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의 독백
천영우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인물로, 비교적 우파에 속하며 이따금 바른 안보관을 말하곤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5월 21일 자 조선일보 칼럼에서 그가 한 발언을 보면, 다소 미숙하고 어설픈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여당도 비판하고 야당도 비판하는 자세는 좋지만, 계엄사태에 대한 그의 견해는 판단력 부족 혹은 모호한 아마추어리즘을 드러낸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12.3 비상계엄은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저격한 불법 무도한 폭거로서, 대통령의 파면을 자초할 만한 중대한 과오였다.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면 보수의 핵심 가치를 파괴한 대통령을 즉각 규탄하고 탄핵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논리는 아마추어들에게나 어필할지 모르나, 사고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이들에게는 소음처럼 들릴 것이다. 적어도 안보수석을 지낸 안보 전문가라면, 왜 비상계엄이 불가피했는지를 그 배경부터 이해한 상태에서 말해야 한다. 윤 대통령 당시 발표된 계엄 관련 문건을 숙독했어야 마땅하다.
물론 좌파 진영이라면 이러한 비판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천영우는 분명 우파 인사로 행세해오지 않았는가? 우파 정부에서 안보수석까지 지낸 인물이라면, 최소한 이 정도의 글은 삼가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계엄을 잘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계엄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왜 그런가? 반국가세력이 입법·사법·행정·언론·노동·지자체·교육 등 전 국가기관을 장악했고, 국회조차 그 세력에게 넘어가 대통령조차 사실상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태였음을 당시 29회나 이어진 탄핵 시도들이 말해주지 않는가.
내가 대통령이라도 계엄령을 선포했을 것이다. 단, 준비와 실행을 치밀하게 하지 못한 채 섣불리 밀어붙이다 이런 결과를 낳은 점은 아쉬울 뿐이다.
조선일보와의 협업으로 이런 논조의 글을 쓴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여하간 이런 무책임한 글들은 삼가는 게 좋다. 지금 자유대한민국은 종북·종중·주사파 세력에게 장악당해 북괴와 중공에 넘어가기 직전의, 낭떠러지 끝에 매달린 상황이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에게 정권이 넘어가면, 나라의 위기는 본격화될 수 있다. 천영우 씨도 이런 현실을 모르지는 않을 터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다면 차라리 집에서 혼자 독백(monomologue)을 즐기는 편이 나을 것이다.
2025.5.21.
안티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