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등산을 위해 구기동방향 관리소를 지나 10여 분 오르면 승가사 방향과 대남문 방향의 삼거리이정표가 나온다. 대남문을 접고 승가사 쪽으로 길을 잡으면 승가사 입구가 다다르기 전까지 중간 중간 세 군데의 돌무더기가 있다.(일부 등산객이 다시 만들고 있는 작은 것들은 제외한...웬만큼 쌓이면 승가사 비구니들이 그러는지 아니면 기독교 광신도들이 그러는지 자꾸 허문다.)
나는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쪽 방향으로 등산을 하다가 그 세 군데의 돌무더기를 만나면 발길을 멈추고 돌을 하나 바친 뒤 경건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집안의 안녕과 어떨 땐 통 크게 나라의 안녕까지 빌기도 한다. 그렇다고 뭐, 내가 빈다고 하여 이루어지거나 호전(?)된 것 같지는 않지만 그곳을 그냥 스치고 지나면, 이루어지지 않거나 호전 되지 않는 것 보다 더 큰 재앙(?)이 닥칠 것 같은 기분이 들기에 꼭 그런 절차와 예를 다하는 것이다.
어디 북한산 등산길에만 그런 것이 있겠는가? 지금이야 산골마을까지 도시화 되어 그런 돌무지를 보기가 어렵지만, 지난날엔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그런 식의 돌무더기가 있거나 아니면 커다란 장승 하다못해 아름드리 동구나무에 금줄을 치고 이런저런 염원과 소원을 빌며 기도하던 곳이 있었다. 이름 하여 ‘서낭당’이라고 하는 것이다. 원래 마을의 모든 길흉사를 주관하는 서낭신을 모신 곳을 성황당(城隍堂)이라고 하지만 토속 신 서낭을 모신 뜻에서 서낭당으로 불리어지는 것이다.
서낭신은 포교나 전도를 하러 다니지 않는다. 그래서 서낭신에게는 급료를 줘가며 고용한 포교사나 전도사도 없다. 적당한 장소에 돌 하나 던져 놓거나 적당한 크기의 나무에 소위 금줄 하나 쳐 놓고, 마치 수캐가 전봇대에 오줌을 갈기고 영역표시 하듯 영역만 표시해 두면 마음이 허한 인간들이 스스로 옷깃을 여미고 대갈빡 숙여가며 기어드는 것이다.
참, 안철수가 대단한 자는 대단한 자인가 보다. 도대체 저자가 어떤 마(매)력이 있기에 저는 가만히 있는데 그자에게 대갈빡 숙이는 인간들이 수두룩한 모양이다. 이미 정가에는“안철수에게 충성 맹세한 민주당 의원 여럿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단다. 충성은 무엇인가? 왠지 대갈빡을 숙이거나 무릎을 꺾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던가. 이런 게 바로 서낭효과다. 서낭신은 제 돈 뿌려가며 포교나 전도를 하지 않아도 마음 허한 인간들이 알아서 대갈빡 숙이게 한다.
안철수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대갈빡 숙인 의원 나으리들의 명단 따윈 알 필요 없다. 저 정도면 그쪽 당 모두가 대갈빡 숙일 날이 올 텐데. 하긴 호랑이 굴에 들어온 안철수에게 수장인 김한길의 대갈빡이 아래로 꺾였는데 그 밑의 졸개의원 따위야 일러 무삼하겠는가?
오늘인가 내일인가? 안철수와 김한길이 야합하는 당명을 정하는 날이라 한다. 뭐 상금에 눈이 어두워 많은 이들이 응모했겠지만, 나는 공짜로 그 자들에게 당명을 하나 지어주고 싶다.
안철수가 가만히 있어도 성황리에 의원 나부랭이나 인간들이 모여들었고, 이른바 야합해서 새로 만들었으니 곧 신당이다. 성황당=신당=서낭신(안철수)을 모신 신당, 고로 신당이름을 ‘서낭당’으로 하면 크게 길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