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가 식당에서 홀로 앉아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있을 때였다,
식당으로 누추한 차림의 거지 하나가 들어온다, 거지는 주인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구걸하고 주인은 손님이 아니고 거지라는 것을 알아채자 못 본체 하고 주방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식당 홀에는 나와 거지 둘뿐인데 거지는 안가고 버티고 나는 밥을 먹다가 난감해 진다, 내 밥이라도 줘야 하나, 내 밥은 주지 못하더라도 도움은 주자고 생각해서 주방에 대고 한마디 한다, 아줌마, 먹다 남은 밥이라도 있으면 한 공기쯤 싸주고 보내세요,
그제야 주인아줌마는 영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사지 멀쩡한 젊은 놈이 할 짓이 없어서 동냥질 하느냐하는 잔소리와 함께 밥을 비닐봉지에 담아 거지에게 건네준다, 그런데 이 거지놈 그걸 받았다가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면서 한마디 한다, 아줌마, 밥 좀 더 주세요,
엥, 그 녀석 배짱도 좋다, 하기사 거지 노릇을 하려면 배짱이 있어야 되지, 주인아줌마도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밥을 더 담아 건네준다, 그런데 이 거지 녀석 한마디 더한다, 거기에 김치도 좀 넣어 주세요, 헐, 갈수록 태산이다, 갑자기 주인아줌마에게 내가 미안해진다, 애초에 그냥 모른 척하고 있을걸,
주인아줌마는 그야말로 똥 씹은 표정이 되어 얻어먹는 주제에 별소리 다한다며 김치까지 담아준다, 그런데 이 녀석이 또 한마디 한다, 저 고기도 조금만 주세요, 으악, 순간적으로 나는 입에서 나오던 밥숟갈로 저놈의 머리통을 깨버려 참아버려 엄청난 고민에 빠져야 했다,
주인아줌마에게 이 미안함과 이 죄송함을 어느 정도 상각 시킬려면 그놈의 머리통을 깨든지 정강이라도 걷어차야만 했는데 그러지는 못했다, 이 이야기는 실화다, 이 빌어먹을 놈의 거지새끼와 비슷한 인간이 한반도에는 두 명씩이나 있다, 북녘의 위대한 수령거지와 남녘의 위대한 거지대통령이다,
거지와 수령과 대통령의 공통점은 이런 것일 것이다,
되기가 무척 힘들다 - 그래서 보통사람들은 절대 못하는 직업이다,
되고나면 엄청 편하다 - 되고나면 머리 쓸 일 없고 수금만 하러 다닌다,
다른 직업을 가지지 못한다 - 은퇴가 없거나 하더라도 벌어놓은 것으로 평생 먹고 산다,
북녘의 거지야 원래부터가 협박갈취에 삥 뜯는 것이 본업이었으므로 각설하고, 남녘의 대통령은 엊그제 텔레비젼에 나와서 뭐라고 한마디 한 모양이다, 세금을 올리겠단다. 나는 건강과 부양가족의 미래를 위해서 티비를 꺼버렸다, 신문과 소문으로 들어보니 국민들에게 한마디로 돈을 더 내놔라 이것인 모양이다,
박통의 경제업적은 개나 소나 할 수 있었다며 박통을 씹어제끼던 그 실력들은 어디로 가버렸나, 주가가 올라가고 국민소득이 올라갈 것이라던 그 그래프들은 어디로 가버리고 돈을 더 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기야 매에는 장사 없다고 아무리 재벌 아들이라도 노름에 여자에 마약에 흥청거리다보면 기둥뿌리가 빠지는 법이다. 대한민국이 그꼴이다.
그 셀 수도 없고 이름을 욀 수도 없는 위원회는 몇 개이고, 사람이 죽고 경제가 죽는데도 사람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데 투입되어야 할 물자들은 얼마나 북으로 퍼줬던가, 샥스핀에 골프에 백성들 염장을 지르다가 이제 와서 돈을 더 내놓으라고, 꼬냑도 끊고 골프도 끊고 퍼주기도 끊겠다는 말은 일언반구도 없이 말이다,
탄핵 당했을 때 노무현이는 거지였다, 그러나 일부 맘 약한 사람들이 먹다 남은 식은 밥이라도 노통에게 동냥해 줬고, 총선 때는 김치라도 더 먹으라고 보태줬다, 물에 빠진 거지를 건져주고 밥 먹여줬더니 옷 내놔라는 격이다, 헐, 배짱도 좋다, 하여간 삥 뜯는 데에는 철판보다 더 좋은 무기는 없다,
분배정책이라는 말에 노통을 지지한 사람들, 탄핵 때 동냥을 해줬던 사람들, 총선 때 뭐 하나라도 보태줬던 사람들은 엊그제 노통의 연설로 똥물을 뒤집어쓴 셈이다, 자기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사람들에게 노정권은 세금을 더 내라는 황당함을 선사한 것이다, 세금은 못사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아프다. 그들은 노통의 지지자였기 때문이다,
서민들에게 세금은 호랑이보다도 무섭다, 호랑이는 도망가면 피할 수 있지만 세금은 도망가도 쫓아온다, 차라리 세금을 향해 박치기를 선택해야 살 수 있다, 지금 밥을 먹고 있다면 입에서 수저를 뺄 것도 없이 입에 수저를 문채 청와대로 달려가야 한다, 밥숟가락의 매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
자고로 세금에는 몽둥이찜질이 최고의 방어책이라 했다,
비바람
2006.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