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주장은 황당한 주장이다. 그리고 비겁한 주장이다. 이것은 선거 불복에 다름 아니고,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의 질서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정선거 주장이 처음 나왔을 무렵에 나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칼럼을 쓰기 위하여 자료를 찾아보았다. 엥, 그런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자들의 자료에 "증거"는 없었다. 다만 부정선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정황"과 "선동"만이 나부끼고 있었다.
논객넷에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칼럼들이 많다. 그것들을 하나씩 뜯어봐도 부정선거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증거들을 제시하는 글은 없다. 그저 선동뿐이다. 이건 네티즌들이나 하는 짓이지, 논객으로서는 무책임한 짓이다. 논객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려면 증거와 팩트를 제시해야 한다. 단지 유행 따라서, 쪽수가 많은 쪽을 따라서 부화뇌동하는 짓은 논객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아마도 부정선거 주장이 처음 나왔을 때가 2020년쯤이다. 부정선거의 주창자 민경욱이 4.15총선에서 낙선한 때였으니까. 그로부터 5년이 흘렀다. 5년 동안 부정선거 증거는 얼마나 나왔을까. 하나도 없다. 여전히 맹탕이다. 아직도 SNS에는 달랑 사진 한 장 올려놓고 부정선거 증거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자기 스스로 멍청이라고 광고하는 꼴이다.
문재인 시절에 논객넷의 어느 대표 논객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글을 자주 썼다. 그 논객은 스스로 부정선거를 진화시키더니, 결국에는 대통령과 대법원과 국정원과 선관위가 내통하여 부정선거를 저지른다는 수준까지 진화하였다. 이 세상 전부가 짜고 치며 부정선거를 자행한다는 주장보다는, 차라리 자기 혼자 제정신이 아니라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 있는 주장이 아닐까.
민경욱의 부정선거 소송은 대법원에서 패소 판결했다. 나의 판단이나 대법원의 판단은 비슷했다. 정황은 있지만 증거는 없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자들은 증거가 태산만큼 많다고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법원은 그 증거를 쓰레기라고 판명했다. 대한민국 법원이 문재인과 국정원과 내통한 것이라고?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일까.
문재인 정권이 물러가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다. 다행히 윤석열은 부정선거 주장에 관심이 있었던 듯하다. 그러나 윤석열도 부정선거를 밝혀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윤석열도 내통한 것일까. 윤석열의 국정원도 부정선거를 밝혀내지 못했다. 윤석열의 국정원도 이재명과 내통한 것일까. 모든 세상이 이재명과 내통했다고 주장하기 전에 차라리 자기가 미쳤다고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 아닐까.
중국인 99명이 부정선거를 자행하기 위하여 한국에 잠입했고, 다시 주한미군이 비밀 기습하여 중국인 99명을 미국으로 압송했다는 이 스토리를 믿는 수준이 곧 부정선거를 믿는 보수우파의 수준이었다. 증거도 없는 이런 소설에 현혹당했다면 당신은 대한민국 10%급의 멍청이다. 이런 소설에 속아 넘어가고도 아직까지 부정선거를 믿고 있는가.
부정선거에서 탈출하는 것은 지능 순이다. 대통령도 밝혀내지 못했고, 국정원도 찾아내지 못했고, 계엄령을 내려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믿으라고 하는 주장은 이적 행위다. 이 주장 때문에 우리는 대선에서 패배했다. 부정선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좌익은 흉악하고 나쁘다는 인식 아래 어딘가에서 숨어 우리의 희망 사항을 흔들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