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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The Column] ‘파친코’ 작가는 왜 ‘나만의 正義’를 경계했나

작성자:

조고아제

조회: 2027 등록일: 2022-05-23

<div>[朝鮮칼럼 The Column] ‘파친코’ 작가는 왜 ‘나만의 正義’를 경계했나</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최근 영화·소설 등 지나친 ‘정의’ 강박</div><div>차별·혐오 막아야 하지만 종종 상업주의·전체주의 변질</div><div>참신 잃고 진부해져 더 문제… 과도한 PC가 문화 예술 망쳐</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어수웅 문화부장</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입력 2022.05.23 03:20</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이 에피소드부터 시작해야겠다. 사석에서 들은 여성 작가의 푸념이다. 젊은 남성 편집자가 자신의 문장을 바꿨다는 것. 가난한 섬마을에서 어부의 딸로 태어난 일제강점기 주인공이 육지 사내에게 ‘시집갔다’고 표현했는데, 이를 ‘결혼했다’로 고쳤다는 것이다. PC(politically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려 때는 남자들이 장인 장모 집으로 ‘장가’를 갔고, 유교를 받아들인 조선은 반대로 여자들이 ‘시집’갔다고 설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편집자는 웃으며 이렇게 반박했다고 한다. “요즘은 여성 독자가 훨씬 많아서, 조금이라도 여성의 심기를 건드릴 것 같은 내용은 싹둑싹둑입니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이런 고백도 있었다. 이번에는 젠더 감수성이 아니라 성 소수자에 대한 PC 문제다. 작년에 조선일보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한 2관왕 소설가 윤치규씨가 최근 소설집을 냈다. 제목은 ‘러브 플랜트’. 주인공은 예외적으로 이성애자 남성이다. 지금 예외적이라고 썼다. 요즘의 문학 트렌드는 게이나 레즈비언 혹은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가 핵심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왜 이성애자 남성을 주인공으로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요즘 소설은 이성애자 남성이 드물잖아요.”</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프로 불편러’ ‘PC충’ 등 정치적 올바름에 집착하는 이들을 비하하는 표현까지 나왔지만, 나는 아직 현실에서 PC의 역할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 성별·연령·인종·장애·종교·성적지향·학력 등에 의한 차별과 혐오가 상존하는 게 현실이고, 이들을 위한 정치적·도덕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 예술 영역에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다양성을 배려하기 위해 시작했던 운동이 안타깝게도 문화 상업주의나 문화 전체주의로 변질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가 있다. 대중문화와 순수 예술의 최전선에서 새로움을 선취(先取)해야 할 의무를 지닌 작품들이 PC라는 갑옷 뒤에 숨어 참을 수 없이 진부해졌다는 점이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할리우드의 수퍼히어로 영화에 제작 공식이 있다는 건 이제 비밀도 아니다. 마동석이 출연한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는 히어로가 10명 등장하는데 여성, 성 소수자, 장애인, 어린이 등이 각각 1인분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인종적 다양성도 필수. 자아 도취 영웅 킨고는 현실에서 인도 발리우드 배우고, 초음속 영웅 마카리는 청각 장애를 지닌 흑인이다. 최고의 펀치를 지닌 한국 배우 마동석은 말할 것도 없고. 차별과 혐오를 거부한다는 PC의 명분이야 누가 부정하겠나. 하지만 기계적 배려와 균형은 영웅들의 매력을 증발시켰고, 작품은 재미를 상실한 도덕 교과서가 되어버렸다. 인도 시장 노려 킨고 넣고, 한국 시장 때문에 마동석 캐스팅해서 찌개를 끓였는데, 영화는 괴식(怪食)이 되어버렸다는 관객의 싸늘한 비판과 함께.</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이제 ‘파친코’의 작가 이민진을 왜 제목에서 인용했는지 이야기할 때다. 그는 애플TV+ 드라마로 제작되어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파친코’의 원작자. 부산 영도의 딸이었던 주인공 선자가 일제강점기에 오사카·도쿄 등지로 옮겨가 뿌리내리며 살아가는 4대(代)의 핏줄 서사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한인 행사에 참석한 작가는 이런 고백을 했다. 15년 동안 쓴 초고를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썼다는 것. “미국에서 예일대를 다니던 시절, 나는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하다 자살한 일본 중학생 이야기를 전해 듣고 분노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나중에 결혼해서 일본을 찾은 뒤 재일 교포 할머니들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깨달았다. 종전에 썼던 내 원고가 끔찍했다는걸. 너무 교훈적이고, 분노가 가득했고, 나만의 정의만 녹아 있었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그는 ‘나만의 정의’라는 표현을 썼다. 인간은 잔혹하면서도 따뜻할 수 있는 이중적 존재. 일본과 미국에서 겪은 차별, 그리고 소수민족의 분노만으로 장편소설을 완성했다면 소위 가해자와 피해자 양쪽 모두의 지지가 있었을까. 나는 작가가 혼자만의 정의를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양쪽 독자를 모두 설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사상은 악이 아니라 정의라는 명제가 있다. 악에는 죄책감이 따라오지만, 정의에는 그조차 없기 때문이다. 적절한 제어 수단이 없다. 다들 정의만 있으면 상대방에게 무슨 상처를 입혀도 된다고 생각한다. 문화 예술의 PC 강박도 마찬가지. 과도한 강박적 PC는 정치적으로 옳지 않고 문화적으로도 해롭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어수웅 문화부장</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朝鮮칼럼 The Column] ‘파친코’ 작가는 왜 ‘나만의 正義’를 경계했나</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만물상] 바이든 “우린 땡잡았소(married up)”</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사설] ‘싱가포르 환상’ 벗어나 4년 만에 궤도 찾은 韓·美 안보 체계</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100자평</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4</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도움말삭제기준</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노송근</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2022.05.23 06:21:35</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PC(Political Correctness)라는 말은 참으로 역겨운 단어다. 