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중국의 공식 국호는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이다. 명색이 한자의 종주국을 자처하면서 국호는 일본이 만들어 준 인민(人民)과 공화국(共和國) 즉, 국호의 2/3를 가져다 쓰고 있다. 화제한어(和製漢語)란 일본식 한자어란 뜻으로 한자의 음과 뜻을 이용하여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진 한자 어휘를 말한다. 그 화제한어를 국호에 사용하고 있는 한자 종주국 중국의 체면은 말이 아닌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단어나 어휘에 화제한어는 두마디 중 한마디는 화제한어로 생각될 정도로, 아니 그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말과 문장 중 화제한어를 빼 버린다면 소통은 고사하고 우리는 언어를 잃어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동맥’ ‘현미경’ ‘환경’ ‘암시’ ‘민주주의’ ‘의회’ ‘국회의원’ ‘정치’ ‘교양’ ‘경제’ ‘경영’ ‘해방’ ‘학교’ ‘교육’ ‘교실’ ‘영어’ ‘인상’ ‘운동’ ‘감성’ ‘교육’ ‘현실’ ‘현대’ ‘교향곡’ ‘협주곡’ ‘음악’ ‘미술’ ‘형이상학’ ‘화석’ ‘은행’ ‘금융’ ‘철학’ ‘과학’ ‘인문학’ ‘행정’ ‘교통’ ‘항의’ ‘화장품’ ‘회사’ ‘귀납’ ‘공산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 ‘은행’ ‘금융’ ‘증권’ ‘야구’ ‘농구’ 등등 수만 수십만의 어휘는 너무나 방대하여 그 나열이 불가능하다.
조선에서는 허수아비 군왕에 불과한 철종을 세워 온갖 세도가들이 중화 사대주의에 빠져 백성의 피를 빨며 성리학에 미쳐 살았던 그 처참한 시대, 중국에서는 태평천국의 건국자인 홍수전이 어느 날 꿈속에서 나타났다는 어느 한 묘령의 백발노인으로부터 신묘한 검을 받았고, 자신이 여호와 하나님의 아들이며 예수님의 동생이고 중국에서 태어난 제2의 천왕이라며 태평천국의 난을 일으켜 무고한 생명 2천만에서 7천만이 죽어나가는 참혹한 시대에 일본은 장차 동양에 가져다 줄 문명개화의 대변혁의 선도자가 되는 쿠로후네사건이 일어난다.
일찍이 개화를 통해 앞선 문명을 받아들인 일본의 용기 있는 선택과 혜안은 봉건시대의 미개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극동에 문명대전환의 축복을 가져다 주었다.
흑선을 끌고 왔던 페리제독은 일본에 실제모형을 축소한 움직이는 증기기관차, 전화기, 시계, 재봉틀, 포도주 등의 문명이기를 선물했다. 페리제독으로부터 그렇게 전래 된 문명이기는 일본을 세계 최고의 산업국가가 되는 시작이 되었다.
1886년 일본은 국내 소비용 면직물의 3분의 2를 수입에 의존했지만 불과 십수년만인 1902년이 되면서 면직물 생산을 완전히 국산화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는 전 세계 면직물 무역량의 무려 4분의 1을 일본이 장악하는 당시에 이미 세계 최고의 산업국가에 오르게 된다. 이러한 일본의 도전정신과 재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쿠로후네사건을 시작으로 서양의 모든 앞선 문화와 문명을 받아들이며 문명의 흡수와 재창조에 필요한 어휘를 번역하거나 창조한다. 그렇게 탄생 된 것이 화제한어이다.
화제한어는 한자라는 표의문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 단어나 어휘를 조합할 수 있게 창조적이고 실용적으로 만들었다. 현재에도 “-단(團), -력(力), -법(法), -성(性), -적(的), -제(制), -주의(主義), -회(會)” 등 화제한어의 생산성 있는 조어의 어미에 따라 새로운 어휘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서구로부터 전래 된 모든 문화와 문명의 그 속성을 살펴 이해하기 쉽게 필요한 어휘를 만들어냈다.
“민주주의(民主主義)”로 번역 된 democracy는 고대 그리스어의 민중을 뜻하는 demos와 지배 또는 권력을 뜻하는 kratos의 합성어이다. 즉, 권력은 대중에게 있다는 뜻이다. democracy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살펴 “민주주의”라는 어휘를 만들어냈다.
보자, 과연 장작이나 패며 지내다 왕이 된 일자무식에 주색에 빠져 살다 쇠약해져 죽은 강화도령 철종, 일러전쟁이 일어나자 러시아 승리를 기원한다며 경복궁 기둥에 무쇠 솥단지를 묻었던 무당 푸닥거리에 미쳐 살았던 고종이 지배하던 조선, 아편에 취했던 것인지 정신병자였는지 알수는 없지만 홍수전이 예수님의 동생으로서 세상을 구원하겠다며 칼을 들고 난을 일으켰던 중국의 지적수준과 폐쇄성이 democracy를 이해하고 “민주주의”라는 말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필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조선과 청나라 그 시대, 그 사람들의 수준은 절대적으로 그럴만한 정신적, 지적 수준이 되지 못하였다는 것에 배팅한다.
언젠가 일본 식민시대의 잔재를 청산하자며 야구관계자들이 화제한어 일색인 투수, 타자, 포수, 외야수 등의 야구 용어를 바꾸자고 나선 적이 있었다. 그러면 화제한어인 “야구(野球)”라는 용어는 어찌할 것인가?
우리말로만 바꾸자면 “들판에서 공던지며 노는 놀이” “던진 공을 치면 달리는 놀이” 라고 불러야 될 것 같다. 이쯤되면 정신병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국민학교”라는 화제한어와 일제를 청산한다며 “초등학교”로 바꾸었다. 그러면 “초등(初等)”이라는 화제한어는 뭔 헛소리이고, 고등학교(高等學校) 라는 화제한어는 왜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둔 헛지랄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아주 오래 전 여행과 등산을 위해 일본 북알프스 야리가다케산을 갔다 온 적이 있다. 일본말은 한마디도 할 줄 몰랐던 필자는 길을 물어보면 손잡고 기꺼이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던 너무나 친절한 일본 시민과 한자로 필담을 하며 4박5일의 일정을 아무런 불편함 없이 여행했다. 일본은 중국 해군 정도는 가지고 노는 미국에 이은 해군력 2위의 사실상 최강대국에 올라 있는 선진국이다. 이런 세계 최고의 선진국인 일본과 우리는 한자로 필담이 가능할 정도로 언어 유산을 공유한다. 이 얼마나 축복인가 말이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가 국어인 호주는 단지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만으로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엄청난 인력이 취업을 하여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고 부러움에 질투심이 폭발하던 어느 반일주의자를 알고 있다.
화제한어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며, 각고의 노력으로 서구문명을 해석하고 재창조한 일본의 노고에 무임승차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일팔이에 미쳐 있는 바보들의 행진이 가소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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