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장사꾼이어서인지 늘 '돈의 논리'를 앞세운다. 그는 외교정책, 곧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까지 장사꾼의 근성으로 접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미국 내에선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아파트 독트린(condominium doctrine)'이라 비아냥거리기도 하지만 역시 미국 국민들의 눈에는 그런 트럼프의 장사꾼적인 외교가 마음에 드는지 미북정상회담 이후 지지율이 40% 대로 올라섰다는 보도도 있었다.
미국 국민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장사꾼 논리를 펴는 트럼프가 좋겠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는 미국 국민들의 시각이 눈앞의 이득에 치우쳐 있어서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지 의문스럽다.
트럼프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대통령에) 들어온 뒤부터 왜 (훈련비용을 한국으로부터) 변제받지(reimbursed) 못하느냐고 말했다. 우리가 그것(훈련비용)을 내고 있고, 우리가 수백만달러를 비행기와 모든 것을 위해 지불하고 있다. 훈련은 아주 비싸다. (훈련 중단으로) 내가 많은 돈을 절약했고, 그건 우리에게 좋은 것이다.”
“우리가 소비하는 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괌에서 6시간 30분을 비행해 (한국으로) 가서 폭탄을 떨어뜨리고 간다. 나는 비행기를 잘 아는데 매우 비싸다.”
“나는 적절한 시점에 가능한 한 빨리 (주한 미군) 병력을 빼고 싶다. 우리는 많은 비용이 들고 있고, 한국이 (주둔 비용) 전액을 지불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한국에서 (무역으로) 돈을 잃고, 군대(주한 미군)에서도 돈을 잃고 있다.”
그야말로 장사꾼의 눈앞의 이기만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세계를 인식하고 있음이다.
나는 트럼프의 이런 이기적인 장사꾼 기질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국에 심각한 손해를 안겨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이 전 세계에 만들어놓은 영향력이 트럼프의 장사꾼기질에 의해 흐려질 것이고 이는 곧 미국의 이익을 가로막는 악제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은 곧이 나만의 것이 아닌 것 같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4일 이와 관련해 ‘트럼프의 사업가로서의 좁은 세계관이 미국의 전통적 외교 가치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했고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업자의 관점에서 북한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경제 강국 사이에 있어 돈을 벌기 좋은 일급지(prime location)로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이 지정학적으로 좋은 '목'을 차지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까지 혹독하게 평가했다.
실제로도 트럼프는 지난 12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부동산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라. 한국과 중국 사이에 그들(북한)이 있다. 훌륭하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장은 NYT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외교) 주제는 동맹과 동맹 관계를 낮추는 것이다. 그들은 동맹을 군사적 무임승차, 혹은 경제적 라이벌로 보고 있다. 트럼프의 대북 정책은 (북한에 대한) 봉쇄 독트린(containment doctrine)이 '아파트 독트린'으로 대체됐다.”
나는 북한으로 관심을 돌리며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취소한 트럼프의 손익계산서가 결국 미국의 자충수가 될 것으로 본다.
주한 미군의 역할이나 한미연합훈련의 목적이 북한의 남침 저지에만 있는 것이라는 단세포적인 트럼프의 장사꾼 적인 천박한 시각이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이익을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한미군과 한미연합훈련이 음으로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방지하고 일본·대만 등 역내 민주주의 국가 보호를 위한 전진 배치의 기능을 함으로써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지키는 보루역할을 했음을 트럼프가 모른다 할 것인가.
트럼프는 툭하면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경비를 문제 삼으며 마치 한국이 우리들의 방위에 무임승차라도 했다는 듯 아전인수 격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주한미군 운영비 중 50% 내외를 부담하고 있고 평택 미군기지 건설비용 110억 달러 중 100억 달러를 부담했다. 이정도의 한국의 부담에서 주한미군이 지닌 동북아에서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어찌 한국이 안보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트럼프의 천박하기 다시 이를 대 없는 장사꾼 가치관이 불가사의할 따름이다.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도 이날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미 연합 훈련 중단으로 가장 이익을 보는 쪽은 중국이라며 "중국이 큰 안도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18일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과 관련해 이렇게 보도했다.
“중국이 '산타 트럼프'로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대박(bonanza)을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을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China great again)'로 바꿔야 할 것이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주한 미군 철수 모두 중국이 원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는 이로써 트럼프는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이적행위까지도 불사하는 천박한 장사꾼이라고 생각하는데, 내 생각과는 반대로 미국 국민들은 그런 트럼프를 선택했고 이번 미북정상회담 이후 지지율도 높여주었다고 한다.
여전히 자유대한민국 국민으로써 판단의 기준을 삼고 있는 나와 미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미국 국민들의 판단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음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제 미국 국민들도 세계의 경찰국가라는 자부심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고 변화한 것인지 궁금하다.
하긴, 나 역시 트럼프의 장사꾼 기질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오히려 미국이 많은 것을 잃게 할 것이 아니냐는 나의 판단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자각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