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 이물질이 발견된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를 공급한 두원메디텍사(社)가 계약 물량을 맞추려 밤샘 작업까지 하며 하루 20만개씩 생산했던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이 회사는 과거엔 한 달에 20만개 정도를 생산했던 터라, 납품 일정을 무리하게 맞추려다 품질 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에선 “정부가 국민 안전이 걸린 주사기 생산 책임을 중소기업에만 맡기고 품질 관리에 뒷짐을 졌던 것 아니냐”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월 27일 불량 주사기를 공급한 두원메디텍 공장을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해당 공장은 ‘멸균’ 주사기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가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식약처는 현장 조사 후 “공장 작업실 내 공기 조화 장치 및 필터 노후화로 공기 질이 저하됐고, 출입구가 많아서 외부 오염 물질 유입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또 정밀한 장비 없이 작업자 눈으로만 불량품을 골라내다 보니 이물질 주사기를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식약처는 두원메디텍이 정부와 계약한 납품 물량을 맞추느라 하루에 20만개씩 만들면서 밤샘 작업을 하는 등 장비·작업자 피로도가 누적된 것도 주사기 불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봤다.
정부가 싼값에 최소 잔여형 주사기를 대량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도 주사기 불량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월 말 LDS 주사기 2750만개에 대한 입찰 공고를 냈다. 이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국내 LDS 주사기 생산 업체 4사 가운데 두원메디텍 한 곳뿐이었다. 두원메디텍은 26억9500만원에 사업을 따냈다. 이 가운데 운송비와 부가세를 제외하면 주사기 1개당 추정 단가가 99원이었다. 이처럼 저가 수주를 하다 보니 품질 관리에 한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해 칭찬했던 풍림파마텍의 주사기 가격은 두원메디텍 제품의 9~10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풍림파마텍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의 상생형 스마트공장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한 달 만에 주사기를 월 1000만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지만 국내에 공급 계약은 하지 않았다.
불량 주사기 사용에 따른 이상 반응이 없다는 방역 당국 설명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9일 주사기 이물질에 따른 이상 반응 가능성에 대해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조명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2015년 비경구 약물협회지에 게재된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이물질 주사기 사용 시 발열(temperature), 불쾌감(feeling weak)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정부가 백신 수급과 주사기 이물질 문제와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