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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왜’는 동학농민군 가리킨 아픈 낱말
작성자: 펌돌이 조회: 2619 등록일: 2022-12-12



  • 토왜(土倭), 토왜배(土倭輩)는 아프면서도 슬픈 낱말이다. 눈먼(盲目) 데다, 겉핥기 인식을 가진 이들이 키득거리며 써서는 결코 안 되는 단어다.
중국 랴오둥(遼東)성 뤼순(旅順) 203고지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쇠처럼 무거웠다. 203고지는 러일전쟁(1904~1905) 격전지다. 러일전쟁 종전을 앞둔 1905년 7월 일제는 미국과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어 한반도 지배를 보장받았다. 

일제는 1905년 11월 외교권 박탈 및 통감부 설치가 골자인 을사늑약을 강제했다. 1906년 3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초대 통감으로 부임해 병탄(倂呑)이 시작됐다. 안중근(1879~1910)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원흉(元兇) 이토에게 총구를 겨눈다. 

“일개 조그마한 늙은이가 염치없이 감히 하늘과 땅 사이를 횡행하듯 걸어오고 있었다. 저것이 필시 늙은 도둑 이토일 것이다. 이때가 바로 1909년 9월 13일(양력 10월 26일) 상오 9시 반쯤이었다.” 

안중근은 뤼순감옥에서 쓴 자전(自傳)에 이렇게 적었다. 수년 전 203고지, 뤼순감옥, 일본관동지방법원에서 안중근의 흔적을 훑으면서 그가 옥중에서 쓴 글을 읽었다.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대목에서 그간 알고 있던 역사 인식과 달라 소스라쳤다. 

“한국 각 지역에서 이른바 동학당이 벌 떼처럼 일어나 외국인을 배척한다는 핑계로 군현(郡縣)을 횡행하면서 관리들을 죽이고 백성의 재산을 약탈했다. 관군이 그들을 진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청국 병정들이 건너오고, 또 일본 병정들도 건너와, 일본과 청국 두 나라가 서로 충돌해 마침내 큰 전쟁이 되고 말았다. 



그때 나의 아버지는 동학당의 폭행을 견디기 어려워 동지들을 단결하고 격문을 뿌려 의거를 일으켰다. 동학당의 괴수 원용일이 2만여 명을 이끌고 기세도 당당하게 쳐들어왔다. 나는 동지 6명과 함께 자원하고 나서서 선봉 겸 정탐독립대가 돼 전진 수색하면서 적병의 대장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적병의 사상자는 수십 명이었다. 우리 의병들은 한 사람의 부상도 없었으므로, 하늘의 은혜에 감사하고 만세를 세 번 부르며 본동(本洞)에 개선해 승전 보고를 알렸다.”

눈먼(盲目), 겉핥기 인식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 ‘녹두장군’으로 불린 전봉준(가운데)은 전북 순창에서 붙잡혀 1895년 3월 29일 처형됐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 ‘녹두장군’으로 불린 전봉준(가운데)은 전북 순창에서 붙잡혀 1895년 3월 29일 처형됐다.

동학농민혁명은 문재인 정권이 계승했다고 여기는 정신 중 하나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도 2018년 3월 시행됐다. 특별법 1조는 “이 법은 봉건제도를 개혁하고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국권(國權)을 수호하기 위해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사람의 애국애족정신을 기리고 계승·발전시켜 민족정기를 북돋우며,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그 유족의 명예를 회복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토왜’ ‘토왜당’ ‘토왜언론’ ‘토왜세력’ 같은 낱말이 범람한다. 특정 정파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이 파시즘적으로 몰려다니면서 실검 순위를 조작하고 ‘토착왜구’ 낙인을 찍는다.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거나 조국 같은 이들을 꾸짖으면 어김없이 ‘토왜’로 몰린다. 일본과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자고 하면 ‘토왜세력’, 정권의 잘못을 지적하면 ‘토왜언론’, 경쟁하는 정당은 ‘토왜당’이다. 

‘토착왜구’만큼이나 한국인에게 모욕적인 단어도 없다. 구한말 매국노나 일제강점기 친일파를 가리켜서다.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 일본에 부역하는 무리가 존재하지 않으니 맹목적 지지가 망상(妄想)으로 나타난 것이다. 망상은 병적으로 생긴 잘못된 판단이나 확신을 가리키는 단어다. 