누구 마음대로 올바름이라고 정의하는가? PC는 마치 종북좌파들이 자신을 진보라고 포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올바르다는건 저들만의 주장일 뿐이다. 한국사회도 보수니 진보니 하는 그런 엉터리 용어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 우파, 좌파로 부르면 끝이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답글작성</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4</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0</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신형철</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2022.05.23 06:06:03</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필요한 지적이네요. 정의 논쟁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공정 이슈도 마찬가지고요.</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답글작성</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4</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0</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박정도</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2022.05.23 05:14:47</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자본주의 사회에서 문화나 예술도 돈이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너무 정의나 도덕을 앞세우면 외면당한다. 고객의 요구를 앞세우는 예술이어야 한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답글작성</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3</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0</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더보기</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당신이 좋아할만한 콘텐츠</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구취가 해결된다고?? 이렇게나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면 진즉에 했을텐데!</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3년 만에 칸에서 열린 ‘한국 영화의 밤’, 강수연 추모했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갱년기 부문 압도적 1위 '이것'.. 3주만에 12가지 증상 한번에 싹~!</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세계 각국, 미친 물가에 “환율 하락, 오히려 좋아” 기묘한 환율 이야기</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바이든, 박지현에 “나도 서른살에 상원의원…큰 정치인 되길”</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尹대통령 부부, 靑열린음악회 등장… “청와대는 국민 여러분의 것”</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Recommended by</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많이 본 뉴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1</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손흥민, 亞선수 최초로 새 역사 썼다… 살라흐와 EPL 공동 득점왕</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2</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인맥 관심 없던 한동훈, 윤석열 따르게 된 진짜 이유는</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3</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박항서의 베트남 U-23 대표팀, ‘SEA 게임’ 2연패 달성</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4</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민경우 “운동경력 없던 文, 운동권 이념 과잉... 최악 정권 됐다”</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5</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핵에는 핵으로 대응”… 북핵 억제 수단으로 ‘핵’ 처음 명시</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6</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위로되고 힘 얻는 시간”... 배우 고소영, 이부진과 찾은 곳은</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7</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앞으로 일주일 살 수 있어요”…23세 시한부 유튜버의 마지막 인사</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8</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윤호중 “尹정부, 외교 아마추어… 정권 넘겨줘서 죄송”</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9</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尹대통령 부부, 靑열린음악회 등장… “청와대는 국민 여러분의 것”</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10</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세계 각국, 미친 물가에 “환율 하락, 오히려 좋아” 기묘한 환율 이야기</div><div><span style="font-size: 12px;"><br></span></div><div>오피니언정치 뉴스국제 뉴스사회 뉴스경제 뉴스스포츠 뉴스연예 뉴스문화·라이프 뉴스조선멤버스DB조선</div><div><br></div><font size="3"></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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