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러 통합신당 합류 수순은 모두 끝나게 되지만 감흥도 없고 무미건조하여 한 편의 졸작 드라마를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바둑에서 말하는 물 흐르듯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안철수는 몰랐고, 구 민주당은 꿰맞추기에 급급 우리 정치사상 가장 추악한 야합의 정치덩어리를 만들고 말았으니 암 덩어리로 전이될까 심히 걱정된다. 결국 안철수는 홀로 적진에 투항한 꼴이 됐고 신당 참여에 주도적 역할을 한 윤여준, 김성식, 장하성 등 이른바 쇄신파들은 모두 안철수 곁을 떠나고 말았다.
정치가 원래 비정하다고 하나 정치 초년생 안철수가 그간 행한 행보를 보면 극악무도할 정도로 인간미도 없고 포용력이 없다는 게 철저하게 해부된 셈이다. 안철수 멘토들이 몇 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떠났다는 것은 정치역량의 부재도 있겠지만 그의 심성과 인간미가 돼 먹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제 안철수 곁은 지키는 장수들은 김효석을 비롯한 구 민주계 인사들만 남게 되어 끼리끼리 모였다는 평을 피할 수 없게 됐고 결국 민주당의 하부 조직으로 전락한 것으로 보여 안철수를 지지했던 국민들이 이제 그를 떠날 일만 남은 것이다.
정무감각이 뛰어난 윤여준, 김성식 등이 안철수 곁은 뛰쳐나온 데는 앞서 언급한대로 안철수의 정치역량 부족과 측근을 아우르지 못하는 독재근성에 엄청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깜도 안되는 게 독불장군처럼 행세할 때 이 자의 그릇을 깨닫고 아하~! 안철수에 속았다는 때늦은 후회를 했을 것이나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것이다. 문제는 안철수 멘토들이 등을 돌려 나타나는 현상은 지지자들의 이반현상이며 안(安) 지지자들도 도미노처럼 마구 무너진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그게 최근 안철수 지지율이 급락하는 데서 잘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안철수 신당 프레임을 구축하는 데 일등공신인 윤여준은 착잡한 마음으로 떠나면서 이제 자기의 할 일은 없으니 떠난다고 했다. 자신이 배신 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안철수로부터 배신당했다는 뉘앙스가 물씬 풍기는 대목이다. 왜, 하나같이 안철수 멘토들은 끈질 길게 붙어있지 못하고 그의 곁은 떠날까? 한 마디로 큰 인물 감이 아니라는데 방정을 찍고 하루속히 떠나는 게 그나마 자신들의 이미지 실추에 상처를 덜 받을 것으로 봤기 때문일 것이다. 속으로 깡통을 수없이 부르짖으면 국민들은 더 이상 속으면 안 됩니다. 라고 말이다.
불과 몇 개월 전 까지만 해도 백년 정당을 만드는 투사들로 뭉쳤다고 기고만장했으나 두목이 배신 때리고 튈 줄을 누가 알았겠나. 특히 안철수 곁을 정신적 지주로 지켜온 장하성 정책네트워크 소장도 떠난다고 한다. 장하성 교수는 안(安) 이 정치입문 할 때 천군만마의 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며 사회적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인물 아닌가. 그도 안철수의 새정치 때문에 정치권에 몸을 던졌는데 안철수가 저렇게 타락하여 구태 본산 민주당으로 투항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괴로웠을까.
적어도 안철수 곁을 떠나는 인사들은 그의 새정치를 구현시키고자 어려운 선택을 하여 안철수 캠프에 뛰어들었다가 날 벼락 맞은 셈이다. 그런 충신들을 패대기치고 입신영달을 위해 민주당에 기생한 안철수에게 심한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이제 국민들도 더 이상 안철수에의 새정치를 떠 올려서는 안 된다. 가장 추악한 정치 미물(微物)로 치부하여 다시는 이 땅에 안철수와 같은 유사한 정치 장돌뱅이들이 헤집고 나타나게 해서 안 될 것이다. 안철수의 충신들이 떠나는 작금의 정치형태를 보고 형언할 수 없는 무엇이 부글부글 끓는 것도 그런 이유다.
돌이켜 보면, 안철수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지껄인 일연의 거짓 쇼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군 입대 시절을 미화시켜 젊은이들의 마음을 뒤 흔든 것을 비롯하여 룸살롱 궤변, 주식기부의 허구, 재벌 기업에 깊숙이 관여하고서도 범법행위를 저지른 재벌을 반쯤 죽여 놓아야 된다는 등, 지금의 안철수를 보고 있자면 그 패턴대로 움직이는 거 같아 피는 목 속이는 구나, 라고 되 뇔 수밖에 없다.
내일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의 식구가 되어 헤집고 다닐 안철수를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볼까? 소중한 자산이었던 충신 측근들을 모두 쫒아버리고 구 민주당의 으스스한 저승사자들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버틸 것인지 솔직히 그 쪽에 관심이 더 간다. 이미 안철수에게 새정치란 구호는 걸레가 된지 오래기 때문이다.‘두고 보자! 얼마나 잘 되나..’라고 질타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진동을 한다. 그래..얼마나 잘 되나 두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