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김정은을 부러워하는 듯한 ‘진담 같은 농담’을 계속 하고 있는데, 북한 관영 방송의 여성 앵커가 김정은을 치켜세우는 모습에 질투심을 드러내는가 하면, 북한 사람들이 김정은 말을 경청하는 자세도 좋게 평가했다는 소식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농담이었다’고 말해도 미 언론이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라는데 있다.
트럼프의 최근 김정은과 관련된 발언들이 대총 이렇다고 한다.
“김정은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다. 그는 강한 최고 지도자다. 누구도 다른 것을 생각하게 두지 않는다.”
“그(김정은)가 말하면 그의 사람들은 자세를 바로 하고 경청한다. 나는 내 사람들도 똑같이 하길 원한다.”
트럼프의 이런 무차별적인 언동에 언론과 소셜미디어(SNS)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 ‘독재자’에 대한 선망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 직후 다른 기자들과의 문답 중 김정은에 대한 선망어린 발언의 의미를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농담했다. 여러분은 비꼬는 말을 이해하지도 못한다”고 했지만 언론은 그의 농담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인들이 최고 지도자를 향해 무조건 보여야 하는 숭배 행위에 대해 경외심을 억누르지 않고 말했다”고 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영 방송을 본 후 북한 여성 앵커가 김정은을 향해 얼마나 긍정적인지 말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근접 호위한 북한 ‘방탄 경호단’에도 경탄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런 트럼프의 태도를 이렇게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경호단이 언제나 굳은 얼굴로 악수도 거부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가 태동한 국가라는 미국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신격화된 독재권력자인 김정은을 부러워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장사꾼인 트럼프가 돈을 많이 벌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사업적인 수환이 뛰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나치리만큼 제멋대로인 사람인 것 같다. 일국의 대통령은커녕 공직자로서도 적합지 않은 개성을 지닌 것 같다는 말이다.
물론 내가 지닌 공직자상이 꼭 옳으니 내 기준에 맞추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원수라면, 특히 자유민주주의국가의 가장정점에 서 있는 국가의 대통령이라면 이처럼 함부로 자신의 성격대로 막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어마어마한 파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통령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독재국가가 아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절대독재권력자인 김정은을 부러워하는지 모르지만 자신이 미국 대통령의 신분임을 자각한다면 그 부러움은 부러움으로 끝내야지 이처럼 되는대로 내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행정부가 단독으로 체결한 국가 간의 조약을 행정부 단독 협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바마 행정부도 의회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관련국들 행정부 간의 협정이라는 형식으로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식으로 합의했었지만 미국 의회는 오바마 정부의 합의에 반대하면서 ‘이란 핵 합의 검토법’을 제정하여 견제한 적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문재인이 자기 기분대로 나라를 들어먹어도 찍소리 못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트럼프 기분 내키는 대로 돌아가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연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과 벤 카딘 상원의원,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외교위 간사)이 지난 6월 12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포기했다”며 “사진 찍기 용 회담이 아닌 실제 행동이 필요하다”고 혹평했다는 소식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미·북 합의 상원 인준은 가능한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첫 정상회담과 후속 회담의 합의 등을 조약으로 만들어 상원 비준을 추진하고 있는데, 트럼프가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을 약속했기에 정권이 바뀌어도 효력이 지속되는 상원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과의 핵 합의 조약(가칭)이 상원 비준을 받을 수 있으려면 상원 3분의 2에 해당하는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번 미·북 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해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포기했다. 사진 찍기용 회담이 아닌 실제 행동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들보다 더 약한 합의를 도출했다. 이번 합의는 허점이 너무 커 북한의 핵미사일이 뚫고 지나갈 수준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반 미북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내용들이 이렇다.
아울러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6월 4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검증 이전에 대북제재 해제는 안 된다면서 △핵·생화학 무기 영구 해체 △군사적 목적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생산·농축 중단, 핵 실험장과 연구·농축 시설 등 핵무기 인프라 영구 해체 △탄도미사일 실험 전면 중단 및 해체 △장소와 시간 등에 구애받지 않는 사찰과 불이행 시 제재 재개 조치 △일몰조항 없는 영구적 합의 등 5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한 바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고 김 위원장과 합의한 것에 분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민주당 의원들만 이번 회담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상원 공화당 의원들 중 일부도 이번 회담 결과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과거에도 비핵화 약속을 한 후 반복적으로 이를 지키지 않았던 만큼 미국의 유일한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IVD)다.”
“북한은 정권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믿지 않는 이상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공화당 의원 중 일부 의원들의 발언들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북한이 CVID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북한과의 어떤 핵 합의도 상원에서 비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대북문제를 자기 멋대로 흔들고 있다. 마치 김정은과 문재인의 전횡을 보는 듯 느껴질 정도다.
그런 성품이기에 만고의 독재자 김정은을 부러워하는 거겠지만, 과연 트럼프는 자신의 나라 미국의 국민수준을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북한에서 김정은을 대하듯 미국에서도 자신을 그리 대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일까.
여하간 나는 역대 미국 대통령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대통령들을 되 돌이켜 보아도 트럼프처럼 광대 같이 노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고 믿는 나로서는 도무지 트럼프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그의 광대노름에 웃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의 상황이 트럼프에 대한 관심을 끊도록 허용하지 않으니 어쩌겠는가.
한국에는 노골적으로 공산주의 정책을 펴는 문재인이 등장했고 역사적으로 한국의 맹방이었던 미국에는 천방지축 가볍기 그지없는 트럼프가 등장했다.
그나마 미국은 미국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상하양원이라는 국회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지만 한국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체성을 붉게 바꾸려는 저들에게 국회는 물론 지방까지 넘어가고 말았다.
미국의 국민들은 공산주의의 폐해를 알지만 한국의 국민들은 공산주의자들로 보이는 자들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한국의 상황이 가볍디가벼운 트럼프의 등장으로 인해 어찌 변해갈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