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더 큰 이익 노려 합병 반대" 원본보기 |
|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17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은 합리적 투자였고 국익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합병은 당시 삼성 주주들에게 유리한 것이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삼성합병, 주주들에게 유리"
신 교수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및 삼성임원 등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국민연금은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달리 수익률 뿐만 아니라 국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자본과 국내 대표 기업 중 양자 택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후자의 손을 드는 게 맞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당시 제일모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도 합병 찬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신 교수는 "국민연금은 합병 직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1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었다"며 "합병이 무산되면 제일모직 주가 폭락이 일반적인 견해였는데,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이를 막는 것이 합리적 투자였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국민연금공단과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특검의 주장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신 교수는 "합병은 당시 삼성 주주들에게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았다"며 "엘리엇은 알박기 펀드로 더 큰 수익을 노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작은 이익을 얻으니 개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는 2015년 6월11일부터 합병일인 7월17일까지 한 달여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율 변화 수치를 들었다. 이 기간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을 판 사람도 투표할 수 있어 순수하게 투자수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지분율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엘리엇의 주장대로)합병이 수익률에 나쁘다면 주식을 팔고,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율도 줄었어야 했다"며 "그러나 지분율 변화는 거의 없는데다 이 기간 주가는 오히려 15~20% 올랐다"고 분석했다.
합병 이후 주가 하락에 대해서는 "주식시장에는 소문에 사서 소문에 팔라는 격언이 있다"며 "(합병일인) 7월17일은 기간이 명확한 날로, 이미 이익을 본 투자자들이 차익을 보기 위해 주식을 팔아 주가가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서는 엘리엇 실체도 모른채 논의"
신 교수는 "국내에서는 엘리엇에 대한 실체도 모른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엘리엇의 행태를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엘리엇에 대해 "자신들은 이익을 얻고 남은 손해를 보게하는 집단으로, 벌처펀드(부실기업이나 부실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자금)라는 이름도 얻었다"며 "당시 삼성은 윈-윈게임을 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윈-루스 게임의 틀을 만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