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誤打의 미학美學
조선일보 지난 2월 3일 자 사설 중엔
"...... 민주당 586 용퇴 쇼"
라는 게 있었다 거기 4번 째 줄에 가면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당시 광야로 나설 때"
라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에서 <당시>라는 게 <다시>의 오타인 것 같아 조선일보에 전화를 했다
" 이게 <다시>의 오타가 아니냐 했더니 담당부서로 전화를 돌려 줬다 그 직원이,
" 제가 보기에는 오타가 맞는 거 같습니다만 더 직접 책임이 있는 분에게 말씀드려 그분이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번을 남겨주십시요"
해서 전번 주면서 꼭 답변 듣고 싶다고 했는데 여태 답이없다 존심이 상해서 그럴까? 아님 바빠서 잊었을까?
도올 김용옥 교수의 책을 10여권 읽은 셈인데 도올의 책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통나무> 란 곳은 오타 없기로 칭찬 받아도 될 만한 회사인 것 같다 인쇄나 제본도 아주 잘하는 곳으로 보인다
어떤 책은 7ㅇㅇ여 페이지도 되는 것도 있으니까 10여권이면 수천쪽을 본 셈인데 오타를 반견할 수 없었다
필자는 책에서 오타 찾는 게 무슨 취미인지,
" 여태 오타 한 자도 없는 책은 거의 없었다 통나무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며 보는데 드디어 딱! 하나 찾아 냈다 그 회사의 <동경대전>1의 363쪽 맨 상단에,
" 우리는 수운이 혁명이나 종교의 창시자로서가 아니라 " 중
<혁명이나> 를 <혁명아나>로 표기 됐었다
그러니까 <이나>를 <아나>로 표기했으니 사소한 것이지만 오타는 오타였다
" 그럼 그렇지 오타 없는 책 없다니까 도올의 책이라고 없을리라구..."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그 통나무회사에 전화 걸었다 평소 책을 잘 만들고 오타가 없어서 좋은 출판사라고 여겼다 띄우면서 발견한 그 책과 페이지를 얘기 했더니 사장이 마치 책을 손에 들었다 찾는 듯 금방 찾아 ,
" 아이구! 오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신경써서 한다고 하지만 역시 부족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였다 조선일보보다 매너가 좋은 모양이다ㅎ
유시민이 쓴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34판이나 찍은 책인데 여기서 유시민은 외국어보다 한글을 정확히 써야할 것을 강조하며 잘 쓴 글이란,
"읽는 사람이 글쓴이의 마음과 생각을 느끼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쓰는 글" 이라고 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필자같이 성장과정서 학교공부가 부실했던 사람은 한글쓰기가 평생 과제로 남는다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자주 틀리고 표현기법도 투박하다
형식상으로는 뭐 공부라도 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글쓰기에서 툭툭! 무지가 튀어나와 기초교육의 부실과 빈곤이 노출 당한다 특히 띄어쓰기 같은 건 늘상 틀린다
보통 소위 고학력자들이나 중고등학교 교육을 잘 받는 이들에게는 한글을 정확히 쓰는 특징이 있다 그 글을 보면 그사람의 교육과 지성의 정도를 느끼게 된다
고학력자라도 외국서 오래 살며 공부한 이들 중에는 한글에 서툰 경우가 있다 여러 외국어를 하느라고 잊은 경우인데 그들도 학교강의를 맡게 되는 경우엔 빨리 적응해 정확한 한글 구사 하는 걸 본다
보통으로는 언론기관에 근무했던 분들이 모국어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 같다 필자 주변에도 목사이면서 기자생활을 오래 했던 인사의 경우 글쓰기의 모범이다 오타 없고 표현기법 문장구성이 정련精鍊됐다
글쓰기도 무슨 타고난 데가 있는지 어떤 사람은 석박사 하고 해외 경험도 많고 교수생활도 하고 했어도 자기전공분야의 글은 좀 쓸까 일반 칼럼이나 에세이 등 자유자재하는 글은 못 쓰고 그냥 녹쓸어 간다
반면 어떤 이는 제도권 학교를 거의 다녀본 게 없어도 아주 날카로운 지성을 발휘하고 수천개의 글을 날리는 경우도 있다
필자의 지인 중에는 다국어를 구사하고 해외명문대서 석박사하고 유럽어만이 아니고 고대어들조차 박식한 분인데도 아무 학문적 성과 없이 그냥 혼자 지적 유희만 한다 이따금,
" 당신 뭐할려고 그 공부 한 거야 하다 못해 번역서라도 내거나 뭘 해얄 것 아냐 그 비싼돈 들여 오랜세워 뼈빠지게 공부해 놓고 그냥 늙어가는거야 ? 자서전이라도 써봐! "
그래도 웃기만 한다
인간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배워야 하는 존재인 모양이다 필자는 작년에야 '골계'滑稽란 말을 배웠다 하긴 회상해보면 오래 전 대강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완전히 잊고 모르는 상태였다 '익살'을 말하는가 본데 '골계미 ' '골계미학' 그러며 아마 풍자와 해학을 구사하는 문학인 모양이다
오타도 미학에 들어갈까? 하긴 프로이트는 '실수' '실언' 같은 것에도 무의식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으니까 오타 내는것도 인간의 실존을 나타내 주는 그림일 것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잠1:7)
2022.2.5. 안티다원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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