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트럼프가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제 나라를 김정일에게 바치려는 듯 보이는 문재인보다는 백 번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재선 때문이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세계 최강의 강대국 지위를 포기하든 트럼프를 선택한 미국 국민들의 일이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감축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음은 참으로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역시 한국과는 달라서 미국은 트럼프 혼자서 끌고 가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 다소 간에 안심을 하게 만드는데, 지난 6일 상원군사위원회에서 주한미군 상당수 감축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미 상원 군사위는 2019년 회계연도 새 국방수권법안(S. 2987)을 공개했다고 한다. 이번 법안에는 주한미군을 상당수 감축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CVID)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상원 군사위는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핵심”이라며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이 주한미군 기지를 이전하는 데 투입 자금의 93%인 100억 달러를 지불하는 등 방위비를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는 점을 언급했고,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독재국가들이 주한미군을 대폭 감축하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밝혀온 점도 내세웠다는 것이다.
상원에 앞서 지난달 15일 하원 군사위도 현재 2만8500명인 주한미군을 의회 승인 없이 2만2000명 미만으로 축소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2019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음을 감안하면 장사꾼 기질의 트럼프의 세계를 보는 시각이 다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상원 군사위가 법안에서 공개한 주한미군에 관한 입장은 의회의 인식 조항에 포함돼 법적 구속력은 없다지만 하원이 공개한 법안은 법적 구속력을 지니고 있기에 트럼프 마음대로 한반도를 가지고 노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함은 곧 동북아의 패권을 중국에 넘겨줌을 의미한다. 트럼프로서는 주일 미군이 있으니까 미국의 영향력에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또한 툭하면 공산주의자를 선택하여 미국을 적대시하는 한국국민들을 위해 돈을 쓸 이유가 없다든가, 미국이 탐을 낼만한 석유 등의 자원도 없는 한반도를 위해 자국 국민들의 혈세를 지출할 이유가 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문재인은 자국 국민들의 혈세를 김정은에게 얼마든지 퍼줘도 좋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러나 한국의 모든 국민들이 문재인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듯 미국 국민 역시 모두가 트럼프의 정책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미북회담 결과가 북핵폐기 대신 주한미군 철수로 결론 나든, 회담의 결과가 시원치 않던, 북한을 이용하여 정치적 입지를 도모하려 하는 트럼프의 재선가도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국민들과는 달리 미국사람들은 공산주의가 망할 이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간, 미 상원의 주한미군감축 불가법안 통과로 인해 트럼프의 막가파적 대북정책에 다소간의 무리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서 아주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문재인은 이 소식을 즐겁게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울화통을 일으키는 소식으로 받아들였을까.
미국의 힘은 진정한 민주주의에 있음을 안다면 문재인의 사상도 변화할 수 있을 터이지만 글쎄!