1910년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토왜천지(土倭天地)’라는 글에 따르면 토왜는 ‘얼굴은 한국인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 자’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인종(人種)’이다. 그렇다면 ‘토왜천지’가 지목한 토왜는 어떤 이들을 가리키는 것일까. 

토왜(土倭), 토왜배(土倭輩)는 아프면서도 슬픈 낱말이다. 눈먼(盲目) 데다, 겉핥기 인식을 가진 이들이 키득거리며 써서는 결코 안 되는 단어다. 

토왜의 어원(語源)을 찾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동학농민군을 만난다. 결론부터 말하면 토왜는 동학농민군을 가리키는 말이다.

서로를 증오한 항일 의병과 동학농민군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고종 31) 동학접주 전봉준 등을 지도자로 동학교도와 농민이 합세해 일으킨 반외세·반봉건 운동이다. 요즘 말로 하면 반일(反日), 민족자주를 외친 것이다. 그렇다면 동학농민군이 어떻게, 왜 토착왜구가 된 것일까. 

안중근은 1909~1910년 뤼순감옥에서 쓴 글에서 “동학은 일진회의 무리”라고 적었다. 일진회는 친일파이자 민족반역자인 송병준 이용구를 주축으로 해 일제의 대한제국 병탄에 호응한 친일단체다. 

애국지사 정암 이태현(1910~1942)의 유고집 정암사고(精菴私稿)에 적힌 ‘수왜십죄(數倭十罪·왜놈들의 열 가지 죄목)에는 “토왜가 원수와 같은 오랑캐(일본)를 끌어들여 종묘사직을 망하게 했다”는 대목이 있다. 

이태현은 유교의 가르침대로 산 정통 유학자다. 정암사고의 ‘토왜’는 안중근이 가진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다. 

동학농민군이 토왜로 몰린 것은 친일단체 일진회의 다수가 동학농민군 출신이기 때문이다. 친일 단체에서 송병준 같은 고위직은 소수였고, 저변을 이룬 게 동학농민군과 박해를 당하던 천주교인이었다. 

카를 마르크스를 원용하면 조선의 양반 계급은 ‘봉건지주’다. 안중근의 아버지 같은 ‘봉건지주’들이 의병을 조직해 자신들이 ‘폭도(동학농민군)’라고 규정한 이들과 싸웠다. 안중근도 16세의 나이로 출전해 동학농민군을 ‘때려잡았다’. 

동학농민군을 학살한 주역은 고종이 끌어들인 일본군이 아니라 조선의 관군과 ‘봉건지주’들이 조직한 의병이었다. 양반 계급이 조직한 항일 의병과 동학농민군을 때려잡은 의병은 동전의 앞뒷면이다. 

일제가 양반들이 조직한 항일 의병들을 진압할 때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이 친일파가 돼 의병을 타격했다. 수많은 동학농민군이 일진회에 가입했다. 학살에 대한 복수였을 수도 있고 일본의 실체를 착각했을 수도 있다. ‘봉건지주’들은 농민군을 토왜라고 칭했다. 

토착왜구라는 낱말은 이렇듯 아프면서도 슬픈 역사의 산물이다.

역사는 ‘이해’하는 것

동학운동, 갑오농민전쟁, 동학농민운동, 동학농민전쟁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던 동학농민혁명은 2018년 3월 시행된 특별법을 계기로 ‘혁명’이라는 명칭을 되찾았다. 

반외세·반봉건을 외친 ‘동학농민혁명’과 ‘일진회’ 이력이 겹치는 이들의 삶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동학농민들에게 ‘토왜’ 낙인을 찍은 ‘의병’들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동학농민군과 의병은 왜 서로를 증오했을까. 동학농민들이 쟁취하려고 했던 가치와 의병들이 지키려고 한 가치는 무엇인가. 

장관 임명 여부를 두고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한 인사는 일본과의 갈등이 불거지자 파시즘적인 애국-이적, 반일-친일 이분법을 내놓으면서 동학농민혁명의 ‘죽창가’와 ‘의병 DNA’를 동시에 언급했으나 역사는 선과 악으로 나눠 ‘평가’하는 게 아니다. 앞선 시대를 산 이들이 왜 그렇게 살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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