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를 보다가 우연히 동아프리키인들이 한국에 대하여 상당한 우호감을 갖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거기서 상당히 충격을 받은 부분이 있다.
스와힐리어 사용자를 비롯 동아프리카계 사람들은 대학 수준 이상의 전문지식을 공부하려면 무조건 영어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전문지식도 한글로 된 책으로 공부하는 게 너무 부럽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니, 이유는 간단했다. 전문용어로 번역되어야 할 단어가 그들 고유어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의 고유어나 고유 한자어에는 전문용어가 있는가?
수압, 진공, 효율, 역률, 함수, 신문, 방송, 민족, 전압, 산성(酸性), 가속, 제어, 전자기, 비등점. 함수, 기하, 미적분, 악당, 시효, 건전지...........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한자어 대부분이 일제시대 때 일본에서 전래된 말이다. 고유 한자어는 거의 없다.
개화 이전의 한자어로는 도저히 외국의 전문지식을 소화하지 못한다. 즉, 번역할 수 없다. 만일 일본식 한자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우리말로는 무엇인지도 모를 영어단어로만 받아들여야 한다.즉, 영어실력 없는 사람은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영어 못해도 각종 전문자격증 공부할 수 있지 않는가!
영어 못해도 수학을 이해하지 않는가 말이다. 이게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난 적어도 문명화에 있어서 일제시대를 거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동아프리카 수준에도 못 미치는 나라가 되었을 거라고 본다.
동남아가 열대지역이니 우습게 보이나? 임진왜란 때 남양군도에 우리가 팔려갔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일본은 이미 동남아 지역과 통교하고 있었다는 소리이며, 거기로 팔려간 사람들 치고 조선이 그리워 되돌아온 사람 없다. 동남아가 우리보다 몇배나 잘 살았거든.
그런 아프리카나 동남아에 비하여 우리는 엉뚱하게도 일본의 지배를 받을 당시에 교육받은 한자어들 때문에 외국의 첨단지식을 우리 말로 번역하는 게 가능하게 된 거다. 그래서 외국어 잼뱅이도 나름 전문지식을 갖게 될 수 있었던 거다.
우리민족 문명계발에 있어서 한글이 1차 혁명요소이라면, 일본식 한자어는 2차 혁명요소라고 봐야 한다.
물론 일본이 우리를 교육하다 보니 뜻하지 않게 전수된 거지만, 일제시대를 거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
하긴, 하래한글에서 "일제시대"라고 치면 나도 모르게 "일제강점기"로 바뀔 정도로 반일의식이 심하던데, 아직도 긍정적 측면 하나도 깨우치지 못하니 불쌍한 중생으로 보인다. 들쥐근성이 좀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