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의 증거는 어디 있는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못하는 것 두 개가 있다. 그중의 하나는 부정선거의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이 부정선거 증거로 내미는 것은 빳빳한 투표용지 사진, 배추잎 투표지 사진, 투표함 앞에서 여럿이 무슨 작업을 하는 사진, 그리고 무슨 무슨 통계 숫자가 요상하다는 주장, 등등 이런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런 것은 부정선거의 증거가 될 수 없었다.

대선 전에 인터넷에 떠돌던 이런 사진은 출처가 불분명한 것들이었다. 사진은 있으되 그 사진이 언제 어디에서 찍은 사진인지 출처가 없었다. 흡사 이런 것은 일베 사이트에서 자기 애인 사진이라며 올린 사진이 인터넷에 떠도는 여자 사진을 주워 올린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부정선거 주장자들이 내민 '태산 같은 증거'는 이런 것이었다. 당연히 대법에서도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논객넷의 빨갱이소탕님께 물어보자. 그렇다면 부정선거의 범인은 누구인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답하지 못하는 것, 바로 범인이 누구인가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웃기는 상황인가. 부정선거를 5년 동안이나 주장하면서도 그 범인을 지목하지 못하다니. 범인도 모르면서 부정선거를 목이 터져라 주장하는 것은 이 얼마나 코미디인가. 오죽하면 젊은 층들이 보수우파를 비웃으며 이준석에게 표를 던졌을까.

부정선거의 증거가 얼마나 귀했던지, 그 증거로 내세운 것들 중에는 비뚤게 인쇄된 투표지 사진, 가려진 CCTV 사진, 심지어는 득표율이 발표되었을 때 민주당이 기쁜 표정을 짓지 않았다는 사진도 있었다. 이런 것들은 선관위 업무 미숙, 업무 실수의 사진이 될 수는 있어도 부정선거의 증거는 될 수 없는 것들이다. 범죄의 증거는 추상적 추정적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확실한 것이어야 한다.

선관위 사무국장이 투표함을 자기 방에 갖다 놓고 CCTV 카메라를 종이로 막아놓았다면 부정선거의 증거가 될수 있을까. 될 수 없다. 그러나 부정선거 주장자들은 이것이 증거라고 한다. 부정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CCTV를 가리고 투표함을 바꿔치기 하는 장면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추정적과 구체적의 차이이다.

그렇다면 부정선거의 범인은 누구일까. 이건 부정선거 소송을 걸었던 민경욱도 알지 못했다. 단지 내가 선거에서 졌으므로 부정선거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으로 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논객넷의 어느 논객도 대통령과 국정원과 선관위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고차원적 초우주발상적인 범인을 내놓았다. 부정선거에 미치면 약까지 필요 없어지는 모양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모 선거구에서 봉인지가 훼손된 투표함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모 선거구에서는 한 사람이 두 번의 투표를 하다가 적발되었다. 이것은 부정선거일까? 부정선거는 될 수 없다. 부정선거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해야 한다. 이것은 최초 부착 당시 오부착된 것을 시정하다가 발생한 흔적으로 결론이 났고, 후자는 경찰에 넘겨져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부정선거 주장자들이 주장하는 부정선거는 이런 사소한 것들을 침소봉대하여 선동한 것들이었다.

여기에 피 묻은 칼 한 자루가 있다. 부정선거 주장자들은 선관위가 살인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피타고라스의 삼각형 증명과 찰스 다윈의 진화론까지 들먹이며 선관위가 범인이라고 주장한다. 왜 부정선거 주장에 수학의 통계학까지 나와야 하는가. 그건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수학은 정황일 뿐 증거가 될 수 없다.

나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자들에게 요구한다. 부정선거를 자행한 범인과 증거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 정황만을 들이대지 말고 구체적이고 확실한 증거를 내놔라. 그리고 범인을 내놔라. 범죄가 없다면 범인도 없다. 범인도 없고 범죄도 없는 것, 다만 내가 선거에서 져서 억울하다는 한풀이만이 존재하는 우매하고 무식한 부정선거의 놀음판에서 이제 이성을 가진 자들은 떠나라. 부정선거에서 손을 떼는 것은 지능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