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PD의 화물차엔 아직도 가구(장롱)가 그대로 실려 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도와 줄 사람이 없다. 가구가 실린 이PD의 화물차는 점심 전에 도착하여 하루 종일 저렇게 주인의 손길을 기다렸지만 가구의 중량 때문에 두 부부의 힘(특히 여자 쪽에서...)으로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 그들의 난감함을 나는 하루 종일 거실의 대형 창을 통해 얄밉도록 지켜만 보며 고소해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속으로‘것 봐라! 잘난 척 하지만 세상 혼자 사는 게 아니다.’라며 조소를 보냈다.
좀 지난 얘기다. 마을 이장님이 우리 마을을 위해(뭐, 특별하게 혜택을 준 게 아니고, 면단위 산재해 있는 마을들을 자주 방문했던....그렇다고 우리 마을에만 따로 자주 들린 것도 아닌...그래서 기억에 남는..)애 써신 면장님을 모시고 마을회관에서 식사라고 한 끼 했으면.... 하는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듣기 전 내가 면장과 특별한 일면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대화를 나눠 본 적도 없었지만 가끔 마을회관에 들려 면단위의 행정이나 기타 농정에 대한 것들을 주민들과 자주 나누는 모습을 멀리서(회관의)바라보고‘참, 괜찮은 면장이다.’ 책상에 앉아 면서기들만 달달볶는 그런 면장이 아니라 행동하는 면장이라는 것에 나는 후한 점수를 매겼다. 일반 공무원이나 위정자들이 저런 면장님의 반에 반 정도만 되도 나라가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을 텐데...하는 생각도 함께 하며. 그런 면장님이 얼마 뒤 다른 곳으로 전임을 간다는 얘기도 들렸다.
우리 마을 이장님도 이래저래 바쁘긴 마찬가지다. 그가 작년 마을 이장으로 뽑힌 후 마을환경이 확실히 달라졌다. 뭐, 일일이 열거 하기는 그렇고 이장이 열성적이니 면장도 한 번 쯤 더 우리 마을을 찾았을 수도 있다. 아무튼 이장의 흘러가는 얘기들(면장님을 모시고 마을 주민들과 식사를 하는 것이라든가 면장님이 전임을 간다든가 하는...)을 주워듣고 얼핏 생각나는 일이 생겼다.
이곳 천등산 자락에 귀촌 하여 집을 새로 짓고 입주를 했지만 1년이 넘었다. 그래도 이런 산골짜기에 근동에서는 제일 큰(?) 집을 짓고 입주를 했는데 소위 집들이를 여태 하지 않은 것이다. 가끔 어떤 업무(?) 때문에 우리 집을 다녀 간 몇 분을 제외하고 마을 분들의 궁금증이 대단하실 게다. 아마도‘저 자슥이 집을 새로 짓고 인사도 안 하네 아니면 짜다리 얼마나 잘 해 놓고 살기에 건방지게 공개도 안 하나?’뭐 그런 불만들을 좀은 가지고 계실 게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아내와 상의 거친 후 집들이를 하기로 결정을(사실 번잡한 것을 싫어하는 나는 그 전부터 집들이 할 경비로 마을에 기부를 하자는 쪽이었고, 아내는 그래도 그게 아니다. 입주를 했으면 마을 주민들께 보고를 해야 한다는 이론(異論)을 내세웠던 터라 집들이가 그만큼 늦어지기도 했다.)한 후 이장님께‘아~! 아~! 마이크 시험 중입니다. 대월 주민들께 알립니다...,.... 모월모일 어쩌구 저쩌구....다시 한 번 알립니다....’를 부탁하며 기왕 집들이를 하는 것이니 다른 곳으로 전임 간다는 면장님도 모셔다‘수저 한 벌 더 놉시다’라는 제안을 했던 것이고 이장님을 통해 면장님은 기꺼이 나의 누옥을 방문 하겠다는 답을 했다는 것이다.(사실 다른 곳으로 전임을 가지 않았다면 초청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만이 아닌 우리 마을이 괜한 오해를 받기 싫었기 때문이다. 전임을 간다니 부담이 없었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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