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은 전투원이다. 회장이 되기 전에 나도 논객으로서 싸움꾼이었다. 그러나 회장을 맡으면서 싸움꾼 비바람은 쓰레기통에 버렸다. 철저하게 개인 감정은 배제하고 회장으로서 논객넷을 위한, 논객들을 위한 공적 사고방식으로만 고민하고 논객넷을 운영했다. 논객은 싸움꾼이고 전투원인데, 그 싸움꾼 수십 을 한곳에 모아놓은 논객넷에 바람 잘 날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오죽하면 노무현처럼 '회장 못해 먹겠다'고 게시판에 공표하고, 논객 회장은 3D업종이라고 토로했겠는가. 논객 비바람으로서 반박하고 싶은 글도 있었고, 싸움꾼 비바람으로서 붙어보고 싶은 논객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회장으로서, 논객넷의 보존과 자유논객연합의 유지를 책임져야 할 회장으로서, 개인적 욕망과 분노와 회한은 묻어버리고 인내와 헌신으로서 논객들을 위하여 논객넷에 무한한 자유를 허용하고자 노력했고, 지금도 그렇다.
논객넷 10년 동안 나는 회장으로서 논객에게 딱 두 번 분노했다. 논객넷 대문은 많은 비용이 투입된 시스템이다. 시스템을 여러번 변경했고 개혁했다. 이 모든 것들은 대표논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고, 글쓰기 유도를 위한 시스템이었다. 대표논객 숫자도 다수 - 엄선 - 권고 등의 시스템을 거치며 자주 바뀌었다. 이 모든 것은 논객넷의 활성화를 고육책이었다.
초창기에는 대표논객(현재의 칼럼위원)이 20명이었다. 그러나 하루 게시글은 손가락 5개 꼽기도 어려웠다. 썰렁한 게시판을 보면서 가슴이 무너지곤 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글 안쓰는 논객들을 제외하여 부지런한 논객 위주로 칼럼위원을 구성했다. 그로부터 1년여 지났을까. 칼럼위원에서 제외된 어느 대표논객과 통화할 기회가 있었다.
요새 어떻게 지내십니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글은 안쓰고 계십니까? 가끔 쓰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 논객넷에도 올려 주십시오. 요번에 논객넷에 글 쓰러 왔다가 보니 내 간판이 없어져서 글을 안 올리고 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ㅜㅜ
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다가 목이 빠져서 시스템까지 바꾸었건만, 그 시스템을 바꾼지 1년여가 다 되어가건만, 논객넷의 대표논객이라면서, 그 대표논객은 1년여 동안 논객넷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것까지 회장으로서 인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간판이 없어서 글을 안올리고 있다니!
좌파는 모이면 전투 노선을 가지고 토론하고 분열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파는 모이면 누가 감투를 쓸 것인가로 싸우고 분열한다고 한다. 당신은 대한민국을 위하여 글을 쓰는 논객인가, 아니면 자기 간판을 위하여 글을 쓰는 논객인가.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나라가 빨갛게 물드는 한이 있어라도 자기 간판이 없다는 이유로 글을 안쓰겠다는 사람에게 논객넷의 자리는 없다.
또 한번은 어느 논객이 자기 글을 모두 지우고 논객넷을 떠났다. 한마디 인사말도 없이. 일보봤더니 그 논객의 글에 누군가가 댓글을 달았고, 그 댓글은 비판적이었거나 공격적이었던 모양이다. 그 댓글이 달렸다는 이유 하나로, 단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그 논객은 자기 글을 모두 삭제하고 떠나버렸다.
논객의 글이 자기를 떠났을 때 논객의 글은 공공의 무기가 된다. 종북좌익들을 척결하기 위한 무기, 이 무기를 원하는 이에게 논객들은 그 누구라도 종북과 싸우기 위하여 무기를 집어들수 있는 권리를 이미 부여한 것이다. 종북과 싸울 것이라면 국민 누구라도 논객이 생산한 무기를 자유롭게 소유하고 행사하여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한 전투에서 권리와 의무가 있다.
출처와 저자를 표시해 준다면, 대한민국 정체성의 회복을 원하는 국민은 누구라도 자유우파 논객들의 글을 자유롭게 펌할 수 있으며, 장소를 불문하고 게시할 수 있다. 논객은 자기의 글을 펌하고 게시하는 사람에게 감사를 드린다. 자기의 글이라는 펌하는 이유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종북척결을 위한 애국운동의 일환으로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존재해야 자기의 글도 존재할 수 있다는 이 논객의 글씀은 애국운동이 아니라 노인당의 취미활동에 다름 아니었다. 대한민국이 존재 하기에 자기가 존재할 수 있다는 선공후사의 논리가 아니라, 자기가 존재해야 대한민국도 존재할 이유가 있다는 논리, 이건 분명 대한민국 자유유파의 논리가 아니었다. 우리가 부수려 하는 빨갱이의 논리와 비슷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