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써 보는 산골일기다. 본시 이곳 산골짜기로 낙향 할 때는 비록 늙어가는 몸이지만 산천을 벗 삼아 호연지기를 기르고 유유자적 하며 가끔씩 산골일기나 써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옛날과 달리 이런 산골도 조석을 불문하고 나라님 계시는 한양 소식이 촌각으로 전해 오는 터이고, 전해오는 그 소식들을 아주 내 몰라라할 사안들이 아니기에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저런데 민의를 중언부언 보태다 보니 원래 의도 했던바가 잠시 잊혀 졌음이다.
산골일기의 소제(小題)를 굳이 육아일기가 아닌‘견문록’으로 한 것은, 내 비록 가방끈은 짧으나 사람의 도리는 아는 바라, 아이를 기르는 것은 아내가 하는데 마치 내가 하는 것처럼 육아일기라고 한다면 고생하는 아내에게 할 도리도 아닐뿐더러 스스로 그 양심이 심대한 가책을 받을 것이 분명하여 그저 옆에서 지켜보고 들은 것을 기록함이다.
둘째딸 쌍둥이 외손녀가 이곳 산골에 와 있는 것은 아시는 분은 익히 아시고 계시는 터다. 둘째딸 내외가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전의(?)를 다지는데 부모 된 입장에 외면할 수 없어 쌍둥이를 데리고 내려 왔지만, 하루 종일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하나쯤이야 울면 들쳐 없고 달래기도 어르기도 하겠지만, 하나가 울면 다른 하나가 따라서 울고...무엇 보다 두 놈이 그렇게 싸운다. 두 놈 싸우는 걸 말리고 나면 어느새 하루가가는 까마득하고 막연한 날들을 거의 한 달을 보내고 도저히 배겨낼 방법이 없어 면소재지에 있는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아원에 보내려고 생각할 즈음 쩌~거 아랫녘 모처에서 무슨 사제단인지 하는 놈들의 나라님 흔들기 GR염병+발광+용천+부루스+지루박+도돔바+알파.브라보.찰리.탱고+차차차+살사+벨리댄스 등등....아무튼 그 빌어 처먹을 年놈들이 세상에 있는 온갖 깨춤 추는 것을 보고는 그만 이전엔 성스럽기만 하던 성당 쪽으로 고개도 돌리기 싫었던 것이다. 뿐 아니라 유아원의 원장수녀님의 말씨가 그만 쩌~거 분이라 더더욱 쌍둥이를 그 유아원에 보내기가 망설여지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이곳에 쌍둥이 문제를 올려놓고 어찌할 바를 여쭙고 여론을 들어 보려 했던 것을 기억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쌍둥이의 극성(?) 때문에 여론이고 자시고 간에 더 이상은 어찌할 방법이 없어 결국은 사제단의 GR염병+++...이 있었거나 말거나 마음보다는 몸이 자꾸 성당으로 향하는 것을 막을 수 없어 여론조사가 끝나기도 전 쌍둥이 등록을 마친 게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솔직히 살만 하다. 아침 9시 반쯤 데려다 주고 오후 4시 반쯤 집으로 돌아오니 그만해도 살겠다. 아직은 이쪽으로 차량이 배치가 되지 않아 등원을 시키지만 봄이 되면 차량을 배치시키겠다니 또 그만큼 시간을 벌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언니 수아는 금방 적응이 되어 다음날부터 제 발로 저희 방을 찾아가는데 동생 주아는 신발도 벗지 않고‘할머니 안 돼!’를 외치며 필사적으로 저희 할머니 치맛자락을 놓지 않고 거의발악을 한다. 제 할미는 그만 눈물이 핑그르르...‘도로 데려갈까?’란다. ‘이 사람이!? 짜증나게! 아! 애들 안 키워봤어!?’내 면박을 받고야 발길을 돌린다. 그렇게 일주일 가까이 애틋한 석별(?)의정을 나누어야 했던 조손이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맘마 먹고 선생님이랑 친구한테 가야지?’하면 ‘응!’하며 두 말 없이 저희 몸을 맡긴다. 물론 언니 수아는 내가 맡고 동생 주아는 제 할미가 맡아서 귀저기 갈고 옷 입히고... 그래서 요즘은 쌍둥이가 이곳에 내려온 게 정말 기쁘고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는데.... 얼마 전이었다.
덧붙임,
제가 많이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 아내의 반 정도는 애 쓴다는 거
알아 주셔야 합니다. 특히 사돈 내외분께서는....머, 제가 생색 내자는 건 아니고요.-.-;;;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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