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까지 살다 보면, 수 많은 사람들과의 인
연이 연결돼 기억하고 느끼며 상대방에 대한 존재를 의식하고
살아 가는 게 우리네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 같다.
짐승은 눈도 뜨지 못한 채 갓태어나면 후각으로써 자신의 분신
임을 아는 반면, 사람은 뱃속의 탯줄로 이어온 젖줄에 인해 눈
도 감은 채 새 세상에서 태어나도 제일 먼저 찾는 것도 엄마의
젖줄인가 보다.
그때부터 인간은 약속이나 한 듯, 사람과 사람과의 인연으로 맺
어진 정(情)을 쌓아가며 세월따라 변신하는 주워진 환경에 의해
많은 변화를 가지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살아 가며 수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각각 나름대로
방식에 의해 정(情)을 느끼며 쌓아가다, 때론 과감히 뭉개버리
는 과정을 통해 또 그렇게 미래를 향해 가다보면 그 과정을 되
풀이하는 연속의 삶을 살아 가는 거 같다.
그러고 보면 정(情)에 대한 느낌이 여러 종류에 이르지만 제일
으뜸인 건 무엇보다, 자신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부모와의
쌓인 정(情)이야말로 얼마나 고귀하고 순결한지 사람이라면 거
의 대부분 느낄 것이다. 그래선지 나이들어 늙어감에도 맘속 한
구석엔 늘 부모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탓에 고향이라면 천하없는
악인도 잠시 머뭇거릴 만큼 대단한 가치가 아닐까.
그래선지 제일 으뜸중의 으뜸인 건,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간의
정(情)일 것이다. 그런 정(情)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인들 그 이
름만 듣고도 마치 옆에 존재하는 거 처럼 착각할 만큼 대단한
위력을 여실히 느끼게 해줌이다. 결국 생(生)을 마감하는 날까
지, 아니면 위기에 처할 땐 항상 변함없이 자석처럼 옆에서 지
켜주는 게 아닐까.
남녀간의 사랑이 아무리 위대하고 고귀하다한들 아무렴 부모사
랑과 비유할 수 없듯이 그렇게 정(情)중의 정(情), 사랑중의 사
랑은 역시 부모와 자식간의 절대적 관계인가 보다.
정(情)들다 쌓인 남녀사랑은 언젠가 이별이 올 수도 있고, 그와
마찬가지로 어쩌다 인연이 돼 만난 타인과의 정(情)도 역시 때
가 되면 그들 사정에 따라 멀어질 수 있듯이 그렇게 정(情)도 정
(情)나름이거니와 그 역시 영원할 수 없는, 순간에 머무를 수 밖
에 없는 게 세상 삶의 대부분인 걸 깨달을 쯤엔 어느 새 변해버린
자신의 삶이 노년에 이르렀음을 알 땐 새삼 부모사랑, 가족사랑
이 얼마나 자신을 위한 헌신적인 사랑이었음을 잘 알 수 있으리
라.
설혹 살다보면, 부모사랑이야 영원불변이라지만 가족사랑은 때
론 남보다 못한 사례도 많이 접하지만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다!
아무렴 언제 변할지 모를 신뢰없는 남보다 못 하랴!
어떻게 쌓아진 정(情)인데, 그렇게 대부분 사람들은 정(情)에 울
고 웃으며 살다 보면 진정 가족간의 정(情)에 대한 존재 가치를
더 절실히 느낄 수 있는가 보다...
새해 신축년, 새삼 가족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면서 올해
는 보다 더 헌신적인 사랑을, 정(情)을 쏟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