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창조론, 음모론의 유언비어와 팩트
논객넷에서는 그 무엇도 가능하다, 단 종북 만세만 빼고는.
이 말은 내가 수시로, 심심할 때마다 수십 번도 더 써먹었던 멘트다. 그리고 하나를 더 붙이자면 논객넷의 주군은 대한민국이다. 논객넷의 논객들은 '대한민국을 위하여'라는 단 하나의 주제를 위하여, 애국충정으로 전국에서 몰려든 논객들이다.
전국 각처에서 모여들었기에, 그러기에 각자들은 서로 다른 계층과 부류들이고, 각자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특기, 각자는 각각 다른 특기들을 가지고 있기에, 각각 그 특기를 발휘하여 필검을 휘두른다. 그래서 논객넷에서는 마음대로 칼을 휘둘러보라는 취지에서 그 무엇도 가능하다는 모토를 내건 것이다. 그러나 논객넷의 시스템이 달라지면서 자제를 해야 할 것도 새로 생겼다.
칼럼은 팩트로 쓰여야 하고, 대한민국을 위하여 쓰여야 한다. 논객넷의 칼럼들은 색깔도 다양하다. 종교인의 종교적 칼럼, 전라도 논객의 5.18칼럼, 독립군 가문의 반일 칼럼, 카페 동호회의 친목 칼럼, 야당 당원의 정권비판 칼럼, 정치인 팬클럽의 빨아주기 칼럼,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사람의 칼럼 등등, 이런 백가쟁명의 칼럼들이 무분별하게, 그것도 성향이 180도 다른 칼럼들이 교대로 대문에 게시된다면 논객넷은 순식간에 오합지졸 시장통 바닥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래서 저 위에 거론된 칼럼들은 '팩트'로 써야 하고, '대한민국을 위하여' 써야 한다. 논객넷에서는 대한민국만이 주군이고, 대한민국만이 주님이고,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삼아 써야 하고, 논객넷은 대한민국만의 팬클럽이 되어야 한다. 논객넷에서는 정치인을 비판하는 것도 대한민국을 위한 기준으로 비판해야 하는 것이고, 주님의 말씀도 대한민국을 바로잡기 위한 도구로써 써야 하는 것이다.
가끔 논객넷에서는 창조론과 진화론의 주장을 볼 수 있다. 독자들에게는 재미 있을지 몰라도 회장으로서는 반갑지 않았다. 두 개는 서로 다투거나 대립할 레벨이 아니기 때문이다. 창조론은 교회에서, 혹은 종교인이라는 테투리 안에서 진실로 대접받는 것이다. 진화론처럼 세계 일반인에게 널리 인정받는 '과학이나 상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창조론은 대한민국을 위한 칼럼의 도구로 쓰는 것은 무방하지만 진화론을 넘어 공개적으로 '일반적 진리'로 주장하는 것은 선을 넘는 것이다.
논객넷에서 잊을만하면 하면 나타나는 것이 음모론이다. 음모론 자체가 뿌리가 깊고 역사가 유구하기에 논객넷 초창기부터 가끔 고개를 내밀곤 했다. 그러던 것이 요새 음모론이 극성을 부림에 따라 논객넷에서 제재를 하기도 했다. 왜 음모론에 제재를 가했느냐 하면 이건 반론하기조차 창피한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 논객에게는 여차하면 추방하겠다고 경고하기까지 했었다.
그때도 언급했지만 음모론에 빠지는 원인은 단 하나, 독서 부족이다. 책을 많이 읽거나 공부를 제대로 하면 음모론에는 절대 빠질 수 없다. 요사이 음모론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유튜브와 무관하지 않다. 유튜브(외국 유튜브 포함)는 수입을 올리기 위하여 자극적인 소재가 필요하고, 여기에다가 국내 유튜브는 절망적 국내정치(태극기파)와 연관 지어 선동함으로써 대개 나이 먹은 늙은 보수들이 음모론에 많이 빠져들고 있다.
음모론은 딥스의 세계 지배에서부터 시온 의정서,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조작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도 다양하고 주장도 다양하다. 그러나 그 주장들이 증명된 것은 당연히 하나도 없다. 그리고 그 주장들은 하나씩 반박되며 허구임이 드러난 지가 오래된 것들이다. 그랬던 것들이 요새 쓰레기 유튜브들이 자극적인 음모론을 소재로 삼으면서 일부 독자들을 세뇌하고 있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음모론에 빠지는 이유는 책은 읽지도 않고, 유튜브만 보면서, 그것도 쓰레기 유튜브만 골라서 본 탓이다.
음모론에는 저런 고상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제가 전국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국내 이야기도 있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이야기는 정설로 믿어졌다. 일제 쇠말뚝론에 반박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쇠말뚝의 정체가 밝혀져 일제 쇠말뚝론은 황당한 음모론으로 치부한다. 공부 안 하면 시대에 뒤쳐진 음모론자가 되어 무식하다는 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참고로 정재학은 일제 쇠말뚝론을 철저하게 신봉하는 구시대의 논객이었다. 공부 안 하는 논객은 세상과는 반대의 주장을 하면서 자연적으로 도태하게 된다.
