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모략과 이성의 간지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모략謨略 God's trategy> 과 헤겔Hegel의 <이성의 奸智List der Vernunft> 사이에는 유사한 점이 있다. 하나님의 모략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神적 지혜이며 그 계획이고 <이성의 간지>라고 할 때 이성은 <절대정신>을 말한다. 이 절대정신은 절대자인 창조주가 세계 내에서 자기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이다. 신학적으로 말하자면 하나님의 역사속 자기 전개인 것이다. 하나는 신학 또 하나는 철학적 배경이지만 세계 역사 전개에서 어떤 궁극적 목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유사한 개념임을 알게 한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이 역사의 주관자이시며 인간과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모략(계획)이 궁극적으로 선을 이루게 된다고 말한다. 이 역사 전개 과정에서 악이나 어떤 부정적 파괴성이 있어도 하나님의 모략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 신비로운 방식으로 이뤄지며 이러한 악이나 고난 조차도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계획을 이뤄나가는 도구로 사용된다.(롬8:28)
헤겔철학에서 <이성의 간지>는 역사 속에서 인간의 행위와 의도가 궁극적으로 이성(절대정신)의 목적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개념이다. 개인은 자신의 욕망이나 이기적 의도를 따라 행위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결과적으로 전체 역사의 발전과 절대정신의 전개를 이루는데 기여하게 된다. 헤겔이 " 세계역사는 자유의식의 발전 과정이다" 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두 말 모두 속이거나 비밀리에 인간이 파악할 수 없는 술책을 쓴다는 함의가 있다.
<하나님의 모략>과 <이성의 간지> 모두 개별적 사건과 행동들이 더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나님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 방식으로 역사를 인도하신다. 헤겔은 인간의 의도와 욕망,행동이 결과적으로 절대정신의 자기 전개를 실현한다고 본다. 성경에서는 악과 고난,심지어 사탄의 활동까지도 하나님의 선하신 목적을 이루는데 사용되고 있다. 하나님의 모략이나 이성의 간지 모두 역사를 무작위적 사건의 집합으로 보지 않고 궁극적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하나님의 모략>은 초월적이고 인격적인 하나님이 직접 역사와 인간의 삶을 주관하신다는 신앙적 개념인데 비해 <이성의 간지>는 이성(절대정신)이 역사 안에서 스스로를 전개하는 철학적 체계이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모략 속에서도 인간은 자유의지를 갖고 선택하며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진다. 하지만 헤겔에게서는 <인간의 자유조차도 절대정신의 자기 전개의 일부>로 본다는 점에서 결정론적 성격이 강하다.
두 개념은 신앙적 차원에서의 초월성과 철학적 체계로서의 내재성이란 차이가 있지만 <하나님의 모략>이라고 하든 <이성의 간지>라고 하든 역사가 목적을 가지고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치를 보이고 있다. 헤겔은 여러 면에서 기독교신학을 철학적 체계로 서술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아무튼 우리는 이 존재세계가 무목적하고 방치된 것이거나 우연들의 집합으로 굴러가는 덩어리가 아니고 창조자의 선하신 목적과 구원을 이뤄가시는 세계인 것을 성경신앙에서 확인하고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획득하게 된다. 성경 떠나서 어떻게 존재세계를 설명하고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얻어낸단 말인가!
땅의 모든 끝이 여호와를 기억하고
돌아오며 모든 나라의 모든 족속이
주 앞에서 예배하리니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여호와는 모든 나라의주재이심이로다
(시22:27,28)
성경신앙 수호자 안티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