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한시대의 왕부는 그의 정치 논저인 『잠부론』에서 말한다.
“어린아이가 병치레가 잦듯이 귀인에게는 화가 잦다. 부모가 자식교육에 실패가 많듯이 지도자에게는 구설수가 잦다. 부모의 실패는 자식사랑이 지나치기 때문이요, 지도자의 구설수는 교만을 버리지 못한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어제 인용되었다. 내란이든 헌정질서 파괴든 법의 논리라는 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일 뿐이고, 좌파가 점령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기사회생하기를 기대하기는 애당초 어려웠다.
세상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고 그 원인에 의해 결과가 뒤따른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는 절대다수당인 야당과 여당 일부의 배신 탓이다. 야당이 다수인 것은 지난 총선을 말아먹었기 때문이고 여당 일부가 배신한 것은 그들을 품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을 말아먹은 원인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그리 명품도 아니지만)수수 추문을 곧바로 사과하여 넘어가지 못한 게 70%, 나머지 30%는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받던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하여 사실상 도피를 꾀한 데 있다.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찬반 여론은 반반.
현직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신분과 재력으로 볼 때 그까짓 3백만 원짜리 가방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좌파 사이비 목사의 집요한 공작에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여자가 당한 것이라고 편을 들고 싶기는 하다. 그러나 남편이 대통령 후보 때나 현직 대통령일 때나 그 부인이라는 여자가 밤늦도록 좌파 나부랭이들과 시시콜콜 카톡이나 치고 전화질이나 하고 자빠졌다가 덜커덕 걸려들었다는 것은 도저히 예쁘게 봐줄 수가 없다. 더군다나 이미 수많은 구설수로 국민밉상이 된 여자 본인의 처신도 문제지만 그 남편이라는 자는 마누라 단속을 어떻게 했단 말인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부부가 쌍으로 아주 교만을 떨었다.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했을뿐더러 마누라 사랑이 지나친 나머지 총선을 제대로 말아먹었다. 그래서 이재명과 민주당이 줄탄핵을 할 수 있었고, 예산도 마음대로 칼질할 수 있었다. 열을 잔뜩 받은 대통령은 느닷없이 계엄을 선포했고, 두 시간 만에 계엄해제가 표결 처리됐다. 그리고는 대통령 탄핵 소추, 파면.
2025년 4월 4일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다. 통속적인 불륜과 연애를 소재로 한 시시한 드라마처럼 아주 통속적이고 시시한 일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