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의 정의인지 논객의 의무인지 논객이 지켜야 할 덕목인지 10가지를 거의 마그나카르타 수준으로 거창하게 올리셨는데 글을 쓰면서 그거 하나하나 일일이 마음 깊이 새기면서 글을 쓴다면 저는 도저히 글을 쓸 수 없을 듯합니다. 10가지를 새기고 가다듬고 지키면서 글을 쓰기는 신선 되는 것보다도 부처 되는 것보다도 더 어렵겠습니다. 누구든 저 10가지에 하나의 부족함도 없이 글을 쓴다면 그분을 성인 반열에 올려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굳이 거창하고 현란한 글로 10가지 덕목을 정하여 논객을 구속하지 않아도 됩니다. 논객이 저 많은 것들을 잘 지키는지 실생활에서 얼마나 도덕적으로 사는지 바람을 피우는지 사기를 치고 돌아다니는지 그건 독자들이 알 방법이 없습니다.
논객이 뭐 별 거겠어요? 논객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람입니다. 팩트에 충실하고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글을 쓰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잘 쓴 글은 글짓기 대회에서나 필요하고, 과학이나 논리는 뒤로 하고 오로지 힘 있고 주장이 강한 글은 웅변대회 원고로 쓰면 됩니다.
그런데 팩트와 과학과 논리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독자와의 소통입니다. 논객넷의 자유토론방은 댓글창이 있어서 독자와 소통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책을 하나 써도 '출판기념회'를 열거나 '저자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곤 하는데, 돈 들 일 없고 많은 시간 낼 일도 없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독자와 댓글로 주고받는 그까짓 소통조차 외면하는 논객이 있습니다.
독자들이 논객보다 하수로 보이는가요? 독자와 소통하면 지엄하신 논객의 권위가 추락하는 건가요? 오류를 받아들이고 고치기가 그렇게 자존심 상하는 일인가요?
독자와 소통하기 싫은 논객은 여기처럼 공개된 사이트에 바쁘신 걸음 하시지 말고 개인 블로그에 비공개로 글을 올리기를 권합니다. 마치 개한테 뼈다귀 던져주듯 ‘옛다, 이거나 읽고 찌그러져 있어라’ 하는 건가요? 글 하나 툭 던지고 내빼면 내가 마치 뼈다귀나 기다리는 개가 되는 것 같아 기분 진짜 더럽습니다.
논객이라는 명예로운 간판을 얻은 논객분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월회비 납부 얘기는 어려운 경제사정을 고려하여 차마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결론은 이것입니다. 독자와 소통하지 않는 논객은 논객이 아닙니다. 논객넷에는 논객보다 더 훌륭하고 고명하신 독자들 많습니다. 독자들을 ‘탑’압하지 마세요.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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