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란다. 출근하려는데 바로 옆 A동 주차장에 낯익은 길고양이가 엎드려 있다. 노란털과 하얀털이 반반씩 섞였다. 부르면 다가오지 않고 그렇다고 도망가지도 않는 고양이다. 사람에게 곁을 주지는 않으면서 도시에 적응해 사는 전형적인 길고양이다.
시동을 걸고 예열하는 동안에도 고양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내려서 다가가 살펴보니 꼿꼿하게 굳었다. 야생하는 동물이 이만한 추위에 얼어 죽었을 리는 없다. 머리가 납작해진 걸로 봐서는 주차하던 차에 치인 듯하다. 불쌍하다. 마침 어제는 화물차로 퇴근했던 터라 적재함에 실어다가 사무실 앞 화단에 묻어줄까 망설이다가 성호(聖號)를 긋고 합장(合掌)을 하고 그냥 출근했다. 사무실 앞 화단을 보니 꽁꽁 얼었다.
생명체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인간만이 가진 고귀한 품성이다. 세상에는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개나 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은 인간을 학대할 가능성이 있다. 사람의 심성은 언제 어디서나 같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양산에 사는 ‘삶은 소대가리’가 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생명체를 존중하는 따뜻한 품성을 가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인 줄로 알았다. 퇴임하여 양산 사저에 살면서도, 집회하는 사람들이 욕을 하거나 말거나, 김정은이 하사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쓰다듬었다. 미소를 머금은 인자한 표정의 ‘특등 머저리’ 사진을 얼마나 지겹도록 봐왔던가.
그런데 국민도 속았고 나도 속았고 풍산개도 속았다. 그 ‘삶은 소대가리’가 개를 파양한 지 오래다. 알고 보니 '삶은 소대가리'는 괜히 잘 놀고 있는 개를 쓰다듬으며 SNS에 자랑질할 사진만 찍어댔지 정작 개밥 주고 개똥 치우고 씻기고 빗기고 하는 일은 사육사를 따로 두고 했던 것. 사육사 월급이 200만 원이라는데 거기에 사룟값 80만 원을 더해 월 280만 원을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개를 파양했다. 매월 연금 1,390만 원(그것도 세금 한 푼 없이)을 받는 인간이 꼴랑 개 키우는 돈 280만 원 안 준다고 개를 반품한 것.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이었던가. 입양아도 마음에 안 들면 반품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던 인간인데 개 반품하는 거야 식은 죽 먹기일 터. 경애하는 김정은 위원장님이 하사하신 물품이라 차마 함부로 하지 못했을 뿐, 그동안 보여준 삶은 소대가리, 특등 머저리, 겁먹은 개의 애견행각은 애견 코스프레였고 보여주기 식 쇼일 뿐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쇼의 달인 그 인간이 개 달력을 팔아 1억5745만6999원을 벌었다고 한다. 나의 1년 수입을 한순간에 뛰어넘는 액수라 분하고 부럽다. 어떤 년놈들이 재수 없는 저딴 달력을 사갔는지 안 봐도 DVD다마는 저딴 달력 집구석에 걸어 놓으면 집구석 개판 되고 재수 옴 붙기 딱일 터. 개 달력 사간 년놈들, 부디 새해에는 집구석 개판 되기를!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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