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머니 그만 하세요~옷!, 이 반장 형님 뭘 잘못 했습니까? 말이야 바른 말씀 아닙니까? 13-14년이나 됐다는 사람이 마을 사람들과 소통도 않고 낯짝 한번 보이지 않는다면 이즘 같은 겨울철 눈 한 번 안 쓸 거고, 장마철 마을길 보수작업에 한 번도 안 나오고 회비(매년 가구당 5만원씩 주민회비를 낸다. 그것으로 이장님 그리고 마을을 위해 일한 임원들의 수고비 몇 푼을 주는 것이다)한 번 안 냈다면 이 마을에 살 자격이 있는 겁니까?” 나의 항의는 거칠 것 없이 속사포처럼 쏟아 냈다.
오잉!? 아뿔사! 그런데 이PD와이프는 기다렸다는 듯 전선(戰線)을 내게로 바로 옮기며“아이고! 오 사장님 뭐라고 하셨어요? 아이고! 오 사장님은 우리 편인 줄 알았습니다. 오 사장님 다시 봐야 겠어요~옷!”,“아니! 아주머니 니편 내 편이 어딨습니까? 제가 뭐 잘못 한 말 있습니까?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이 반장 형님이 뭘 잘못 했다고 쥐 잡듯 하십니까?”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갑자기 급전직하로 애매해지며 좌정했던 마을의 원로들이 하나둘 일어서며 파토가 나버린 것이다. 모두가 가 버린 뒤에도 이PD와이프는 그 분풀이를 내게 하듯“오 사장님 다시 봐야겠습니다.”를 반복한다.
내가 그날 이PD와이프에게 항의 아닌 항의를 했던 것은....이PD는 근간 들어 술이 취하면 ‘이 반장’을 씹는 버릇이 하나 더 생겼다. 그리고 그 돈6만원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와 아내는 돌아서서“우리가 사람 잘 못 보았다. 그 돈6만원이 뭣이간데...그래도 이 반장 보단 자신들이 나을 텐데...이 반장도 받지 않았다고 저리 펄쩍 뛰는 걸 보면 누군가가 착각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덩치는 남산만 해 가지고 돈6만원에 저리 쪼잔하게 술만 마시면...앞으로 저 사람들과는 거리를 좀 둬야겠다....”등등으로 그들을 성토하던 때였던 것이다.
나는 아내에게 조그만 소반에 술상을 다시 봐오게 했다. 그리고 조용히 이PD와 와이프를 앉히고 조근 조근얘기를 해 나갔다.“너무 흥분 하지 마십시오. 한 마을에 살며 누구 편을 들겠습니까? 그래도 이 반장 보다는 이PD님네가 낫지 않습니까?(차마6만원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못하고...)그리고 저의 생활신조는‘조금 모자란 듯 밑지는 듯 살자!’입니다. 그 신조를 여태 지켜왔다고 자부합니다. 부당할 때 저도 큰소리치며 싸우지만 상대가 약자일 때는 참거나 한 발짝 물러섭니다. 이PD님이나 사모님은 이 반장이나 이 마을 어떤 이 보다 형편이 훨씬 낫지 않습니까?”
몇 잔인가 술잔을 기우린 다음 내 얘기를 듣고 많이 누그러진 상태에서 부부는 돌아갔다. 그들이 진정된 마음으로 돌아가고 난 다음 오히려 내가 화가 났다. 도대체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그렇게 노발대발해가며 잔치분위기를 망친 그들에게 말은 좋게 해서 보냈지만, 가고 난 뒤 내가 울화통이 터졌던 것이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저 친구들과 절대 가깝게 지내지 말자!’는 맹세에 가까운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그 일이 있은 후 약 보름 뒤 이PD의 화물차엔 가구(장롱)가 실려 내려왔고,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도와 줄 사람이 없다. 가구가 실린 이PD의 화물차는 점심 전에 도착하여 하루 종일 저렇게 주인의 손길을 기다렸지만 가구의 중량 때문에 두 부부의 힘(특히 여자 쪽에서...)으로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 그들의 난감함을 나는 하루 종일 거실의 대형 창을 통해 얄밉도록 지켜만 보며 고소해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속으로‘것 봐라! 잘난 척 하지만 세상 혼자 사는 게 아니다.’라며 조소를 보냈던 것이다. 만약 보름 전의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이PD는 가장 먼저 이 반장을 찾아갔을 것이고 그가 이 반장을 찾지 않았더라도 내가 뛰어 나갔을 것이다. 13년(이제는 14년?)차 이주민 이PD는 그렇게 스스로 왕따를 자초하며 무너지고(?)있는 것이다. 더구나 금년2월이면 퇴직을 한 후 아주 이곳으로 옮겨 오겠다는 사람들이...그러나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든 또 화해를 붙여야지....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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