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변호사의 경기도지사 출마를 환영하며
강용석이가 돌아온다. 비바람 치는 이 정치판에 그가 다시 온다 하니 어깨 한쪽이 벌써 따뜻해지는 것 같다. 이 바닥 경력으로는 내가 조금 오래되지만, 내가 초짜 논객이던 시절부터 정치인 강용석은 풍운아였다. 그는 항상 비바람을 몰고 다녔고, 그리고 능력이 있었다. 그를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가 돌아온다 하니 옛날 먼 길 떠났던 친구가 돌아오는 느낌이다.
강용석 변호사의 경기도지사 출마가 반가운 것은, 우선 유승민을 안 봐도 되고 기권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유승민이가 당락을 떠나서 그가 출마하는 꼴을 어찌 두 눈 뜨고 볼 수 있으리. 그리고 싸울 줄 아는 우파 정치인이 없는 이 바닥에 싸울 줄 아는 정치인, 그것도 절세고수의 전투력을 가진 정치인 한 사람이 나타난다 하니 어찌 용기 백배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싸울 줄 모르고, 비겁한 것은 보수우파의 특기였다. 게다가 공짜로 숟가락 엊기는 주특기였다. 전투가 끝나자 역시나 숟가락들이 먼저 나타났다. 홍준표, 유승민이가 무슨 전투를 했다고 숟가락을 내미는 것인가. 치사함을 넘어서 파렴치한 도적떼들이다. 이번 윤석열 승리의 8할은 가세연의 공로가 아닐까. 그만큼 가세연은 최전방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뤘다. 열심히 싸웠던 가세연에서 열심히 뛰었던 강용석이가 경기도에 출마를 하는 것이 세상 이치의 도리이다.
국힘당의 눈 돌아가는 정치인을 도지사로 만들었다가는 이번에는 경기도를 팔아먹을지 모른다. 원희룡 같은 무색무취의 정치인을 경기도에 보냈다가는 제주도처럼 민주당 놀이터를 만들어 버릴지 모른다. 위로 봐도 강용석, 옆으로 봐도 강용석, 아무리 봐도 강용석 밖에 없다. 인재 가뭄이 든 국힘당이 이번에 횡재를 했다. 강용석 같은 인재가 제발로 걸어왔으니. 노끈 하나 주어왔을 뿐인데 그 끝에 황소 한 마리가 딸려 온 것이다.
강용석이가 싸움만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고, 서울대, 하바드대라는 휘황한 간판에다가, 변호사, 교수, 국회의원, 방송인까지 강용석이 못하는 것이 없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여자 아나운서'라는 설화로 좌파 페미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도 개그맨 고소건으로 일거에 상황을 역전시키는 특출한 솜씨를 자랑했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구호 '주신아, 군대 가자!'를 탄생시킨 주역이 강용석이었다. 그때 박원순이라는 대어를 거의 다잡았다가 놓치기도 했었다.
강용석이가 경기도지사로 가는 길은 아직 멀었다. 넘어야 할 고개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이준석 당대표와는 미리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국힘당으로 입당한다면서 당대표를 마구 때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작은 싸움에 연연하다가 큰 싸움을 놓칠 수 있다. 이준석 역시 이번 대선에서 커리어를 키웠다. 강용석이가 이준석을 볼 때 눈을 비벼야 하는 것이 맞다. 경기도지사가 아니라 더 큰 꿈을 가진 자라면 이런 것들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가세연의 위력은 대단했다. 기자와 변호사의 조합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했다. 이재명은 가세연에게 패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보수우파에 이런 싸움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었다니. 강용석의 존재감은 그런 것이다. 경기도지사 선거전도 이렇게 승리했으면 좋겠다. 경기도지사 뿐만 아니라 강용석 같은 사람, 우리가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모실 수 있다면 20년 논객질이 허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가 못했던 것, 윤석열이가 하지 못했던 것을 강용석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용석이가 보여줬던 수 많은 모습들 중에 잊을 수 없는 장면이 하나 있다. 수년 전 TV조선 연예 토크에서 가난했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강용석은 울었다. 나는 눈물팔이 하는 정치인을 경멸하지만, 그때 강용석은 정치인이 아니었고, 그 슬픔에 나도 동감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과외 알바로 받은 첫 과외비를 어머니께 드렸을 때 어머니는 대성통곡을 했다며, 강용석은 눈시울을 붉히다가 껄껄 웃는 것인지 꺼이꺼이 대성통곡을 하는 것인지 묘한 소리를 내며 묘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닌 표정, 아니면 터저 나오는 대성통곡을 꾸욱 눌러 참으며 웃으려 하는 표정, 강용석의 그 괴이한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건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본 자만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이었다. 온갖 고난과 시련의 끝에서 웃음으로 과거를 반추할 수 있었으되 웃음보다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삶을 살아온 자의 표정이었다. 이재명은 이런 과거를 증오로 삼았기에 실패했지만, 이런 과거를 거름으로 삼을 수 있었던 강용석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