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이 쓴 전혜린 추도사
지난 4월 7일 조선일보 '김지수의 서정시대'라는 칸에 <57년 전 이어령이 쓴 전혜린 추도사>라는 글이 있었다. 이 내용을 보면 이어령과 전혜린 두사람 다 1934년 1월에 태어난 동년배였었다고 한다.
이글의 필자 김지수는 평창동 언덕에서 암으로 임종을 앞둔 이어령 선생을 만난다. 여기서 이어령은
"탄생의 그 자리로 돌아간다" 고 목적지를 분명히 했고 "죽어도 살아 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지수는 57년 전 전혜린이 사망했을 때 이어령이 쓴 추도사를 소개한다.
"..... 그는 활화산이었다. 이 지상에서 살다 간 서른 두 해, 자기의 생을 완전하게 살고 간 여자였다. ....생을 열심히 진지하게 살았다. 정말로 유일한 여자였다...."
라는 내용이다.
전혜린이 과연 사람들이나 이어령 선생이 칭송하듯 불꽃같이 살았고 활화산이었으며 그렇게 자기생을 완전하게 살았던 유일한 여자였나?
아닐 것이다. 정 반대가 아닐까 싶다. 무엇이 그의 삶과 죽음을 신화로 만들었을까?
사실 전혜린에 대한 그 칭송의 말들은 사실상 실체라고는 없는 스타 만들기 이데올로기와 저널적 선동의 산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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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외국 가서 공부하곤 하는 게 흔치않던 시대에 그런 거 한 데다 튀는 액션과 멋부리기, 글 줄을 날리던 지적 행적들이 그냥 각광병footlight을 낳았을 것이고 그런 낭만적 분위기는 그를 선망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서른 두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폭음하며 커피를 15잔씩 마셔야 했던 그의 삶은 건강한 표상일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인생길에 그 많은 찬사를 보낸단 말인가?
이성적 존재자로서의 인간 지성의 끝은 세계의 근본 원인자요 존재의 근원적 모티브가 되는 궁극적 실재자를 만나는 것이다. 모든 지식의 최종 목적이 여기에 있다. 그 작업에 실패한 학문과 지적 노력들은 사실상 땅의 것에 몸부림 치다 끝난 결과일 것이다.
전혜린은 그 걸 해내지 못하고 그냥 불안했고 방황한 여인었다.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고 은혜의 복음으로 구원 받지 못한 영혼이 불안을 견딜 수 없어 점성술에 탐닉하거나 점을 치는가 하면 폭음을 하곤했던 (사망 전날도) 전혜린인데 그녀의 삶과 죽음이 왜 신화가 되어야 하는지?
수필집과 번역서 내곤 한 게 그렇게 우상화의 조건일 수 있나?
전혜린 시대는 대학생이 많지 않은 시대고 여성이 그렇게 공부하고 튀곤 하는 게 쉽지 않은 시대였다. 그런 시튜에이션에서 서울대니 독일유학이니 하는 허상들에다가 좀 튀는 모습과 액션이 그 신화를 만들었을 것이다.
대중은 언제나 우상을 그리워 한다. 인간이 지닌 고독이란 병은 스타나 또는 전체주의적 카리스마를 희구한다. 뭔가 시원하고 강력하며 별나고 선망할 것을 찾는다. 이런 시튜에이션에서 제조된 스토리가 전혜린 신화 아닐까?
사람은 스타가 되면 그에 준한 怪行을 하려 든다. 그 괴행이 멋스러워 광팬이 생기고 자살자가 나오기도 한다. 전혜린을 따라 자살한 사람들도 있었으니 슬픈 여인의 몸짓에 홀려버린 결과 아닐까?
그래도 이어령 선생은 신앙의 흔적이라도 남겼다. 희미하게나마 자신의 사후 존재양식에 대한 그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혜린은 그냥 방황하고 불안한 영혼이었고 세계와 존재의 궁극적 원인자를 만나지 못한 그런 유랑하는 실존이었을 뿐인데 주변서 추겨주니까 자신도 지적 멋을 부리면서 괴행을 한 자아였지 않을까 싶다.
인간은 피조물이다. 세계와 존재의 원인자가 아니다. 지구란 별에 그냥 내던져진 존재자들일 뿐이다.
이성적 존재자로서 인간의 최고 목적은 이 세계를 존재케 한 궁극적 원인자를 찾고 만나는 일이다.
여기서 실패한 영혼은 결국 허무에 직면하고 전혜린 스타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혜린 신드룸으로 자살한 여고생도 있었던 건 대중적 허위 그리고 무지가 낳은 비참성이었다.
인간은 부활이요 생명이신 그리스도에게서만 허무와 불안을 극복한다. 이어령 선생님은 그리스도를 만나듯이 보인다. 그래서 희미하게나마 사후의 존재양식을 토로했다.
전혜린은 그냥 허무에 종속된, 고통스런 실존이었을 것이다.
2022.4.18.안티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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