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도 날씨지만 실외 공사라 작업자들이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오늘 같은 날이면 방구석에 드러누워 전기장판 빵빵하게 켜놓고 뻑적지근한 허리나 지지는 게 상책일 텐데 그래도 습관적으로 출근은 한다. 화목난로에 고구마 구워 먹는 재미로.
남자는 집구석에 틀어박혀 있으면 기가 약해져서 못 쓴다. 술 먹고 사고를 치든, 계집애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든 그저 밖으로 돌아다녀야 한다는 게 내 철칙이다. 사무실에 출근해본들 책 읽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은 없지만 요새는 화목난로에 고구마 구워 먹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군고구마 장수가 보이지 않는다. 사라진 게 어디 군고구마 장수뿐이던가.
지나간 가을은 엄청나게 포근했는데 지금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옛날에는 겨울이라 해도 3한4온이라 해서 사흘 춥고 나흘 따뜻한 게 뚜렷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없이 계속 춥거나 계속 포근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거 이러다가는 나 같은 소상공인들 올겨울 손가락이나 쭉쭉 빨게 생겼다.
기후변화가 심각한 줄은 알지만 어느덧 이 정도로 우리 생활에 빠르게 영향을 끼칠 줄은 몰랐다. 요즘 북반구 대부분을 덮고 있는 한파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란다.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서 찬 공기를 가두고 있는 고리가 느슨해져 찬 공기가 쏟아져 내렸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가 원인이고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인간들이 배출한 것. 결국 인간들이 저질러 놓고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
지구의 나이는 46억 년. 그동안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고 대부분 기후변화가 원인이었다. 지금은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 그나마 지금 지구 위에 남아있는 생물은 한창 번성했던 시기의 생물종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고인류는 길게 잡아도 약 6백만 년 전에 나타났고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슬기로운 인간)는 20만 년 전에 나타났다. 한때 멸절할 위기에 처했던 호모사피엔스는 정착생활을 하면서 불과 1만 년 만에 80억 명으로 폭발했다. 무게 기준으로 인간과 인간이 기르던 가축들이 지구 생물의 1%에 불과했던 것이 지금은 97%에 달했다.
공룡은 2억5천만 년 전부터 6천5백만 년 전까지 무려 1억8천5백만 년 동안이나 지구를 지배했다가 사라졌다. 지질학에서는 백만 년이 기본 단위인데 인간은 산업혁명 이후 고작 250년 만에 지구 환경을 아작냈다. 인간의 멸종을 인간이 재촉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슬기롭지 못한 슬기로운 인간(호모사피엔스)들인가.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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