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저무는 굿판에서
김승희
내 꿈이 비록 하나여서 마음이 가난하다 하여도,
내 고뇌는 하늘의 은하바다만큼 풍성하였으니,
가을이 두렵지 않아라, 하늘아래 한 사람의 야윈 어깨 위에 언제나
하늘은 무겁기만 했으려니 오늘 떨어지는 저 가랑잎 하나에도
하늘의 무거움은 자취를 끼치어 오, 얼굴을 가리고 스러지는
조그만 한 장의 부끄러움일 뿐....
터줏대감같이 요요한 까마귀들은 이삭이 잠든 텅빈 들판을 밟고 일어나
소리--소리--만장 펄럭이는 검은 들녘의 상여 소리 소란스레 가득 헤매이게 하니
울음섞인 나의 목소리는 어호너호 어디를 헤매여 잠들러 가는가....
하늘은 춥고 앙증한 이삭들은 모두 발가벗기웠느니
척박한 목숨의 꿈이 걱정이어라,
만신아, 광대뼈 그윽한 푸른 입술의 늙은 만신아,
속이 텅빈 물독이 하나 땅위에 있고 그리고
어딘가 조가비처럼 작게 흐느끼고 있는 어미 잃은 에밀레 별 하나 나부끼고 있느니
네 계면조의 징그러운 가락 하나 탁--하고 풀어
그에게 따스한 명주이불 조금 가리워주려마, 그리고 오라--오라--저승새의 발자국만
한 텅 빈 외로움의 흔적으로 하늘아래 한 사람의 불쌍한 천량을 헤아려주려마....
내꿈이 비록 하나여서 마음이 가난하다 하여도
못다한 하늘의 무게는 허리를 분지를 만큼 무거웠느니
사위사위 흔들려 떨어지는 가벼운 가랑잎의 부서짐이 부끄러워라,
불처럼 당기워진 저 붉은 입술의 꽃잎 하나에도 부서지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는 슬프나 슬픈 길이 있으려니
헤어지지 않고서는 만날 수 없는
타버리지 않고서는 구할 수 없는
오, 하늘아래 한 사람의 흔들리는 귀곡성--우리가 울음으로 춤추고 있는 한
어둠은 치렁치렁 신이 들어라....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동덕여자대학교 인문대학 교수
동덕여자대학교 인문대학 조교수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조교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한국문학 전임강사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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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없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드는 환풍기로 변신하는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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