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필 선언을 하고 의식적으로 신문과 tv를 끊었을 때이다. 아무리 그렇기로 뉴스를 뺀....가끔씩 다큐, 나는 자연인이다, 여행프로, 모란봉 클럽, 이만갑, 극한직업 등등을 보던 어느 날이다. 그날은 모 채널의‘극한직업’이라는 프로를 보고 있었다. 처음부터 본 게 아니라서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또 그게 극한직업의 일종인지는 모르겠고, 다금바리 낚시를 주업으로 하는 어부의 한 마디가 나를 울리고 말았다.
나는 아이들(사위 둘, 아들)에게 항상 너희가 하는 일(사업)에 자신감을 가지고 하라고 조언한다. 내가 큰 재산은 없지만 너희들 비빌 언덕은 되 줄 것이니 전력을 다하라고 힘을 불어 넣어 준다. 과연 내 말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힘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그렇게 충고해 준다.
단, 조건이 있다. 가끔씩 가족 모임이나 회식 때..누구라도 사업자금은 입도 벙긋하지 마라! 사업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달리거나 필요한 자금이 생기더라도 절대 기대지 마라! 라며 엄포를 놓곤 한다. 그리고는 부언(附言)을 한다. “너희 중 누구라도 사업이 잘못 됐을 때 생활비와 애(손주)들 교육비(해외유학까지라도)는 빚을 내서라도 책임져 주마”이런 얘기는 술 한두 잔 거나해지면 한다. 아무튼 큰 소리가 아니라, 다행히 아이들의 사업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잘 꾸려 나가고 있는 모양이다.(솔직히 속내는 잘 모르지만...가끔 돌아가며 일부러 전화해 타진해 보면 조금도 걱정 마시라니 그리 알고 있다.)
개발에 편자. 내 상황이 그런 편이다. 젊은 시절부터 고급차량에 관심이 많았지만 형편이 그런 것들을 소유할 재력은 안 되고...그런데 오히려 은퇴를 하고 산골 살이를 하며 애저녁 늦게 고급차량을 구입해 타고 다닌다. 산골에 그런 차(B사의 작은 아파트 한 채는 충분히 될...)가 무슨 소용이며 내 형편에 전혀 어울리는 않는 그런 차 말이다.
사실 절대 그래서 그런 건 아니지만, 미국이나 캐나다 또는 복지가 잘 되 있는 유럽의 국가 고속도로를 가다 보면 젊은 층 보다는 파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멋진 스포츠카나 고급브랜드의 차량을 몰고 가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언젠가 저런 게 어떤 시츄에이션이냐고 문의를 했더니“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며 보험이나 납세를 충실히 한 결과 연금을 타서 여유롭게 생활하기 때문이라는 답을 준다.” 순간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러나 내가 그 차를 구입하게 된 동기가 좀 슬프다. 언젠가 아들놈(의류 수출. 수입업)눈치를 보니 좀은 나태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저런 충고를 하는 사이 부자간 큰소리가 나오고 순식간 썰렁한 분위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며칠 사이에‘많은 돈은 없지만 내 젊어 고생해 번 돈 다 쓰고 간다.’며 마누라와 지독한 부부싸움을 해 가며 덜컥 그 차를 구입하고 말았다. 물론 나의 오기(傲氣)도 그러하겠지만 자식 놈 교육 차원에서...자식 교육 치고는 비싼 값을 치룬 덕분에 개발의 편자 같은 고급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 날 그 프로의 주인공 다금바리 어부는 부부가 35년 째 그 일을 한다고 했다. 다금바리는 제주도 근해에서 잡히며 제일 비싼 어종 중의 하나이고 가장 맛 나는 횟감이라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사실 나는 다금바리라는 고기를 먹어 본 적도 또 본 적도 없다. 그런데 그 부부는 그날 어획한 보기에도 실한 다금바리 한 마리를 선상에서 회를 치는 것이었다. 카메라 앵글이 부부를 보다 클로즈업하자 남편이 하는 한마디“35년 동안 다금바리를 잡아 왔지만 다금바리 회를 오늘 처음 먹습니다.”그리곤 아내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다금바리 회를 먹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카메라PD는 “왜요?”라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긴 말을 안 했다“비싸니까...ㅎㅎㅎ..,”
여태 토실토실 살지고 윤이 날 정도의 싱싱한 다금바리 회를 바라보며 침을 삼키고 있었는데 그의 한마디는 나의 폐부를 찌르고 말았고 찰나의 순간에 내 콧날이 씨~큰 해지며 닭똥 같은 눈물이 샘솟기 시작했다.
35년 간 어쩌면 매일 다금바리를 낚아 올리면서 그것 한 마리를 먹지 않고 비싸게 내다 팔기만한 이유와 근저(根柢)는 무엇일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독자 제위들께서는 아시고도 남음이 있으실 것이다.
가족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매일 잡아 올리는 생선 한 마리를 비싸기 때문에 ,돈이 되기 때문에 먹지를 않았다는 그 얘기에 나는 콧물까지 줄줄 흘려가며 얼마를 울었는지 눈알이 퉁퉁 붓도록 울고 말았던 것이다.(조금도 꾸민 얘기가 아니다)
우리 부모 세대가 그러했고 따지고 보면 내가 또 내 이웃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그까짓 돈이 뭐라고... 그렇게 아껴가며 자식새끼들 키웠건만 오늘날 이 사회와 국가가 어찌되어 돌아가고 있는가?
그 비싼 공납금 학자금 때문에 전답을 팔고 우골탑(牛骨塔)을 쌓았건만 학문과는 담을 쌓고 시윈지 데몬지 개gr한 개만도 못한 놈들만 출세를 하고, 이 땅을, 이 국민을 조각내고 유린해 가고 있는 것이다. 땡전 한 닢 제 힘으로 벌어 본 적 없는 개만도 못한 놈들이 이 땅을 지배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기가 막히며 눈물이 샘솟듯 했던 것이다. 저런 놈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35년 간 다금바리를 낚는 어부가....지금도 눈물이 나려 하네.
BY SS8000 ON 6. 6, 2020(다금바리 어부의 한마디가 에서...)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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