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2 운영진은 항상 옳다
대중(大衆)은 항상 옳다. 맞는 말이다. 대중은 대중예술의 최종(最終) 소비자이며 생산자이기 때문이다. 대중음악도 마찬가지다. 대중의 품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대중은 대중예술의 주인으로서 예술에 대한 애정과 소멸의 주체자이다.
방송도 대중이란 거대한 물결 위에 떠 있는 부평초 같은 것이다. 부평초는 대중이 물결치며 흘러가는 곳으로 흘러가야 살 수 있다. 강물을 거슬러 흘러가는 방송은 살아남을 수 없다.
대중이 주인이란 사실을 방송사가 그것을 모를 까닭이 없다. 그들은 아주 예민한 부분까지 대중의 의식과 흐름을 읽고 있을 것이다. ‘미스트롯2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대중은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라는 주제에 대해 그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큰틀을 짜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기획이라 부른다. 지난밤 미스트롯2는 팀 메들리 미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참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까지 연이어 이어진 사활(死活)을 건 승패(勝敗)의 현장. 눈물과 탄식과 환호가 이어지며 숨이 턱턱 막히는 긴장감으로 무대 전체가 고무줄처럼 팽팽해진 시기에 그들은 흥겨운 놀이를 준비한 것이었다.
우는 태연을 향해 장윤정은 ‘울면 안 된다’고 말해준다. 그러자 눈물을 닦고 가슴을 추스르며 돌아서는 태연, 그 앙징맞고 깜찍한 행동에 나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미스트롯2 운영자는 항상 옳은 것이다. 치열한 경쟁의 장(場)에서 한번은 가뿐 숨을 삭이며 쉬고 넘어가야 할 때, 운영진은 팀 메들리를 기획한 것이다. 뽕가네의 화려한 율동, 미스유랑단의 왕서방 매직쑈, 딸부잣집 마리아의 한복 패션, 골드미스의 합창, 김다현 녹용팀의 상큼한 율동은 우리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였다.
그런데, 이에 불만인 대중들이 있었다. ‘노래 들으러 왔지, 누가 뽕가네의 엉덩이춤을 보러왔나.’ 입술 비쭉거리면서 고개를 흔드는 대중들. 미스트롯2 운영진들이 그런 반응을 모를 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지면 당연히 나오는 반응이란 것을 모르면 그건 방송사가 아니다.
시인은 직관(直觀)이 발달된 사람들이다. 한번 보면, 그 내면의 정체를 당장 알아채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시인이다. 아, 저건 무엇이구나. 그리고 비유를 통해 대상의 이미지를 완성시킨다. ‘오, 저 목소리는 청초한 도라지꽃인데? 저 가수는 뻐꾸기야 뻐꾸기. 자기 피를 삼키며 운다는 그 뻐꾸기 같아. 노래가 피를 토하는 것 같아!’
시인은 감성에 대한 반응도 빠르다. 지나가다가 길가에 핀 때늦은 꽃을 가장 먼저 찾아내는 사람들이 시인들이다. 무서리 내린 산길에서 몇 모금 햇빛에 몸을 녹이는 들국화를 찾아내고 따스한 인사를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다. 시인은 강아지 짖는 소리에 반가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방문을 당장 구별할 수 있다.
방송사가 시인과 같은 그런 능력이 없다면 방송사가 아니다. 박선주도 방송을 아는 평가자다. ‘ 이제부터는 퍼포먼스에 한눈팔지 말고 노래에 집중하라.’는 박선주는 탁월한 대중음악 평가자이다. 박선주가 전유진이 그동안 미스트롯2에 참가하면서 몸무게가 4키로나 빠진 것을 모를 리 없다. 체중이 빠지면 소리가 죽는다. 소리가 죽으면 노래가 살아날 리 없다.
박선주는 유진의 그 모습을 진정성 있는 언어로 보듬어 주고 있는 것이다.
‘다음 무대에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유진아.’
냉정하게 못을 박는 그 목소리 뒤에 남아있는 따스한 마음. 나는 이래서 미스트롯2가 좋다. 유진을 진심으로 아끼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언어의 따스함. 이것을 우리 시인들이 모를 줄 아는가.
그래서 대중보다는 방송사가 옳다는 것이다. 대중은 어떻게든 주어진 술잔을 마시지 않을 수 없다. 방송사가 그 술잔을 건네줄 시기와 방법에 얼마나 고심하는 줄 아는가. 그 술잔을 대중이 간절히 원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쯤은 우리 대중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
판소리 기대주 김태연보다 더 앙징맞고 깜찍한 의도를 품은 방송사. 오늘은 대중의 갈증과 소망을 가장 먼저 읽을 줄 알고 준비하고 있는 미스트롯2 운영진에게 박수를 보낸다.
2021. 1, 29 전라도에서 시인 정재학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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