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이나 비빔밥, 불고기와 갈비탕, 삼겹살과 상추쌈, 감자탕과 돼지국밥 등 한식이 한류 열풍을 타고 전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일부 국가에서는 유행이다. 유튜브에는 돼지 국밥을 먹는 벽안의 외국인이 원더풀을 외치며 국밥을 퍼먹는 영상이 흔하며, 상추쌈에 삼겹살을 싸서 소주 한잔 들이키는 먹방도 넘쳐난다.
그리고 한식이 건강식으로 알져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식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국물 위주의 식단으로 인해 소금 섭취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라면 한봉만 먹어도 WHO에서 권장하는 나트륨 섭취량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나트륨 범벅인 감칠맛 나는 소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식은 성인병을 유발하는 음식으로 불명예가 안길 수도 있으며 현재 조리되는 한식의 나트륨 양은 그러한 불명예를 가지기에 충분하다. 세끼 중 순대국 한그릇만 먹어도 하루 나트륨 섭취량의 1.5배 또는 2배에 이르기 때문에 이문제를 해결하지 않는한 한식의 세계화는 갈길이 멀어 보이는 치명적 약점이다.
하지만 재료의 고유의 맛을 살리기 보다는 양념과 소금으로 맛을 내는 한식의 특성상 소금이 빠지면 맛을 잃어 버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칼국수 매니아인 나는 지난 수십년간 다데기와 절인 지고추 다진 것을 왕창 넣어서 먹어왔다. 그 덕분에 상상을 초월하는 고혈압에 걸리고 말았다. 칼국수에 다데기와 지고추를 넣지 않으면 무슨 맛으로 먹는지 이해를 못했던 나이다. 확실히 밀가루로 만든 칼국수에 나트륨이 주는 자극적이고 감칠 맛은 충분히 중독에 빠지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세계에서 서너번째로 손꼽히는 장수국인 우리나라는 속을 들여다 보면 단단히 골병이 들은 허울뿐인 장수국이다. 병원이나 약물에 의존하지 않는 건강수명(Healthy Life Expectancy)은 선진국 중 최하위이고 경제사정이 좋지 못한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즉, 오래는 살지만 병원에 누워 있거나 또는 약물에 의존하는 투병생활을 10년 정도 하다 사망에 이른다는 것이다. 기대수명이 85세에 이르고 있지만 72~3세부터 병원 신세를 지며 연명 치료 등을 받다 죽는 기간이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2~3년 정도 병원신세를 지다 사망하는 일본이나 유럽 선진국에 비하여 4배에서 5배에 이른다. 그로인한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그 원인은 국물 위주의 과도한 나트륨 섭취로 인해 고혈압, 심혈관질환, 당뇨 등 만성적인 성인병에 취약하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따라서 늙어 벼름빡에 똥칠하다 죽지 않으려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이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하지만 나트륨에 중독된 입맛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라서 당장의 해결책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소금을 많이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소금요법까지 춤을 추는 동의보감식 미신이 횡행하고 있는 문제는 사태의 심각성을 부추키고 있다. 한무당들이 나와 죽염이 어쩌고, 천일염이 어쩌고 푸닥거리를 해대는 통에 골치는 더욱 아파지고 있다.
인류가 지금처럼 풍족하게 소금을 먹고 있는 것은 불과 15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이전에 비해 2 배에서 3배를 먹고 있다. 과거 소금 생산이 부족하여 소금은 금덩어리만큼 귀한 존재였다. 소금을 구매할 수 있는 수당(salarium)을 급료로 지급하던 로마에서 로마 병사의 월급(salary)의 뜻이 소금(sal)에서 유래 되었다. 짱깨에서는 한나라에서 청나라까지 약 2000년간 국가 재정의 1/3을 소금 독점 판매로 충당하여 왔으며 “소금을 장악한 자가 중국을 지배했다”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 중에 바다의 통행권인 해로첩 발행과 소금을 전매함으로서 군비를 충당하며 군선을 건조하고 군량을 조달하여 왜적 10만명을 바다에 수장 시켰다.
그 귀한 소금이 산업혁명으로 생산 방식을 바뀌며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늘려 놓았다. 지하 소금층에 물을 주입하여 염수를 뽑아 올리고 이를 산업용 보일러로 대규모 증발시켜 소금의 대량생산의 길을 열면서 미국, 독일, 영국 등에서 19세기 소금 생산 원가를 1/30로 떨어뜨렸다.
조선시대 바닷물을 퍼다 가마솥에 넣어 나무를 때서 증발시켜 소금을 생산해왔다. 95%가 이방식으로 생산하여 왔으며 이것이 자염(煮鹽)이다. 하지만 생산성이 낮고 나무를 때서 증발시키는 비효율성으로 인해 소금은 너무나 귀한 존재였다.
그러던 것이 일제시대 일본으로부터 서해안에 본격적인 천일염 염전 시스템을 구축하며 소금 생산량이 폭발했다. 일본에 의해 바닷물을 끌어 들이는 수차나 양수 기술이 도입되고 증발지 → 농도지 → 결정지로 이어지는 다단 증발 시스템이 구축되며 소금 생산량은 10배 이상 증가하며 소금이 넘쳐나게 되었다. 즉 일본에 의해 염전은 공장화가 되며 소금생산이 산업화가 되었다. 저짝 동네의 신안 무안, 영광 일대의 염전기반이 모두 일제시대 일본에 의해 구축 된 것이다. 염전노예가 기승을 부린 신안군은 지금도 세계 최대 염전지대이다.
조선시대 소금은 3그램 미만을 섭취한 것으로 추정되고 이중 나트륨 함량은 40% 정도라서 조선시대 나트륨은 1000mg 내외를 섭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금은 성인 남자의 경우 조선시대 섭취량의 3~4배를 훌쩍 넘기는 3,696 mg을 먹고 있다.
WHO에서 권고하는 나트륨 섭취량인 2000mg을 1.8배이상 초과하고 있어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당뇨병의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고혈압 유병율, 뇌졸증, 만성 신장질환, 당뇨병 등은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특히 당뇨병은 2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 아니면 당뇨병 전단계에 속하고 있다. 30대 이상의 성인 고혈압도 40%에 이르고 있어 망국병이 되고 있다.
그 원인이 나트륨에 절여지는 한식이 주된 원인이다. 건강식으로 알려지고 있는 한식의 암울한 그림자이다. 국물과 절임식품에 특화 된 한식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 문제이기도 하다. 여하튼 한식의 세계화를 외친다면 소금을 왕창 줄인 맛있는 음식으로 환골탈퇴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하지만 저염식을 위해 이것 저것 나도 노력해보았지만 소금빠진 한식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절대로 쉬워 보이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지중해식 식단으로 바꾸려 노력 중이고 앞으로 직접 조리해서 먹을 예정이다. 토마토와 요거트, 통곡물 위주의 다양한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중해식 식단이 저염식으로는 가장 좋은 것 같다. 해서 일본 여자를 마누라로 삼아 이태리 음식을 먹고 살라고 한 것인지 모르겠다. 여튼 한식의 세계화 이전에 성인병부터 챙겨야 하는 국가 보건 정책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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