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붙어 평생 농사만 지은 농부가 있었다. 그분은 주로 양파를 심고 키웠다.
양파 수확철이 되면 읍내 총각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서 농부와 직접 가격
을 흥정하여 수매를 해갔다. 수매를 해가는 것이 아니라 수매를 결정했다. 그리고
총각은 트럭을 가지고 양파를 실어갔다.
총각은 손에 흙을 묻히지 않고 양파를 만져보지도 않은 체 수첩 하나에 몇 자 적고는
돈을 챙겼다. 농부보다 더 쉽게 돈을 벌어서 집도 사고 땅도 사는 총각을 농부들은
사기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땀 흘리는 일은 하지 않고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농부들은 진실하고 총각은 사기꾼일까? 그렇지 않다.
이 세상의 모든 물건은 태어나고 활동하는 길이 있다. 좋은 길에서라야 좋은 물건이
나온다. 태어난 물건들도 좋은 길이 있어야 잘 돌아다닐 수 있다.(최진석 글 중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는 미북 회담이 며칠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그동안 트럼프는
북한의 핵을 폐기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왔다. 금방이라도 북한을 폭격할 것처럼
미국의 모든 군사 전력을 동원하여 협박도 해보고, 최고의 제재 압박을 통해 북한의 숨통을
조여왔다.
그리고 마침내 미북 정상회담이란 평화적인 방법을 택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을
전 세계는 침묵하며 바라보고 있다. 개구리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말을 많이 아까는 듯하다.
하지만 북한을 잘 알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입장은 다르다. 미북회담이 자칫 잘못되면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한순간에 산산조각 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조심
스럽게 싱가포르 회담을 바라보고 있다. 생각 대로라면 미북회담 같은 건 집어치우고 김정은 참수를
바랐는데 세상일이 어디 뜻대로 되는 일이 있었던가.
더욱이 미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는 처음 대북제재와 군사력 시위와는 달리 상당히 저자세로
임하고 있다. 마치 북한의 요구를 모조리 들어줄 것처럼 미북회담에 목을 매는듯하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그동안 믿을 거라곤 트럼프와 미국 뿐이었는데 회담도 있기 전에 저런 식이라면 대한민국의 앞날엔
희망이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를 가리켜 별 볼 일 없는 장사치기 사기꾼 이라고 한다.
정말 트럼프는 별 볼일 없는 장사치기이며 사기꾼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세상을 보이는 것만 가지고 판단해선 안된다. 정치인들이 잘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건 대한민국뿐 아니라 미국이라고 해서 다르진 않다. 트럼프가 김정은이나
김영철 따위에게 어떤 말을 하던 그것이 뭐가 중요한가. 꼭 그렇게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들으라고 한
소리인데 무슨 말을 하던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트럼프는 대한민국의 우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얼마 전 문재인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를
만났을 때 트럼프는 문재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지금 훌륭한 한국이 너무 많다. 나는 최고의 한국만 만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다
이 말에 문재인이 깜짝 놀랐다한다. 트럼프에게 훌륭한 다른 한국이란 무엇일까?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문재인이 바로 알아듣고 깜짝 놀랄 정도라면 문재인에게 좋은 일은 아닌 듯하다.
아무튼 트럼프가 사기꾼인지 아닌지는 미북회담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 회담도 있기 전 트럼프의 몇 마디에
실망하거나 너무 앞서갈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