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번역에 대한 상상
'친일은 선린이요 친북은 반역이다' 논객넷 책자가 일어로 번역되고 있다.
조만간 일본에서 일어 버전 책자를 내놓을 계획이다.
물론 계획대로 무난하게 진행된다는 조건 하에_그렇다.
현재 저명한 번역가께서 번역 작업 중이다.
책자를 일어로 번역하면서 번역가께서는
저자 중 한 명인 '비바람'을 '風雨'로 번역했다.
단어의 뜻에 맞춰 충실하게 직역한 셈이다.
그러자 당장에 고들빼기님께서 지적하고 나섰다.
한글 비바람과 한자 風雨가 주는 어감이 전혀 다르니
차라리 폭풍우로 필명을 번역하라고 하신다.
맞는 말씀이다. 비바람과 풍우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전에도 몇 번 밝혔지만
필명을 만들 때 제주도를 상징하는 단어를 떠올렸고,
그에 가장 걸 맞는 단어로 비바람을 선정했다.
제주도는 바람의 섬이었고, 태풍의 길목에 있었다.
어린 시절의 제주도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섬이었다.
태풍은 1년에 몇 번 씩 제주도를 할퀴며 지나갔고
그 태풍의 가랑이 아래에서 나는 유년 시절을 보냈다.
비바람이라는 단어에는 몰아치는 비바람이 역동적으로 연상되지만
풍우라는 단어에는 사물을 가르키는 단순한 명칭의 개념이 떠오른다.
그런데 제안해주신 폭풍우는 비바람이 주는 어감보다 더 강해 보인다.
비바람은 풍우와 폭풍우의 중간 쯤에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비바람을 번역할 알맞은 단어가 없다.
그래서 번역이 어려운 모양이다.
지금 번역가께서도 꽤 오랫동안 원고에 매달려 있는 중이시다.
비바람의 영어 번역을 네이버에서 찾아봤더니
rain-wind로 대체로 번역한다. 풍우에 대적 할만한 직역 단어이다.
elements라는 단어도 있다. 폭풍우, 비바람으로 해석하고 있다.
a rain-bearing wind은 비를 머금은 바람 쯤으로 해석된다.
rain storm은 폭풍우로 번역하면 알맞은 단어로 보인다.
비바람에 알맞은 단어는 없지만 바람을 나타내는 단어는 많다.
태풍, 폭풍, 질풍, 해풍, 진풍, 동남풍, 등등
태풍급의 이름만 해도 타이푼, 허리케인, 사이클론, 토네이도 등등
이외에도 바람풍이 들어가는 단어가 국어사전에는
풍습, 문풍지, 파상풍 등 15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바람에다 비가 더해지면 한자 단어는 급격히 줄어든다.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거의 유일하게 폭풍우 단어 정도가
몰아치는 비바람을 연상하게 하는 유일한 단어다.
질풍우, 효풍우 등은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비바람의 번역 이름을 고민하다가 이걸로 하기로 했다.
疾風怒雨(질풍노우)- 몰아치는 바람과 쏟아지는 비.
느낌은 어떠신지 의견들을 주시면 고맙겠다.
필명을 있는 그대로 직역하란 법은 없으니
외국판에서는 좀더 뉘앙스가 달라도 큰일은 없을 것 아닌가.
글을 오래 쓰다보니 별 일도 다 있다.
비바람을 번역하기 위해서 이런 고민을 할 때도 있으니.
논객님들께서도 좋은 필명 만드시기 바란다.
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