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의 4.3인사 비판은 팩트가 틀렸다
게시판에 노사랑님이 펌한 '신의 한수' 4.3영상이 있었다. 제목에 보니 아마도 6년 전인 모양이다. 서울에서 보수 인사들이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하여 취재한 영상이었다. 당시 즈음에는 서울에서 하도 많은 인사들이 4.3문제 때문에 제주를 방문했고, 제주에서도 수십 번 서울을 들락거리며 4.3 바로잡기운동을 했었다.
이 영상은 신혜식 대표와 변희재 대표가 같이 4.3평화공원을 방문하여 촬영했던 영상인 모양이다. 김영중 서장님과 내가 안내를 했던 것 같고, 영상을 대충 돌려보니 서울에서 아스팔트 투사이시던 박정섭 대표와 민영기 대표도 보인다. 두 분은 자유논객연합 초창기 아스팔트 분야에서 대단한 활동을 했던 분들이다. 논객넷의 마크에 펜과 칼이 있는 것은 논객넷이 논객과 투사의 단결이라는 상징이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저 영상에 첨부된 변희재 대표의 멘트 때문이다.
"4.3기념관의 왜곡날조에 분노하는, 여기 나오는 보수 인사들 싹다 윤석열 만세, 국힘당 만세 외치고 있는 게 더 씁쓸한 일입니다"
논객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칼럼에는 변희재를 비판하는 칼럼들이 있다. 심지어는 변희재가 좌익으로 전향했다는 주장들도 인터넷에서 볼 수 있었다. 짐작컨데, 윤석열 정권 들어서 변희재는 윤석열 정권 비판 쪽으로 우회한 듯 하다. 그래서 네티즌들은 변희재가 좌익으로 원대복귀 했다는 비명을 지르는 듯 하다.
아마도 더러는 변희재가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면서 친좌익적 주장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변희재가 제주4.3에서는 선명한 우파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 당시 내가 두 사람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주4.3의 상황을 견학시켰던 노고가 변희재의 4.3 시각을 현재의 상황으로 고정시켜 주었다면 그건 더욱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저 영상에 등장하는 보수 인사들이 전부 국힘당 만세를 외치고 있다는 주장은 순전히 변희재의 개인적 추측일 뿐이다. 변희재가 반보수적 색채를 띠게 된 것도 박근혜 탄핵이 결정적 원인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변희재는 박근혜 탄핵의 격발쇠가 되었던 '태블릿 PC'에 대해서 심도 깊은 취재를 하고 책으로도 내었다. 아마도 변희재는 그 책을 내면서 태블릿 PC의 팩트로 세상을 뒤집는 꿈을 꾸었을지 모른다.
나도 그랬다. 나는 제주 출신으로 제주4.3과 싸운 경력이 십수 년이 넘는다. 오늘 오전에 조영환 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 우리가 서울에서 4.3세미나를 하던 때가 몇 년 전이지요? 대략 6~7년 넘었지요. 한 10년 안 되었습니까? 글쎄, 정확한 거는 자료를 찾아봐야 알겠습니다. 그랬더니 오후에 조영환 대표가 문자를 보내왔다. 4.3세미나 기사였다. 정확하게 10년 전이었다.
나는 제주에서 4.3유족들의 증언을 들을 기회도 많았고, 누구보다도 제주4.3의 왜곡을 많이 목도했다. 수많은 시간을 4.3바로잡기에 바쳤다. 그 왜곡의 문제점을 골라내어 책도 썼다. '제주4.3사건 노무현정부보고서의 7대 거짓말'이다. 이 책을 내면서 좌익 천지가 되어버린 제주4.3을 뒤집어 엎겠다는 꿈도 가졌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자기가 땀 흘렸던 노고가 버림받는 것은 슬픈 일이다. 더러는 그 슬픔을 넘어서서 분노하기도 한다. 그 분노는 더러 자기가 몸담고 봉사했던 집단에 대한 적의로 진화하게 된다. 나도 분노했다. 그러나 변희재의 분노는 태블릿PC의 진실을 인정해주지 않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적의로까지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변희재가 좌우로 비틀거리는 것은 딱 그 선 쯤에 있는 것이다.
4.3영상에 등장하는 4.3인사들에 대한 변희재의 외침은, 그래서 4.3인사들을 비판하는 것보다 윤석열을 비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주4.3에 대한 것에서 윤석열에게는 죄가 없다. 제주4.3을 바로잡지 못한 정권은 이명박과 박근혜였다. 특히 박근혜는 제주애국인사들이 일일이 현장을 조사하고 면담하고 자료를 뒤져 만들어낸 제주4.3의 왜곡과 문제점을 코앞에 들이밀어도, 밥상을 차려주고 숟가락을 쥐어 줘도 박근혜는 해결하지 못했다. 차라리 죄가 있다면 박근혜를 지지했던 변희재와 나에게는 죄가 없을까.
박근혜 탄핵은 변희재에게 보수 비판적 시각을 갖다줬다면, 박근혜 탄핵은 제주4.3바로잡기의 제주 애국인사들에게도 분열을 가져다주었다. 탄핵에 분노하는 더러는 태극기파 우공당으로, 더러는 자유당의 송상윤, 더러는 기독교 전광훈, 더러는 국힘당 잔류로 뿔뿔이 흩어졌다. 4.3특별법은 통과되었고 전사들은 사라졌다. 그래서 변희재의 비판은 팩트가 틀렸다.
그렇다면 제주4.3은 언제쯤에 바로 잡힐까. 제주4.3에 대하여 태영호의 시각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제주4.3 바로잡기는 다시 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요원한 일이다. 그러나 쉬운 방법도 있다. 뿔뿔이 흩어진 아스팔트 우파들이 이전투구를 멈추고 대동단결하여 일도매진할 때 제주4.3 바로잡기는 다시 진군할 수 있을 것이다.
신혜식과 변희재처럼 서로 비방하고, 강용석과 김세의처럼 서로 헡뜯고, 국힘당과 아스팔트 군소정당들이 서로를 부모님 웬수보듯 한다면 제주4.3은커녕 다음번에는 보수 정권의 재창출조차도 어려울 것이다. 그때는 제주4.3은커녕, 김일성 만세를 부르며 유튜브 방송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오게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자, 제주4.3 바로잡기는 아스팔트 우파들이 단결할 때만 가능하다.
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