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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와 아프리카 윤석렬
작성자: 비바람 조회: 1918 등록일: 2025-04-11

독수리와 아프리카 윤석렬

 

193511, 중국 공산당 마오쩌뚱(모택동)은 국민당 장제스(장개석)에게 쫓겨나 중국 대륙을 시계바늘 방향으로 돌아가며, 25천 리의 대장정을 마치고 섬서성에 도착했다. 와해 직전이었던 공산당은 하나의 계략을 짜낸다. 장제스에게 싸움을 멈추고 항일 통일전선을 구축할 것을 제의한다. 통일전선 전술은 공산당이 궁지에 몰렸을 때 구사하는 공산당 특유의 전술이었다. 그러나 1차 국공합작에서 공산당의 기만술과 위험성을 알고 있던 장제스는 일거에 이를 거부한다.

 

193612, 다 죽어가던 공산당을 기사회생시켜주는 사건이 발생한다. 공산당이 죽치고 있던 섬서성 동쪽 만주 지방은 원래 지방 군벌 장쉐랑이 지배하던 지역이었다. 1931년 만주사변이 터지고 일본군에게 영토를 빼앗긴 장쉐량은 섬서성 근처의 산시성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었다. 이때 섬서성의 공산당이 장쉐량에게 공동으로 항일을 하자고 접근한다. 장쉐량은 공산당 토벌의 입장이었지만, 일본군에게 빼앗긴 영지 회복이라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항일전선이라는 공산당의 선전선동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항일을 먼저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장제스에게도 토벌 작전을 멈추고 화해하라는 압력이 가해진다. 그러나 장제스는 공산당 토벌 후에 단일전선으로 일본과 싸워야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장제스는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쉐량을 만나 공산당 토벌을 독려하기 위하여 시안으로 간다. 장쉐량을 만나러 간 시안에서 그 유명한 '시안 사건'이 발생한다. 장쉐량이 공산당과의 연합전선을 강요하며 장제스를 강제로 억류한 사건이다.

 

장쉐량은 장제스를 존경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오로지 자신의 영지 회복이라는 개인적 사욕에 눈이 멀어 대의를 그르친 것이었다. 2주일 후에 장제스는 풀려나지만, 이 사건으로 공산당은 숨통을 돌릴 수 있었고, 곧이어 터진 중일전쟁은 공산당을 기사회생시켜주는 계기가 되고, 중국 대륙은 공산화의 길을 걷게 된다. 하나의 조그만 격발쇠가 대륙의 회오리를 일으킨 것이다.

 

장제스가 시안에 억류되고 장쉐량의 요구안이 난징에 도착했다. 난징에 있던 국민정부에서는 혼란이 일어나고, 전 세계가 경악했다. 이때 국민정부에서도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일부가 "총사령관은 돌아가셨습니다", "장제스의 죽음을 감수하더라도 시안을 폭격해 잿더미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 중 일부는 장제스의 최측근들이었다. 이 주장을 들은 장제스의 아내 쑹메이링(송미령)"죽은 것이 틀림없는 게 아니라 죽길 바라는 거겠지."라고 한탄했다.

 

시안 사건에서 보여준 국민당 인사들의 치부는 대한민국 정치판에서도 똑같은 모습으로 발생했다. 대통령이 탄핵에 몰렸을 때, 일부 대권을 꿈꾸는 여권 주자 중에는 대통령의 머리 위로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직 채 숨이 끊어지지 않은 대통령을 앞에 두고 "대통령은 이미 죽었다"며 화장실에 가서 웃는 주자들도 있었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동지를 배신하고 국가의 안위를 팔아먹는 더러운 정치판, 더러운 정치인들의 추잡한 모습이었다.

 

동지를 배신하는 자들에게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 자격이 있는가. 자살한 동료를 모른다고 동이 트기 전에 세 번 이상 거부했던 이재명과 그 무엇이 다른 것인가. 의리도 없고 도덕도 없는 국힘당 찬탄 주자들을 보면서 나는 '수단의 굶주린 소녀' 사진이 떠올랐다. 죽어가는 아프리카의 소녀와 아이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 독수리가 같이 찍힌 사진이다.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아프리카 밀림에서 벌어지는 짐승들의 난장과 다를 바가 없다.

 

죽어가는 아프리카 소녀가 윤석렬이라면 저 독수리는 잔인한 국힘당 대권 주자들이다. 저 죽어가는 아프리카 소녀가 경제불황과 실업으로 신음하는 대한민국의 백성이라면 저 독수리는 백성의 고혈을 빨아가며 배 터지고 살찌는, 인간의 얼굴을 한 대권 주자 축생들이다. 인간이 되지 못한 대권 주자 후보들은 사전에 걸러내자. 인간다운 정치판, 살맛 나는 정치판은 국민이 만든다. 개돼지보다 못한 것들이 대통령이 된다고 설쳐대는 것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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