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이곳 산골마을의 대동계 즉 마을의 1년을 마감하는 날이다. 축제라고 할 거는 없지만 마을 분들이 모두 모여 지난1년을 결산하고 이장님 1년 수고비와 마을을 위해 애쓴 마을의 임원감투를 쓴 모든 분께 그 수고의 대가를 결산한 다음 반주(飯酒)를 겸한 점심식사도 마치고 노래방 기기를 반주(伴奏)삼아 한 곡조씩 뽑기도 하는 즐거운 잔칫날이다.(참고: 아내는 그날 부녀회장 수고비 50만원을 마을 부녀회에 쾌척을 했다. 짝짝짝...나도 물론 그것과는 달리 마을 대동계에 얼마간 촌지를 전했고...으흠!)
지난 크리스마스 때 잠시 서울 집에서 손녀 넷(왕어니 은비 그리고 친 손녀 예솔)과 즐거운 하루를 보냄.
마을의 회의와 결산이 끝나고 막 점심식사가 차려지려는 가운데 시끄러운 좌중을 뚫고 아내의 목소리가 다급했던 모양이다.“쌍둥이 할아버지~! 쌍둥이 할아버지~!”, 몇 차례인가 나를 불렀지만 군중의 소란 때문에 듣지 못하자 옆의 이 반장 형님이 나를 툭 치며“부녀회장님이 부르셔~!”아내의 손짓에 따라 아내 곁으로 가기 전, 저 멀리에서 본 아내의 표정이 많이 어둡고 걱정스런 표정이다. “왜 그러는데!?”,“지금 수녀님이 전화가 왔는데 주아(동생)가 상태가 안 좋대”,“무슨 소리야 상태라니...? 아침밥 잘 먹고 들어 갈 때도 빠이빠이 인사만 잘했잖아!?”, “그러게...그런데 애가 밥도 안 먹고 자꾸 존다는 거야”즉 유아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그 먹성 좋은 주아가 점심도 먹지 않고 자꾸 졸며 눕는다는 것이었다. 아이쿠! 이게 무슨 날벼락.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점심도 먹지 않고 어딜 가느냐는 이웃 분들의 말씀을 뒤로 하고 급히 회관 앞에 세워둔 아내의 차로 꼬불거리는 산골길을 냅다 달려 유아원에 도착했다.
매일 아침 두 녀석의 가방을 현관 앞에 모셔 둔다. 저렇게 함으로 유아원에 가는 것을 유도 한다.
원장 수녀님이 우릴 맞으며“할아버지 할머니 잠깐만 기다리세요!”라며 열심히 cctv의 모니터에 집중을 하고 있다. 어지럽게 뛰어 노는 아이들의 장면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드디어 한 순간 그 찰나적 순간을 찾아내고 아내와 나를 돌아본다.“죄송해요! 할아버지!”,“무슨 말씀을...?”, “저희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했는데...”, “무슨 말씀인지 통....??” 몇 차례의 간단한 대화가 오간 뒤 상황 설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아침 맘마를 먹이고, 옷을 입히고(이 과정에서 몇 차례의 고함이 터지고...)등원 길에 나선다.
모니터의 화면상으로는 아이들은 지도교사의 선도에 따라 천진난만하게 뛰고 구르고 춤추고 재미나게 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아가 친구들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있었다. 화면상에 나타나지 않지만 머리를 바닥에 부디친 모양이다. 그 후로 아이가 멍청해지며 다음 시간에 이어진 식사도 않고 자꾸 졸린 모양을 보인 것이다. 담당 교사는 처음엔 단순히 그러려니 했는데 주아가 병든 닭처럼 자꾸 까불어지자 원장 수녀님께 보고를 드렸고 수녀님은 모니터를 열심히 복원해 보였던 것이다.
언니 수아는 거의 매일 새벽 4시경 깨어서 내 방으로 온다. 그리고 다시 깊은 잔에 든다. 좀 전에 찍은 따끈따끈한 사진. 밤 새 아내는 서너 차례 깨는 모양이다. 쉬야 했다고 깨고, 두 놈이 낮에 싸운 것 꿈꾸며 소리 지르면 깨고, 이렇게 할아버지 찾는 다고 깨고 다른 다 괜찮은데 숙면을 못 취한다고 걱정이다. 그래선지 얼굴이 많이 상했다.ㅠㅠ...
나와 아내가 도착했을 때의 상황은 이미 모든 게 끝나고 주아는 식사도 마치고 지금 오침 중이라는 것이었다. 다만 너무 놀란 교사와 수녀님이 우리를 불러낸 것이다. 얼핏 오래 전 들어 두었던 뇌진탕에 대한 생각이 나“혹시 먹은 것 토 하지는 않던가요?”그런 적은 없단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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