꽤 자랐단다. 아무튼 이런저런 소식들이 봄이 오려는 정황이 아닐까?


한 보름 전 충주에 갔다가 길에서 파는 히야신스와 수선화를 몇 뿌리 사왔다. 요즘 거의 개화를 마쳤는데, 그 향내가 온 집안을 가득 채운다.


화분이 갯수로는 한 70개 가까이 된다. 겨울철 이놈들을 관리하는 게 용이치 않다. 또 한 곳에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고. 하여 2층으로 각 방으로 분산을 시켰다. 이는 겨울철 운동 부족을 메꾸기 위해 일부러 사방으로 흩어 놓았다.2-3일에 물을 주려면 왔다갔다 오르락 내리락 운동량이 꽤 될 것같아...

안방에 있는 이놈들은 쌍둥이 때문에 수난을 당한다. 할아버지가 물주는 모습을 보고 따라한다며 화분 밑의 물받침대를 모조리 쏟아 놓는다. 올 겨울 벌써 여러차례 말썽을 이르켰다. 온 방안을 수영장을 만들고...그럴 때마다"서울 전화 해! 당장 저것들 데려 가라고.."ㅎㅎㅎ.. 그러나 말끔히 치우고 나면 마음이 바뀐다. 하루에도 열두 번...

실내엔 이미 봄이 와 있다.

이 사진은 작년 것이다. 그년 철쭉꽃이 아직 소식이 없기에 비교를 해 보니 흐드러진 이 사진은 작년4월초 였다. 아직 희망은 있다.
덧붙임,
아! 하나 빠트린게 있다. 작년 보다 훨씬 푹했다는 증거는,
작년엔 15톤의 화목이 모자라 3톤을 더 시켰다. 그런데 금년엔 오히려 남아 돌 것 같다.
입이 방정이라고 더 추워 지지만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