논객넷에서는 간간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칼럼이 등장한다. 논객넷에서는 언제나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가끔 적의를 품고 살의를 드러내는 칼럼이 있다. 애국적 취지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 감정을 품은 태극기파이거나 다른 정당의 정당원 입장으로서,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비난하는 목적이었다. 이런 것은 논객넷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태극기파를 위하여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하여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이어야 한다.
전라도 논객으로서 광주5.18을 폭동이라 부르지 못하는 논객이라면 어떻게 될까. 논객넷 대문에는 광주5.18폭동과 광수5.18 간판들이 걸려 있는데, '광주5.18민주화운동'이라는 글이 논객넷 대문에 걸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상황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이런 논객은 대표논객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기존 전라도 논객이 그런 글을 썼다면 논객의 양심에 따라 스스로 전체를 위하여 칼럼으로 대문에 올리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안정권을 하늘처럼 존경하는 논객이 논객넷에 있다고 치자, 그 논객은 박정희 다음으로 안정권을 존경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논객은 '안정권만이 대한민국을 구출하는 영웅이다'라는 제목으로 논객넷 대문에 글을 게시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논객넷에서는 무엇든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정권의 투쟁 사례 등을 제시하고 논리를 제대로 세워, 독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해야 할 의무가 논객에게는 있다.
그렇다면 3만 원권 지폐에 안정권을 넣자는 주장은 논객넷 대문에 올릴 수 있을까. 당연히 안 된다. 비상식적 주장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생존 인물이 지폐에 새겨진 적이 없으며, 안정권이가 그런 레벨의 인물이라는 것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누구도 동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동의와 비동의를 구별 못 하고, 상식과 비상식을 구별할 줄 모른다면 논객으로서 자격이 없다.
논객넷의 논객들은 다양한 색깔과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거주지, 나이, 직업, 성향, 학력, 종교 등도 각자가 다르다. 그래서 논객넷의 논객들은 자기 입장에서만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논객넷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위하여'라는 명제 앞에서는 최소한 상식과 비상식, 팩트와 허구, 과학과 비과학, 진실과 음모라는 선택의 앞에서는 자기의 개인적 주관적 주장을 버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것은 논객넷 대문 시스템을 바꾸면서 회장이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쉽게 애기하면 무분별한 정체불명의 주장이 논객넷 대문에 게시됨으로서, 논객넷의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그렇다면 그 얼어 죽을 논객넷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논객들은 자기가 처해 있는 개인적 입장을 희생하고, '대한민국을 위한 논객들의 투쟁'이라는 주제를 우선시 했을 때 만들어지는 우리의 모든 모습인 것이다.
그렇다면 논객들이 숭상해야 할 '팩트'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건 내 개인적 기준이기도 하지만, 필화사건이 벌어졌을 때 명예훼손과 무죄의 기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논객이 숭상해야 할 팩트는 '언론 보도'이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팩트로 삼는다면 그건 누구도 트집 잡을 수 없는 팩트의 기준이 된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어느 유튜버의 주장을 팩트로 삼아 글을 썼다거나, 블로그의 내용을 답습하여 주장했거나, 일베 등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이어받아 주장했다면 고소장이 날라 올 확률이 높다. 그리고 경찰서에 가서도 어느 유튜버가 그런 말을 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언론 보도와 어느 유튜버의 차이는 무죄냐 유죄냐의 갈림길이 될 확률이 높다.
음모론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두어 편만 보고 저게 도대체 정통 역사인지 아니면 음모론인지 어떻게 구별할까. 정통 역사 유튜브에는 '역사'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음모론 유튜브에는 역사라는 단어가 없다. 감히 넣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에 미스테리, 음모론, 충격 등이 단어가 들어 있다면 그 유튜브를 볼 시간에 차라리 야동이라도 보는 게 낫다. 방송국이나 권위있는 단체에서 만든 다큐 유튜브는 언제나 맏을만 하다.
음모론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독서에 있다.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나 책을 읽는 것은 번거롭고 돈이 들고 눈도 침침해 온다. 그러나 유튜브는 돈도 안들고 간편하고 돌리기만 하면 누워서 시청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게으름의 대가는 무식함으로 돌아온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를 구별 못 한다는 손가락질만 돌아온다. 쓰레기 유튜브 수십 편을 본다 한들 지적 대화가 불가능하고 지적 욕구를 채워 줄 수 없다.
근래 들어 이런 잔소리 글을 여러 편 썼다. 전에는 없던 일이다. 논객넷의 개편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는 논객넷 10년째다. 그리고 보수우파의 쇠약과 더불어 논객넷도 쇠약의 길을 걷고 있다. 회장으로서 무언가의 강구책, 그래서 '논객넷의 업그레이드'라는 기치를 세웠다. 대문은 논객들에게 개방했고, 홈피는 개편되었으며, 이제는 논객들이 업그레이드될 차례다. 그래서 잔소리가 늘었다. 논객넷을 위한 충언으로 받아들였으면 고맙겠다.
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