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코요커(아! 지금은 코저지언이신가?), 아무튼‘주은택 형님’의 글을 읽으며 중국 속담을 하나 소개한 것이 있다. 루요즈마리르쥬쩬런신(路遙知馬力日久見人心)이라는,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날(시간)이 오래 되어야 사람의 마음을 볼(알)수 있다. 중국에 진출하고 얼마 되지 않아 현지인 친구(중국인도 영어의‘friend'처럼 나이 차가 많아도 보통‘펑유(朋友)’로 통한다. 몇 차례 얼굴을 익히면 '라오펑유老朋友: old friend'가 된다. 갑자기 엄한 소리를...했다)가 이 말을 가르쳐 주었다. 당연히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고 ‘한 번 써봐라!’했더니‘로요지마력일구견인심(路遙知馬力日久見人心)’이라고 쓰는 것이었다. 가만히 보니 명심보감 교우편에 나오는 얘기다. 사실이 그렇다. 이곳에 정착하려고 시도했던 게 벌써 4년차다. 4년이 되니 이제야 마을 분위기를 조금은 숙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웃들의 개성도 좀 알겠고. 중국 친구가 알려 준대로‘일구견인심(日久見人心)’하는 것이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 본다. 귀농이나 귀촌을 하려는데 농어촌 사람들의 텃세가 두렵다거나 원주민의 등쌀에 포기하고 다시 귀경하거나 도로도시로 나온다는....아니면 아예 시도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좀 심한 얘기지만 첫째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둘째 쓸데없는 자존심이 너무 강하거나, 셋째 인내심이 없거나, 넷째 너무 잘난 채 하거나, 다섯째 원주민을 처음부터‘촌놈’으로 치부하며 깔봤거나 마지막(다른 이유나 원인도 얼마든지 있겠지만...)원래가 농어촌에서 살 수 없는 부류들로 나누고 싶다. 얘긴 즉 귀농이나 귀촌은 재미삼아 시도해 보는 가벼운 행위가 아닌 것이다. 기왕 하기로 했으면 어떤 난관이 봉착해도 끝까지 이겨내야 할 중대한 행위요 결단인 것이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사람들은 손자병법을 싸움에만 적용하는 줄 안다. 생활의 지혜로 활용해도 된다는 사실에 익숙지 않다. 말인즉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를 치고받고 우격다짐에만 필요한 줄 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주4년차에 접어드니 주민들에 대해보고 듣는바가 많아 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부정적 의미가 아닌,,,)요령이 생겨나는 것이다.
요령? 이문열의 중편소설‘새하곡(塞下曲: 이문열의 문단등단 작품으로 알고 있음)’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군다이와요료데쓰(내가 일본글을 모르니 발음대로만 표기한다)”즉 군대는 요령이다. 이문열의 소설이 아니라도 옛날부터 군문에 들기 전, 군대를 다녀왔거나 선임 병들이 후배나 쫄병들에게 금과옥조처럼 들려주는 문구다. 그 요령을 보다 긍정적이 방향으로 해석해 보자는 것이다.
며칠 전‘산골일기: 이웃에 대한 갈등’에서 마을 뒷산의 나무를 남벌하는 J에 대해 얘기 하자 몇몇 분은 조심하라는 조언과 충고를 주신다. 물론 마을주민과의 불협화음을 걱정 하시고 자칫 폐해나 입지 않을까? 하는 고마우신 마음 씀씀이라는 걸 모를 리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J의 행동은 내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도 그랬던 것이지만 4년을 기다린 끝에 그런 얘기를 한 것은 J에 대한 개성파악이 끝났기 때문이다. 이게 곧 인내의 결과고 그 결과에 대한 요령 같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J와 다투거나 싸움을 하자는 게 아니라 공분에 의해 그를 공격(?)해도 이길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엄한 소리를 좀 더 하다가 다음 차례로 넘어가야겠다. 과하지욕(跨下之辱), 초한쟁패에서 항우를 무너트리고 漢나라를 세우게 한 명장 한신이 동네 양아치들의 사타구니 밑을 기어 지나간 것은 무술의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고 시시비비에 걸려들지 않겠다는 인내심의 결과다. 성질 더럽기로 하면 남에게 뒤지지 않는 나지만 상대를 알아야 성질도 부리고 큰 소리를 칠 게 아닌가. 각설하고....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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