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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대한민국시스템 구축의 출발점이 되어야

작성자:

오대산

조회: 8642 등록일: 2014-04-20

흔히 오늘날을 스피드 정보화 시대라고 말한다. 정보화 중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기술의 향상으로 각종 기능이 스피드화 되어 가면서 그것을 '잘 생겼다'고 표현할 정도로 생활에 밀접되어 있다. 그 역할의 중심에 컴퓨터가 있다. 하지만 컴퓨터 혁명에 따른 작용과 반작용도 만만치 않다. 컴퓨터 오작동(誤作動)으로 인한 대란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 의식의 오작동도 마찬가지다. 컴퓨터가 인식오류에 따른 오작동이 문제점이라면, 사회 의식의 오작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의식은 작게는 깨어 있는 자기 인식이며, 크게는 깨어있는 사회 인식이다. 시스템이란 그렇게 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순번대기번호표 시스템 구축으로 과거 수십년간 무질서가 저절로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은 기억의 인식이다. 

기억의 인식, 사실 계속되는 사건들, 타인들의 기억이나 암시, 이해력의 증가, 새로운 환경 등이 우리의 기억을 변화시킨다.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경험이 쌓이면 이 경험이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기억을 재구성하고 이런 재구성이 반복될수록 기억은 점점 사실에서 멀어질 뿐이다. 흔히 학자들이 한국론(韓國論)을 쓸 때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 가운데 하나가 '빨리 끓고 빨리 식는다’는 의식을 지적하곤 한다. 그것을 병이라고 할 수 없지만 한국인의 의식구조에서 부정적인 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 실제로 무슨 대형 사건이 일어나면 문제의 지적은 들끓는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과 결과에 대한 감시는 흐지부지되어 버리고 금방 잊어 버린다. 공직자 특히 정치인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책임을 지지 않거나 순간만 넘기겠다는 인식도 어쩌면 그런 의식이 작동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의식개혁 없이는 선진화는 요원할 뿐이다. 공직자의 양심과 인격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청렴과 솔선수범이라는 교육적 윤리는 도덕적인 양심과 인격이 중심축이다. 물이 흐르면 도랑이 생긴다는 수도거성(水到渠成)의 교훈도 있다. 그들의 신념과 능력과 행동 여하에 따라 생산적 혹은 건설적인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소비적 혹은 파괴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저절로 그렇게 되어가는 것이 시스템이다. 공직자의 복지부동, 정치인의 정의라는 가면 뒤에 숨은 불법, 법률가의 공정 뒤에 숨은 이기심에 찬 불공정도 지도자급의 솔선수범으로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인간 관계가 더욱 복잡하고 미묘한 오늘날, 앞장에 선 지도자급의 솔선수범, 원칙에 우선하는 의식 개조없이는 우리 사회의 개조는 점점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누가 앞장을 서고, 누가 뒷장 서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의 꼴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있다. 

알다시피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일성(一聲)이 '비정상의 정상화'였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은 물론 대북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된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지도자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전략과 목표와 비젼을 세우고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위기상황에서는 자기 도면대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세계가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다. 크기와 성격, 후진성 때문에 덩달아 국민의 의식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위기관리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어떤 위기가 닥쳐와도 국민들이 지도자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으면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방향으로 각을 트는 국민의식 고취를 위한 계몽과 함께 역동성 있는 전체적인 움직임도 절실한 실정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가 그것을 재인식하게 하고 각성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이 트라우마에 빠졌다. 세월호 참사로 창졸지간에 수백명이 꽃다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기가막힐 일은 선장과 일부 승조원들이 학생들이 대부분인 그들을 방기한 채 먼저 탈출했다는 사실이다. 외신들의 ‘세월호 악마'라는 표현처럼 선장은 사람이기를 포기했다. 죄의식의 포기는 문명의 퇴색을 안기 마련이다. 차제에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는 재정비가 시급하다. 뉴턴은 “우주는 혼돈으로부터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다"라고 했다. 시스템도 하루 아침에 이루워 지지 않는다. 반복 훈련으로 인식을 기억시킬 때 가능해진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이번 참사를 반면교사해야 한다. 한 나라의 문화는 하루 아침에 이루워지지 않는다. 착근되어 있는 기존의 틀을 한번에 바꿀 수는 없다 해도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세월호 참사, 대한민국 시스템 구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 : 1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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